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최근 몇 달 사이에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은 적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무턱대고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금융부실 처리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경기침체로 말미암은 세입감소로 막대한 국가채무 증가 문제에 봉착해 있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가 위기 이전인 2007년 말 63.1퍼센트에서 2009년 84.8퍼센트로 증가했고, 2014년에는 108.2퍼센트에 달할 전망이다.
주요 20개국(G20) 국가들 평균도 2007년 말 62.4퍼센트에서 2009년 75.1퍼센트로 늘었으며, 2014년에는 85.9퍼센트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에 재정위기 사태를 맞은 그리스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말에 이미 95.6퍼센트에 달했고, 2009년에는 112.6퍼센트가 되었으며, 2011년에는 135.4퍼센트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말 사례 2나 3처럼 경제 전문가들이나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걱정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07년 말 30.7퍼센트에서 2009년 35.6퍼센트로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2010년 36.1퍼센트로 증가세가 둔화된 후 2013년에는 35.9퍼센트로 하락할 전망이다. 다른 선진국이나 개도국과 비교해 금융위기로 인한 국가채무 증가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국가채무 수준 자체도 절반 이하로 매우 낮다.
더군다나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조만간 국가채무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미 2010년 예산안 편성 때부터 경기회복 지원 이외에 재정건전성 관리를 재정정책 목표로 설정해 관리대상수지 적자 규모를 지난해(GDP 대비 5퍼센트)의 절반 수준인 2.7퍼센트로 크게 줄인 바 있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09년 말 작성한 G20 회원국의 ‘재정수지 및 국가채무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G20 국가 중에서 5번째로 건전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G20 국가 중 7번째로 양호하며, 2014년에는 재정수지가 GDP 대비 2.4퍼센트 흑자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물론 현재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국가채무 통계가 완벽하지는 않다. 주요 선진국들은 ‘발생주의 회계’를 도입함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확정채무를 포함시키는데, 우리나라는 ‘현금주의 회계’에 따라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의무를 지는 확정채무인 국채, 차입금, 국고채무부담행위만 포함시킨다. 또한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도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도 2011 회계연도부터 발생주의 회계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며, 현재 정부가 국가채무 통계 개편작업반을 구성해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는 조만간 해소될 것이다. 
![]()
한편 사례 1이나 4에서 문제가 된 공기업 부채는 국제기준 및 선진국 사례에서 정부부채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국가채무 통계와 관련해서는 문제될 게 없다. 10년 가까이 국가채무 관련 통계와 관리 방안을 연구해온 재정 전문가로서 장담하건대, 선진국들이 발표하고 있는 정부부채 기준과 동일하게 우리나라 통계를 다시 작성하더라도 정부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우리나라 국채의 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 스와프(CDS) 프리미엄이 0.8퍼센트에서 1.2퍼센트로 증가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이 정부부채에 한층 예민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국가채무 관리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시장의 불안요인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국가채무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은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했으며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통해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성과도 있었으므로 이를 종합해서 평가해야 한다.
다만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지금부터는 국가채무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비록 국가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공기업 부채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한 재정소요 증가나 남북통일에 따른 재정부담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글·박형수(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