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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인 대학과 낮게 책정한 대학에 대해 행정과 재정분야 지원을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우형식 대학지원국장은 9월 4일 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08 대입전형과 관련 “일부 수도권 사립대가 학생부 반영비율을 낮게 책정하거나, 등급 간 점수 차를 미미하게 설정하는 등 2008 대입제도의 취지에 벗어나는 결정을 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우 국장은 “2008학년도 전형결과를 평가해 공교육 정상화에 적극 동참한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는 반드시 행·재정상 지원을 차등화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행·재정상 지원 차등화는 30% 이상을 맞췄느냐 여부가 아니라 2월 이후 전형결과, 실제로 학생부가 전형에서 반영된 결과를 잣대로 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립대 내신무력화 시도 뚜렷
올해 초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교육부 권고수준인 실질반영비율 30% 이상을 맞춘 곳이 많아 전체 대학의 88.9%에 달한다. 그러나 큰 반발을 보였던 일부 사립대학 중 하나인 고려대는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17.96%였다. 연세대는 인문계 22.2%, 자연계 22.76%, 서강대가 21.28%, 그 외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은 23% 수준이다. 특히 몇몇 사립대학은 내신 등급간 점수를 현격하게 낮춰서 학생부의 영향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학부모와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이들 사립대들은 내신 1~4등급까지의 각 등급간 점수차를 0.5점에 불과하게 반영할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학생부 비중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강남지역 학생, 특목고생을 뽑기 위해 그 비중을 줄이겠다는 속셈이다.
이어 9월 7일 교육부가 대학별 학생부 등급간 점수차 결정내용을 제출하라고 독촉하자 대학들이 즉각 반발했다. 대학 입시는 대학의 자율성에 속하는 문제이므로 교육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등급간 점수차 제출은 갑작스런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대학 공공성·공교육 정상화 위해 필수
김 과장은 이와 관련 당초 8월 말까지 대학들이 내신반영 비율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개략적인 것만 밝혀 구체적인 것을 주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고등교육법에도 초중고 교과과정에 영향을 미칠 때 교육부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또한 학생, 학부모에 대한 정보공개 차원에서 전형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대학 입시는 초중고 교과과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대학에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입니다.”
아울러 대학입시는 고교 교육 정상화에 일조할 책임이 있고, 대학을 통해 개인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선발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숭실대학교 이재우 입학본부장은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면서 “목적과 명분이 정당하다면 그에 어긋나는 대학은 마땅히 제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수학생 유치라는 대학의 목표 외에도 국민교육을 생각할 의무가 대학에 있다”며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교육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숙명여대 이채성 입학처장은 “대학이 교육부에 반발하는 것은 표현의 문제”라며 “제재가 아니라 방침을 제대로 수행한 학교에 대해 가산점을 준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려대 정원감축 내신과 무관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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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교육인적자원부가 고려대에 학생정원 감축 계획을 통보하자 일부 언론이 ‘2008학년도 내신 실질반영률’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에 대한 보복조치인 것처럼 보도했다. 교육부 대학학무과 대학입시팀 박대림 사무관은 “교육부는 매년 대학이 교육환경에 대해 약속한 바를 지키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해 행·재정 제재를 가해왔다”며 “이번 조치 역시 같은 맥락인데 언론이 왜곡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고려대가 병설 전문대와 통폐합하면서 했던 교원확보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그 당시 교원확보율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시정조치 기간 없이 조건이 충족되도록 입학정원을 감축’할 것임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통폐합 당시 예고한 대로 전임교원 확보율 미달(0.6%, 교원 8명)에 해당하는 만큼 학생정원을 감축(160명)하겠다는 계획을 고려대학교에 통보했을 뿐이다. 또한 2007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에서 원서 접수일 위반으로 인해 가해진 제재도 있다. 이에 교육부는 제재 기준에 따라 ‘미충원 인원 이월 미승인’ 및 ‘재정지원 사업 5% 감액’ 제재를 통보했다. 같은 이유로 제재 통보를 받은 강원대의 내신실질 반영률은 33~40%다. 박 사무관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원을 계획대로 충원한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는 다르게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언론이 사실을 왜곡시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대학의 자율성만큼이나 대학의 질적 향상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올 7월 11일 서울노원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합동입시설명회. 각 대학 입학 담당자들이 내신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시에서는 논술, 정시에서는 수능이 당락을 결정한다.”
“수능 전 영역 1등급을 받으면 우리 학교는 무조건 합격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2008년 입시안은 4년 전 대교협·학생·학부모·정부가 내신을 강화하기로 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명목이니 실질이니 하면서 없었던 일로 하더군요.”
김현정(44·영등포구 영등포동) 씨는 여름 입시설명회에 참석했다가 대학들의 공공연한 내신 무력화 시도를 보고 당황했다고 한다.
“아이가 그동안 내신을 꾸준히 챙겨서 1등급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학 입시전형을 보더니 이제부터 수능을 준비하겠다며 학원을 더 보내달라고 졸라서 고민이에요.”
인천시 갈산동에 사는 이지민(48) 씨는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불안해해서 자신도 덩달아 혼란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고3 수험생자녀를 둔 이숙희(42·경기도 김포시) 씨는 오히려 주변의 고3엄마들보다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놀랐다고 한다.
대학들 반영비율 오락가락… 혼란 가중
“초등학생, 중학생 엄마들이 대학의 말 한마디에 우~하고 특목고로 관심이 쏠리면서 학원으로 몰리더라고요. 여기가 이 정도니 서울은 오죽하겠어요?”
유레카논술아카데미입시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대학들이 내신 반영률을 높이되 등급 간 실질적인 차이를 줄이면 발표수치보다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수능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 탓인지 중학생 아이를 둔 엄마들은 더욱 특목고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학생부 반영비율 50% 약속을 믿었던 고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로서는 대학의 입장 변화에 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했고, 교사들은 학교 교육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민정부 때 만든 5·31 교육개혁의 꽃인 학교생활기록부는 일선 고등학교들의 내신 부풀리기 탓에 그동안 대학들로부터 불신당했다. 명문대일수록 내신 반영비율은 낮았고, 학생들은 ‘내신은 학교에서, 수능은 학원에서’라는 ‘따로국밥’식 공부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큰 틀의 교육자율화를 위해 대학입시에서 공교육 정상화 3원칙(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의 내용만 유지하고 구체적인 전형방식은 대학에 맡겼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고려하고 전형을 다양하게 운영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또한 2008학년도 대입제도는 5·31교육개혁의 ‘학교교육 정상화’ 이념에 따라 ‘내신 부풀리기’ 등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평가 방식의 학생부 평가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정부의 기대를 저버렸다. 학교 밖 시험(수능·본고사)이 대학입학에서 중요한 전형요소가 된다면 학생들이 학교보다 학교 밖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고등학교만이 아니라 초등학교, 심지어는 유치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이다.
초등학교 5학년 딸을 키우는 류미숙(40·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씨가 그 케이스다. “지금부터 특목고 준비를 하는데 아무래도 학원이 중심이 돼요. 문제는 돈이죠.”
“대학의 무리한 고집이 원인”
일부 대학의 내신 무력화에 대해 교육부가 행·재정 지원 차별화 방침을 발표하자 대학은 자율성 침해라며 반발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대학이 지나치다는 시각이다.
전교조의 장애순 대변인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2008년 대학 입시 전형이 정부 압력 속에서도 반영률이 미흡하게 나타났다. 결국 수능에 집중하면 가고자 하는 대학에 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교육부의 제재 조치는 당연하다. 국가 정책에 위배하는 데 조치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대학이 주장하는 자율성에 대해 “자율성이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것이지 선발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대학의 자율성은 아니다”고 질타했다. 주부 임현주(38·서초구 서초동) 씨는 “대학의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며 “사회적 합의를 깬 것에 대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사립대 관계자들 역시 교육부의 방침에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학생부 반영비율이 30% 미만인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우리보다 지나친 곳도 상당하다. 대학이 치외법권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부가 공교육 정상화 취지에 어긋난다면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민 기자

|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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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모두가 누릴 사회적 권리 공교육 활성화만이 대안”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명신 씨는 18년째 교육운동가로 활동해왔다. 그동안 교육계 전반에서 활약을 벌여온 탓인지 대학의 입시전형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수능시험은 반복 학습한 아이, 부모가 고학력인 아이, 사교육을 많이 받은 아이, 수도권에 사는 아이들이 더 유리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대학이 아이의 실력이나 가능성보다는 그 배경을 더 높이 산다는 의미죠.” 김 씨는 대학이 복지기관은 아니지만 공공기관답게 사회 전반을 끌어안는 아량을 갖추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교육은 돈이 없어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사회적 권리가 돼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공교육이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이고, 그 첫걸음이 내신 강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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