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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밝힌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의 대북정책은 강력한 압박에 무게가 실려 있다.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이후에나 대화에 나서겠다는 ‘선(先) 천안함, 후(後) 6자회담’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금융제재 조치를 밝힘으로써 이 문제는 반드시 처리하고 갈 것임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클린턴 장관은 ‘북한 외교관의 면책특권 남용’까지 거론했다. 북한 외교관들이 그동안 면책특권을 악용해 해외공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바칠 고가품을 밀수입해온 관행을 겨냥한 것이다.
양국이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촉구하면서도 북핵 6자회담 문제를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북한이 천안함 피격사건의 책임을 피하고 국면 전환을 꾀하기 위해 제기한 6자회담에 답을 주지 않음으로써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미 양국의 이 같은 인식은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시인,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을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천안함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가 아니며 당분간 5·24 대북제재 조치가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따라서 6자회담 재개 등 대화 국면으로 기류가 바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6자회담 재개에 소극적인 것은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던 5자 공조가 흐트러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다소 틀어졌기 때문에 당장 6자회담을 열면 한미일 3국 대 북중러 3국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당분간은 그동안 흐트러진 5자 간 공조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에 ‘탈출구’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핵 비확산 의지를 밝힌다면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선택은 북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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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이 이런 탈출구를 선택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과거 모습을 보면 항상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을 선택하곤 했다”며 “하지만 결국 고립과 좌절을 자초할 것이 분명한 만큼 북한이 태도를 바꿀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의 대북 압박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7월 23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무대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외교적 승리라고 주장하는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남측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태도를 되풀이했다.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경고한 한미 양국이 고민하는 대목은 바로 이 같은 북한의 무모한 태도다. 북한이 대결 분위기를 이어나간다면 한반도의 긴장과 갈등도 고조될 수밖에 없다.
2+2 회의 공동성명에 나타난 한미 양국의 군사적 대북 대응기조는 ‘압박’과 ‘응징’으로 압축된다. 양국 장관들은 올해 말까지 수개월 동안 한반도와 동해, 서해에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지속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미 양국은 7월 25일 대규모 동해 해상훈련을 시작으로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9월 서해 대잠수함 훈련 등으로 연합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과거 팀스피리트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군은 갱도에 들어가 비상 대기하는 등 준전시상태를 유지했다. 그만큼 북한에 강력한 압박효과를 가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동해 훈련에서는 미 공군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가 한반도 내륙으로 이동해 실사격 훈련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인다. 이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한 계단 올렸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 성격도 있지만 실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은밀기동이 가능한 F-22는 언제라도 북한 깊숙이 침투해 핵시설 등 주요 거점을 타격할 수 있다.
이 같은 양국의 의지를 반영하듯 양국 장관들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단호한 응징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추가 도발 시엔 ‘심각한 결과’를 맞게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심각한 결과는 강도 높은 군사적 응징 또는 보복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김영식(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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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