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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가 끝나자 불볕더위가 대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도 폭염만큼이나 뜨겁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중 비핵화, 에너지·경제지원,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 등 5개 실무그룹 회의를 잇달아 개최한다. 이어 6차 2단계 6자회담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북핵 시설 불능화와 신고 단계의 이행 방안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서다. 게다가 오는 9월 초 차기 북핵 6자회담이 열리고,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베이징(北京)에서 6자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된다.

7월 18~ 20일 사흘 간 진행된 남북한·미·중·러·일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에서 합의한 성과다.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으나 4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6자회담은 어느 때보다 순조롭게 진행됐다. 2·13 합의 이후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자금 문제가 해결되면서 대북중유제공이 이뤄졌고, 북한은 영변핵시설을 폐쇄시켰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검증단은 북한에서 북한 핵시설의 폐쇄와 봉인과정을 검증했다. 2·13 합의에서 명시된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제는 핵불능화를 비롯한 다음 단계로의 진전이 필요한 상황까지 성숙됐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와 관련, “다음 단계의 시한과 이정표를 설정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점을 북한이 충분히 이해했고 실무회의를 거쳐 논의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은 큰 틀에서 볼 때 9월 초 6차 6자회담 2단계 회담에서 상호 이행시간표를 확정짓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BDA문제 해결과정에서 경험한 것처럼 북한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시한이 아니라 협상의 내용과 자세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6자 외무장관회담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회의가 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틀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봉조 통일연구원장은 “6자 외무장관회담이 성과를 거두게 되면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능한 하나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 교역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치적 상응조치에 대한 검토와 경제·인도적 지원과 북핵 불능화가 맞물리는 수순이다. 이는 라이스 장관의 방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에서 북한의 체제 안정과 경제 재건이 걸려 있는 핵 포기과정을 한 두 차례의 회담에서 완전한 시간표와 로드맵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김계관 부상의 경수로 관련 언급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계관 부상의 발언은 핵 불능화 이후 핵 시설을 해체하는 단계에서는 경수로 문제도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면 새로울 것이 없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경수로문제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어차피 해결하고 갈 수밖에 없는 핵심사항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경수로문제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말 북핵 불능화를 목표로 한 단계 한 단계 진전시켜 나가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연장선상에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이 진행될 때 남북관계가 함께 진전되면서 받쳐줘야 한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권영일 기자






한국 국가신용등급 조정



무디스, ‘A2’로 한 단계 상향
6자회담 2·13 합의가 결정적 영향




남북해빙 물결은 국가신용등급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7월 25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을 이유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또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2002년 3월 ‘Baa2’에서 ‘A3’로 두 계단 올린 이후 5년 4개월 동안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무디스는 S&P나 피치 등 다른 국제 신용평가기관에 비해 남북 대치 상황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큰 비중을 둔다. 이 기관은 “6자회담 2·13합의는 한국의 신용등급 요인인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을 경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등급 상향의 주요인으로 북한 관련 불확실성의 감소와 함께 △무역·금융·자본시장 자유화 등에 의한 성장잠재력 확충과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 국가재정의 안정성 관리  등을 제시했다.

토머스 번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은 “한국의 거시경제 성과는 단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무역과 금융, 자본시장의 자유화가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소비자 복지를 증진하는 한편 경제성장 잠재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시장의 최소 개입 등 현재의 정책들이 단계적으로 국가채무를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평가했던 무디스의 등급 조정으로 다른 신용평가사의 상향조정 모멘텀을 확보했다”며 “북핵문제 등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무디스의 ‘A2’ 등급 상향조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과 헝가리, 이스라엘 등과 같은 신용등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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