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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유 제공에 이어 난항을 겪었던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사업마저 풀리면서 남북관계가 새 전기를 맞고 있다. 남북관계 걸림돌들이 속속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말엔 대북비료 30만 톤의 지원을 끝내고 쌀 차관 40만 톤의 북송을 시작했다. 외교 트랙에서는 7월 14일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조치 대가인 중유 5만 톤 가운데 우선 6200톤이 함경북도 선봉항에 도착해 북한의 영변 5MW 원자로 가동중단 조치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6자회담도 곧이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9월께는 북핵 2.13 합의에 따른 6자 외무장관회담도 열릴 전망이다. 이런 흐름은 한반도에 남북회담과 6자회담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구도가 형성돼 가고 있음을 설명한다. 게다가 올들어 남북을 오가는 사람과 물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사람은 33.6%, 교역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8.7% 늘었다. 교류 인원도 장기 체류 형태의 쌍방향 교류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남북이 남측 경공업 원자재와 북측 지하자원을 주고받는 협력사업을 이달 말부터 본격 시행키로 한 것은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큰 전환점’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남북은 지난 7월 5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경공업과 지하자원개발 협력을 위한 제2차 실무협의를 열고 남측이 올해 제공하기로 한 8000만 달러 상당의 경공업원자재의 품목별 가격 등을 명시한 세부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남북 간 최대 현안이던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이 사업구상 2년 만에 마침내 실행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초기 행동들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남북관계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남북의 경공업 분야가 상호 관련을 가지고 함께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북측의 지하자원을 공동 개발해 이익을 나눠갖는 것은 상당히 좋은 경협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특히 “우리와 전혀 다른 경제체제를 가진 북측이 우리의 가격체계를 수용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뒤 “한 차원 높아진 남북관계의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쌀 이어 경공업 원자재도 해결
경공업 원자재는 의복류(2700만 달러)와 신발류(4200만달러), 비누(1000만 달러) 등이다. 이번 협의에서는 모두 94개 품목 가운데 62개(섬유 34개, 신발 21개, 비누 7개) 품목의 가격과 수량에 합의했다.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32개(섬유 4개, 신발 28개)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은 북측은 국제시세, 남측은 국내 조달가를 각각 주장해 팽팽히 맞섰지만 밤샘 협상을 계속한 끝에 남측이 제시한 가격으로 결정됐다. 대신 지원에 소요되는 해상운임료와 보험료, 항만비용 등 부대비용은 남측이 책임지고 수송과 하역과 체선료만 북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운임료 등 부대비용은 8000만 달러의 5%인 400만 달러 안팎일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남북간 가격 합의가 늦어지면서 당초 합의했던 협력사업일정도 한 달 정도 순연돼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섬유(폴리에스테르) 500톤(약 70만 달러 상당)을 실은 첫 배가 인천항을 떠나 남포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11월 말까지는 모든 원자재를 제공키로 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경공업 원자재의 3%에 해당하는 광물(아연괴 및 마그네샤크링카)을 원자재의 50% 및 100% 제공시점에 맞춰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분할상환하기로 했다. 나머지 부분은 지하자원 개발권(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 등으로 나눠 갚기로 합의했다.


올 상반기 남북 선박 운행 97% 증가
남북은 이에 발맞춰 북측의 지하자원 대상인 검덕·대흥·용양 광산 등에 대한 1차 공동 현지조사를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한다. 북측은 이에 앞서 광산 관련자료를 오는 19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남북은 공동조사를 9월 초와 10월 중에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남측은 북측 경공업 공장에 대한 현장방문을 8월 7.11일 진행하고 연내 9월과 11월, 12월 등 3차례 추가 실시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북측 지하자원 개발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실적으로 그동안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을 위해 중국이 독점으로 투자해 왔는데 이제 우리가 투자한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남북 간 선박 운항 횟수가 남한→북한 3053회, 북한→남한 3061회 등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96.7% 증가했다. 선박 운항 증가는 주로 해로를 통한 북한산 모래 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요 수송화물은 모래 외에 수산물과 건설자재, 비료, 농산물 등이다. 상반기 남북 간 차량운행(편도 기준)도 총 7만3356회로 작년 동기보다 30.9% 증가했다.

권영일 기자




개성공단 찾는 외국인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만 324명 … 한·미 FTA로 국제적 관심




개성공단이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공단을 찾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역외가공지역(OPZ)으로 지목돼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북한의 사정을 알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2005년 첫 외국 방문객을 받은 이후 올 6월 말까지 모두 772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다. 올 상반기엔 324명이 다녀갔다. 2005년 첫 해 49명이던 외국인 방문객은 지난해 상반기 295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자 외국방문객은 104명으로 일시 줄었다. 올들어선 해빙의 물결을 타고 1.4분기 134명, 2.4분기 190명 등 개성공단을 찾는 외국인의 발길이 갈수록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토지를 결합한 대표적인 경협사업”이라며“외국인들에게 한반도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외국 방문객들의 국적과 직업도 다양하다. 주한 외교사절, 전·현직 각료, 한반도 전문가, 국제기구 관계자, 미 하원 의원과 보좌관, 국제신용평가기관 관계자, 기업 투자 시찰단, 바이어 등이 포함돼 있다.

외국 각료로는 헝가리 외교장관과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지난 4월과 6월 각각 공단을 방문했다. 윌리엄 페리 미국 전 국방장관도 지난 2월 22일 개성공단을 찾아 “개성공단 프로젝트는 한반도의 미래”라는 말을 남겼다. 7월 들어서도 지난 3일 독일대사 일행 6명이 방명록에 서명했다. 이들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홍보 비디오물을 시청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공단 입주기업을 시찰했다.

개성공단은 최근 한반도 평화무드에 힘입어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은 “개성공단 생산액은 올 한해에만 1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업체 수도 현재 23개(가동 중)에서 연말에는 100여 개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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