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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로 한국 축구는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유로 2004 우승팀인 그리스를 완벽하게 제압했고, 선수들 스스로도 상당히 버거워했던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전에서도 먼저 실점을 하고도 두 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비록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하긴 했지만 후반 30분까지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갔다. 16강전 상대였던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전에서도 시종일관 강한 압박과 스피드 있는 공격으로 상대의 볼 점유율을 떨어뜨리며 드라마틱한 경기를 연출했다. 이처럼 대표팀은 탄탄한 팀워크, 뛰어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개인기가 부족한 단점을 극복해냈다.
한국팀을 상대했던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우루과이 네 팀 관계자들은 “한국은 개인이 아닌 팀으로 매우 강하다. 좋은 축구를 구사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찬했다. 특히 16강 상대였던 우루과이 기자들도 “사실 한국과의 경기를 낙관했지만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한국팀이 좋은 기량을 과시해 우루과이가 큰 위협을 받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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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축구팬만이 아닌 세계 축구팬들에게서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기에 ‘2퍼센트’ 부족했던 평가는 종지부를 찍는 분위기다. 한국 축구의 비약적인 발전상을 직접 확인한 국제축구협회(FIFA) 관계자들도 한국이 조별리그 최종전인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치르기 전부터 한국의 16강 진출을 낙관했을 정도였다. 앞으로 한국은 월드컵 진출 단골손님, 다크호스가 아닌 진정한 강팀이라는 인상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
FIFA 올타임월드컵 랭킹도 처음으로 20위대인 27위에 올라섰다.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 때까지 월드컵 랭킹이 30위였으나 이번 월드컵 선전으로 순위가 3계단 상승했다.
허정무 사단은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이라는 대기록 이외에도 다양한 월드컵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우선 예상치도 못했던 골이 봇물처럼 터졌다. 월드컵 직전만 해도 매 경기 골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선뜻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과 코칭스태프들도 쉽게 오지 않는 적은 찬스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골을 성공시킬 것인가 우려했던 게 사실. 그러나 오히려 수많은 찬스에서 여러 번 골이 터졌다. 허공에 날린 무수한 기회를 아쉬워해야 할 판이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기록한 5골은 한국이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넣은 골 중 가장 많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필두로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턴) 등 유럽 삼총사가 상대 진영에 맹공을 퍼부었다.
박지성은 그리스전에서 단독 드리블로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3회 연속 골을 기록한 주인공이 됐다. 또한 통산 3골로 안정환(다롄 스더)과 태극전사 월드컵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청용도 절묘한 골 감각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전에서 2골을 기록했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시마)도 알찬 2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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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플레이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도 우리에겐 큰 수확. 이동국, 안정환 등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공격력 부재를 걱정했지만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에서 4골을 성공시켜 대표팀의 새로운 득점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허정무호(號)의 탄탄한 경기력 뒤에는 절묘한 신구 조화도 한몫했다. 경험 많은 ‘캡틴’ 박지성과 ‘꾀돌이’ 이영표(알 힐랄) 등이 후배들에게 월드컵 노하우를 전수하며 팀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이들은 이청용, 기성용(셀틱), 정성룡(성남), 김재성(포항) 등 월드컵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을 잘 다독이며 스스로가 가진 실력을 1백 퍼센트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허정무 감독이 강조했던 ‘소통’의 효과도 16강 진출의 주춧돌이 됐다. 허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수와 선수 간 교감을 매우 중시하며 팀을 지휘했다. 전술과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도 선수들의 의견을 적잖게 반영했다. 그러면서 차츰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대화를 통해 상대 전술 변화에 따른 대처법을 스스로 찾아냈다.
허정무 사단이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먼저 선제골을 내준 탓에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매 경기 실점 상황을 연출했던 오른쪽 측면 수비수 발굴의 필요성도 이번 대회에서 절실히 느낀 점이다. 박주영과 상승효과를 일으킬 스트라이커를 찾는 일도 과제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도전해볼 만한 가능성을 이번 대회에서 확인했다. 일단 이청용, 기성용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 무대에서도 자신의 기량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결국 대표팀 내에서 박지성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어도 경기력에 큰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치 선정이나 전진 패스가 강점인 조용형(제주)의 수비 조율 능력을 다시금 확인한 것도 큰 수확이다. 유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만약 해외 경험을 쌓고 경험이 축적된다면 제2의 홍명보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진공청소기’ 김남일(톰 토스크)과 확실하게 바통터치에 성공한 김정우(광주)의 강한 ‘포스’를 발견한 것 역시 대표팀의 크나큰 횡재다. 이처럼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인 태극전사에게 해외 팀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차두리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했다. 조용형은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팀들이, 박주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3개 팀으로부터 진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앞으로 태극전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유럽 구단들의 전쟁이 흥미롭게 전개될 전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글·최용석(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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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