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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와 (원전 경쟁에서)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크나큰 원전시장에 당당히 참여하게 됐고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됐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전사업뿐 아니라 교육, 첨단과학, 안보 등 여러 면에서의 깊은 우정 관계를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월 27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힐턴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UAE가 발주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크게 기뻐하며 이같이 말했다. UAE 원자력공사(ENEC)는 12월 27일 한국의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이 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 미국 GE·일본 히타치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여 원전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UAE의 첫 원전사업을 총괄하는 ENEC의 모하메드 알 함마디 CEO는 이날 아부다비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이 보여준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에 감명 받아 원전 사업자로 선정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향후 지속적으로 진행될 UAE 원전사업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안전성 문제다.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은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안전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30년간 성공적인 원전 운영을 통해 얻은 지식을 UAE에 전수해줄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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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전 수주는 1백40만 킬로와트급 한국형 원전 4기의 설계와 건설은 물론 준공 후 운영 지원도 포함하는 초대형 원전 플랜트 일괄수출 계약으로 한국의 역대 플랜트 수출 역사상 최대인 총 4백억 달러(47조원) 규모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원전 건설 부문 계약금액은 2백억 달러에 달하며 건설 후 연료 공급, 폐기물 처리 등 원전 운영 부문까지 포함하면 총 4백억 달러 규모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9년 5월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개입찰 자격 심사에 참가했다. 하지만 원전 수주를 위한 준비는 이전부터 시작됐다. 2004년 중국,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08년 캐나다의 원전 수주를 위해 뛰어들었다가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던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부터 한국전력공사 수주 준비팀을 가동했다.
한국전력공사 수주 준비팀은 우선 원전 기술력이 뛰어난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킴으로써 ‘한국이 주축이 된 글로벌 팀’임을 대외적으로 부각시켰다. 또한 시공 능력이 우수하면서도 UAE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외에도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함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은 원전 건설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이 가능한 총체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우리나라가 최종 선정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우리나라는 수출 경험이 없어 그만큼 수주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더구나 프랑스가 UAE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입찰이 시작된 지난 5월 UAE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기술 협력을 약속하는 등 국영 기업인 아레바의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원자력 선진국을 제치고 당당히 UAE 원전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30년간 축적된 세계 수준의 원전 건설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대규모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총력 지원도 한몫했다. 우리 정부는 막판까지 끈질긴 ‘밀착 스킨십’ 외교를 펼쳤다.
정부는 답사를 나온 UAE 원전평가단에 우리나라가 현재 20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지만 지난 30년간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점을 들어 우리 원전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들은 수시로 UAE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의 장점을 설명했다. 청와대,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등의 외교 채널도 총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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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UAE 원전 수주를 놓고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자 UAE에 정부 차원의 협력을 제안하는 친서를 전달하고, 입찰 결정권을 갖고 있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11월 이후 6차례 전화통화를 하는 등 적극적인 수주 지원 외교를 펼쳤다. 이 대통령은 12월 27일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를 확정했다.
한국의 UAE 원전 건설 공사 수주 소식이 나온 직후 각국 외신은 일제히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2월 28일 ‘한국이 중동에 원전을 짓는다’는 제목의 파리발 보도에서 “한국 컨소시엄이 제너럴일렉트릭(GE)·히타치 팀과 프랑스의 전력공사(EDF)·아레바 컨소시엄을 격퇴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12월 27일(현지시간)자에서 “프랑스의 아레바 컨소시엄이 당초 유리한 위치에 있었지만 한전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합 끝에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수주 경쟁에서는 일본의 히타치(日立)제작소와 미국의 GE연합, 프랑스의 기업연합도 참가했지만 기술과 비용 면에서 패했다”고 지적했다.
UAE가 발주한 원전 사업은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3백30킬로미터 떨어진 해안가에 1백40만 킬로와트급 원자력발전소 4기를 짓는 공사다. 첫 호기는 2017년에 준공하고 나머지 3기는 2020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4백억 달러 수출과 함께 11만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얻게 됐다.
김영학 지식경제부 2차관은 “앞으로는 원전에 대한 정부 지원 체제도 해외수출에 맞춰 나갈 것”이라며 “마케팅, 기술 자립화 등과 관련된 종합대책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원자력은 녹색성장과 관련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대기오염 물질이 생성되지 않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원전 수주는 향후 세계 원전시장 진출의 결정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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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