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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29일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조사(弔辭)에서 “우리 국민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들이 그 누구든지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찾아내어 더 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의 이 발언은 즉각 우리 군(軍)의 보복의지를 다짐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해군참모총장이 적에 대한 보복의지를 천명했다고 해도 이는 실제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 국군의 지휘구조상 해군참모총장은 해군의 작전(전투)부대를 지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군참모총장은 소속 장병들에 대한 인사·교육·훈련·군수지원 등에 관한 권한(군정권)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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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제도상 육·해·공군의 작전부대를 지휘하는 권한(군령권)을 가진 것은 합동참모의장이다. 하지만 합참의장의 경우 자기 출신군 이외의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안보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의장 이상우 전 한림대 총장)와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7일 73개 국방개혁 과제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안인 ‘307계획’이다.
‘307계획’ 안에는 국방예산 절감을 위한 경영효율화, 장성 수 감축, 부대구조 개편, 군 의료지원체계 개선, 병영문화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상부지휘구조 개편방안이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육·해·공군 참모총장에게 해당 군의 작전부대에 대한 지휘권(군령권)을 주도록 한 것이다. 대신 합참의장에게는 각군 참모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합참 소속 장병들에 대한 인사권 등을 주도록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국방개혁에 적극적이지만, 일부 예비역 사이에서는 이에 대해 비판이 적지 않다. ‘각군 참모총장에게 군령권까지 줄 경우 과중한 부담을 주게 된다’, ‘합참의장에게 군정권까지 주면 문민통제 원칙에 반한다’는 등의 이유도 있지만, 해·공군 참모총장이 육군 출신 합참의장의 지휘 감독을 받게 될 경우 해·공군이 육군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이유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4일 한국국방연구원은 ‘국방개혁의 성공조건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자, 언론인, 학생, 안보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국회의원 보좌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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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똑같이 제1차 세계대전을 경험하고도, 그 경험을 전격전으로 발전시켰던 독일과 마지노선으로 상징되는 방어제일주의를 고집하다가 패전한 프랑스의 예를 들면서 “역사는 변화하지 않으면, 또 시대상황에 맞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이유로 다음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2015년 전시(戰時)작전지휘권 전환에 따라 우리 군의 합동작전 지휘체계를 강화시키고, 작전 중심의 단순한 지휘체계로 변화시켜야 한다
둘째, ‘818계획’ 이후 군정·군령이 이원화되어 왔던 폐해를 시정해야 한다. 군조직이 비대화되고, 기능이 중복되고, 결국 행정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셋째, 각군 본부와 작전사령부를 통합시킴으로써 비대화된 상부지휘구조를 슬림화시키고 군단 중심의 전술제대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김관진 장관은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포함한 국방개혁은 우리 군을 더욱 강화시키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군대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 것”이라면서 “국방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역설했다.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은 ‘307계획’이 나온 이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이 “국방개혁의 기본 목적은 북침을 위한 선제공격 작전 능력 강화”라고 비난해 온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이런 북한의 비난 태도는 국방개혁을 통해 한국군의 전쟁지도능력, 작전기획·계획 및 수행능력이 획기적으로 제고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군대로의 전환’ 등 한국군의 군사능력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북한측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규덕 실장은 “상부지휘구조에 대한 과열된 논의가 나머지 개혁 과제에 대한 논의의 활성화조차 제한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상부지휘구조 개편으로 절약되는 자원을 하부구조인 전투부대로 돌리는 것이 국방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따라 국방부와 합참은 서울에, 육·해·공군 본부는 충남 계룡대에 나뉘어 있는 상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방개혁안에서 ‘적극적 억제’ 전략을 표방하면서 특전사·도하부대 등이 현재의 위치보다 남쪽으로 옮겨 가는 것은 문제”라면서 “북이 위협을 느낄 수 있도록 공세적으로 부대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육군의 독식에 대한 해·공군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일본·인도네시아처럼 육·해·공군 출신이 윤번제로 합참의장을 맡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배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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