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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흩날리고 동장군(冬將軍)이 돌아온 듯한 지난 3월 8일 아침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는 어린이가 가방을 끌고 어두운 얼굴로 길을 걸었다. 가방이란 해외여행을 떠날 때나 지님직한, 바퀴가 달린 트렁크였다. 초등학교는 물론 더 큰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런 풍경은 찾아보기 어렵잖다. 책이나, 과제물 등 버거우리만치 늘어난 가방 무게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이들의 고생이 훨씬 줄어든다. 교육부가 디지털 교과서 보급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디지털 교과서란 멀티미디어 요소로 표현된 교과내용과 참고서, 문제집, 학습사전, 공책 등의 기능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전자 매체에 수록된 교과서 내용을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읽고, 보고, 들을 수 있어 문서뿐 아니라 동영상,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하이퍼링크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능이 한꺼번에 제공된다. 따라서 학생과 교사가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교류할 수 있다.

디지털 교과서가 정착되면 학생들 풍경은 엄청 달라진다. 책가방 대신 단말기 하나만 챙기면 된다. 종이 교과서, 두꺼운 참고서, 여러 권의 공책, 필통도 필요가 없어진다.

전 학년, 여러 과목의 교과서 내용이 단말기 한 대에 모두 실리기 때문에 학년과 과목에 상관없이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찾아 볼 수 있다. 각종 참고서, 문제집, 사전 등의 학습자료도 수록돼 있으며 전자펜을 이용해 단말기 화면 위에 밑줄치기, 메모 등 필기도 할 수 있다. 딱딱한 문서와 그림 자료 외에 동영상,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하이퍼링크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해 수업을 한다. 교과서 내용은 필요할 때마다 곧바로 업데이트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첨단 기능을 갖춘 초등학교 5·6학년 수학 교과서를 지난해 대전 탄방초등, 충북 산외초등, 전남 백초초등, 경남 남강초등학교 등 4개 학교 총 300명의 학생들에게 시범 적용한 결과 다양한 수업지원 기능으로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높아지고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의 성취도가 두드러지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 향상, 사교육비 부담 줄여
교육부 관계자는 “급속한 사회 변화와 지식의 생명주기 단축으로 교육과정을 수시로 개정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면서 “하지만 서책형 교과서로는 그런 변화를 적시에 보완하는 데 문제가 있어 초등학교 5,6학년 수학과목에 한정됐던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다른 과목으로 확대하는 사업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5,6학년 전과목과 중학교 1학년 수학, 과학, 영어 등 3과목, 고교 수학, 영어 등 2과목을 디지털 교과서로 개발해 2008년 초등학교 20개교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전국 100개 초·중·고교에 연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 기간에 모두 660억 원을 들여 디지털 교과서 유통 및 품질관리 체제 구축, 교사연수, 법ㆍ제도 개선, 교육환경 구축, 디지털 교과서 활용에 따른 영향 및 효과성 분석연구 등 16개 분야에 대한 연구작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디지털 교과서 개발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산·학·연·관 분야의 전문가들과 유관기관을 연계하는 실무지원체제를 구축해 각종 멀티미디어 통신기기와 호환할 수 있는 저렴한 학습단말기를 개발해 학생들에게 보급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버시스템과 무선인터넷, 전자칠판 등이 구비된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는 미래 교실환경을 구축하고 학교와 가정, 사회 어디서나 원하는 양질의 학습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자료를 국가 차원에서 지식 DB화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디지털 교과서 시대가 정착되면 몸이 아파 등교하지 않더라고 평소 갖고 다니는 학습단말기를 통해 수업에 참가하고 화상통신으로 교사와 학습상담을 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농·산·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게임이나 영화에 편중된 국내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다변화시키고 학습자들을 생기 넘치는 학습현장으로 이끌어냄으로써 공교육을 내실화하해 사교육 의존도를 완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교과서 외에 참고서,  문제집 등 각종 학습지원 자료가 포함되기 때문에 교육비를 줄이는 데도 한몫 거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송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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