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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핵안보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가 2012년 서울에서 개최된다. 4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막을 내린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47개국 정상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그리고 유럽연합(EU) 등 3개 국제·지역기구 대표들은 만장일치로 한국을 차기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11년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CNT) 총회를 개최하는 데 이어 이듬해에 정상급 인사만 50명가량 참석하는 대규모 핵 관련 정상회의를 열게 됐다. 특히 정상급 인사들의 참석 규모만 놓고 본다면 한국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개최지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핵안보정상회의는 세계 핵확산을 막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논의하는 최상위 안보회의”라며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위협에서 벗어나고 선진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2차 회의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 이란은 제외됐다. 두 나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 IAEA 규정을 따르지 않으며 핵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바라건대 북한이 2011년까지 6자회담을 통해 핵포기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NPT에 가입해 세계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면 기꺼이 초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핵안보정상회의 한국 개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1일 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핵안보정상회의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 비핵화 원칙을 점검하기 위해 2년에 한 번 개최하고자 한다. 2차 회의를 한국에서 하면 어떻겠느냐”고 뜻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회의 개최를 제안한 데는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의 역량을 갖춘 데다, 핵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북한과 대치 중이라는 상징성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두 차례의 공식 정상회담, 각종 국제회의에서의 회동, 3차례의 전화통화 등을 통해 각종 국제 현안에 대해 깊숙한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아온 것도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다소 갑작스러운 제안에도 불구하고 국가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즉각 ‘긍정 검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두 정상 간의 교감이 이뤄진 뒤 셰르파(Sherpa·사전교섭대표) 회의에서 각국 의견을 수렴했고 4월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만장일치로 한국 개최를 확정했다.
 

미국 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 재학 시절부터 꿈꿔오던 이상인 ‘핵 없는 세상’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만들어갈 차기 핵안보정상회의를 가장 믿을 만한 국가에 맡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칫하면 한 번의 회의로 그칠 수도 있는 회의를 지속한다는 의미 외에도 핵물질 통제를 위한 국제규범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량과 신뢰도가 보장되는 나라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리더십을 높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높아진 역할, 한층 깊어진 한미 관계,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돈독한 개인적 친분을 폭넓게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차기 핵안보정상회의 장소로 선정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확대된 역할을 맡기 원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노력이 한 걸음 진전을 봤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스콧 스나이더 소장도 “한국이 다음 핵안보정상회의를 유치하는 것은 국제적인 안보 이슈와 관련해 한국의 리더십을 과시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또 NPT 체제 밖에 있는 북한의 현주소와 북한의 핵 개발 노력이 국제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정상들은 차기 개최국 선정과 함께 정상성명과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4년 내에 모든 취약 핵물질을 방호토록 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핵물질 밀거래를 차단하는 것을 비롯해 핵 방호를 위한 12개항의 실천방향에도 합의했다. 이날 채택된 코뮈니케는 “핵테러는 국제안보에 대한 가장 도전적인 위협 중 하나”라며 “우리 정상들은 핵안보를 강화하고 핵테러 위협을 감소시킬 것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전문과 총 12개항으로 구성된 코뮈니케는 또 “핵무기에 사용된 핵물질을 포함해 자국 관할권 내에 있는 모든 핵물질 및 핵시설을 효과적으로 방호한다”며 “핵물질을 악의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정보 및 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임임을 재확인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로를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뮈니케는 또 △현존하는 핵안보 관련 모든 의무의 전면적인 이행 노력과 △개정 핵물질 방호 협약 및 핵테러 억지협약 지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12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1차 회의에서 합의한 4년 내 핵물질 완전 방호라는 목표의 중간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핵안보 문제까지 의제를 넓히는 과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글·하태원(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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