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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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 협상에 대한 비준 동의안이 지난 11월23일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찬성 139표, 반대 61표, 기권 23표로 쌀 협상안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5개월 이상 비준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진통을 겪던 끝의 일이다.
이번 쌀 협상 비준으로 우선 우리나라는 2014년까지 10년간 쌀시장 전면개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한때 협상 결과 불이행으로 우려됐던 WTO 분쟁 제소 가능성을 일소했다. 또 국제사회에 쌀 협상 이행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국제신인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쌀 협상안 비준서를 WTO에 통보하고, 대통령령으로 쌀 의무수입물량을 명시하면서 후속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쌀 협상안이 비준됨에 따라 내년 초 시중에 풀리는 수입쌀 물량은 15만7,000석(2만2,557톤)으로 우리나라 연간 쌀 예상 소비량인 3,200만 석의 0.5%에 해당한다. 양은 적지만 국내산과 외국산 쌀 사이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체 수입쌀 시판 물량의 81%는 중국(56.5%)·미국(24.4%)산 쌀이 차지한다. 특히 미국산 쌀 ‘칼로스’는 이미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품질 쌀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산 쌀은 주로 헤이룽장(黑龍江)·지린(吉林)·랴오닝(遼寧)성 등 동북 3성에서 생산되는 것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쌀은 우리 쌀과 같은 자포니카 종이다.
이와 함께 적은 양이지만 국가별 쿼터를 받은 태국산 쌀도 시중에서 판매된다. 우리가 흔히 ‘안남미’로 부르는 태국산 쌀은 밥을 지으면 푸석푸석한 인디카 쌀로 한국인 입맛에는 맞지 않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번창일로를 걷고 있는 동남아 요리 전문점을 생각하면 소비형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에서 생산되는 ‘바스마티(Basmati)’도 향기 나는 고품질 쌀(향미)로 알려져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농민단체 의견 수렴해 보완책 마련
문제는
미국산이든 중국산이든 결정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국내산 쌀을 앞선다는 것이다.
쌀 대량 소비처인 대형 급식업체나 일반 식당에서 국내산 쌀과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요소다. 이 때문에 우리 농가들이 받을 충격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쌀 소비 감소로 우리 쌀의 재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수입쌀이 시중에 풀리면 적은
폭이지만 쌀값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쌀이 밥쌀용으로 팔리면 1만 톤이 풀릴 때마다 쌀값은 1kg당 10원씩 내려
내년에는 80kg짜리 한 포대당 2,000원가량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쌀 협상 국회 비준 직후 여당과 협의를 갖고 농민단체·농업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이미 세워 놓은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박흥수 장관 주재로 농민단체 대표와 워크숍을 열기로 했다.
또 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농민어업인삶의질향상위원회 등 농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각종 위원회를 가동해 농민들의 요구와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로 했다.
농림부 차원에서는 쌀산업 대책 보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농민단체 의견을 토대로 보완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쌀 협상 비준과 별도로 쌀의 국제 교역환경 변화에 맞춰 농업·농촌대책을 전면 재검토해 내년 초에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진행 중인 농업·농촌 종합대책과 119조 원 투·융자계획 역시 내년 중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결과를 반영해 종합적으로 보완·조정하기로 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정부는 쌀 협상에 대비해 ‘선 대책 후 비준’ 원칙에 따라 진작부터 쌀 소득보전, 공공비축제, 쌀 품질 고급화, 농촌 삶의 질 향상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왔다. 우선 쌀농가 소득보전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쌀소득보전기금법」을 개정, 목표가격과 산지 쌀값 차액의 85%를 정부가 보전해 주도록 제도화했다. 즉 헥타르(ha)당 70만 원을 고정직불금으로 지급하고, 정부 보전을 통해서도 쌀 목표가격의 85%에 못 미칠 경우 나머지 부족액을 변동직불금으로 추가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목표가격은 시장가격과 수매제로 인한 소득효과를 고려해 산정하고 3년마다 국회 동의로 변경하게 돼 있다.
또 제한적이지만 쌀시장 개방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양정제도(糧政制度)를 이미 개편했다. 가격 지지가 목적인 추곡수매제를 WTO에서 허용하는 보조제도인 ‘공공비축제(시가 매입, 시가 방출)’로 바꾼 것도 그 일환이다.
수입쌀과의 시장경쟁과 10년 후 완전개방에 대비해 우리 쌀의 품질 고급화 및 경쟁력 강화 대책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 품질의 쌀 생산·유통체계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내놓은 6대 중점 과제가 그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0년까지 소비자가 인정하는 최고품 9∼10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현재 32%에 머무르는 우량 종자 보급률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질소비료 사용량 감축, 최소 병해충 방제 등 ‘6대 고품질 재배기술 실천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원산지 부정 유통 단속, 포장양곡표시제 정착 등 쌀 유통질서 확립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농정 여건이 크게 바뀌는 데 대비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앞으로 10년에 걸친 중장기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세우고, 여기에 총 119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융자계획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119조 원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0조5,000억 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68조8,000억 원이 각각 집행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04년 3월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지역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농어촌의 복지·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지역개발 촉진에 나섰다. 또 같은 시기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특별법」을 제정하고 과수산업 발전대책을 세워 경쟁력 높이기에 골몰해 왔다.
정부는 이런 대책 외에도 여러 가지 추가 지원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농림부는 4차례 농민단체와의 합동 간담회를 거쳐 지난 8월17일 추가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쌀농가 소득을 보전해 주는 고정직불금을 애초의 헥타르당 6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인상하고, 공공비축미 수매 규모를 300만 석에서 400만 석으로 늘린 것도 추가 지원대책의 결과다.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10월28일에는 ▷2006∼2007년 일시 상환이 도래하는 5조9,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 상환 연기 ▷정책자금 금리 인하(4→3%) ▷쌀 전업농 농지구입자금 금리 인하(3→2%) ▷쌀 100만 석 정부 추가 수매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했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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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 협상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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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개발어젠다(DDA)는 2001년 11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린 제4차 WTO 각료회의에서 이름지어진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DDA는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체제 아래에서 마지막으로 개최된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1995년 WTO 체제가 수립된 뒤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DDA 협상 의제는 농업, 서비스, 비농산물 시장접근, 규범 등 크게 7가지다. 2002년 초에 분야별로 협상그룹이 구성된 후 2004년 말 타결이 목표였으나 아직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12월13일∼18일 홍콩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 DDA 협상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쌀 시장 개방문제는 2014년까지 관세화를 유예하는 쪽으로 일단락됐지만, DDA 농업협상에서 모든 농산물의 관세화 문제를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국내 농업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DDA 협상 결과에 따라 손익 계산을 따져 본 뒤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쌀 시장을 관세화로 바꿀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편이다. 팔코너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의장은 11월22일 홍콩 각료회의를 위한 농업분야 보고서 초안을 배포했다. 보고서 초안은 일부 진전을 보인 분야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보조금 감축률 등 핵심쟁점에 대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주요국들이 제안한 구체적인 수치를 나열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현재로선 DDA 농업협상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라미 WTO 사무총장도 이번 홍콩 각료회의에서는 세부원칙에 대한 부분적인 합의만 이끌어 내고 내년 상반기에 완전하게 합의하는 2단계 타결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 시점이 늦춰지더라도 그에 따른 이행계획서 작성과 검증,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2007년까지 마무리해 2008년부터 시행한다는 정부의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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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