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이 지극히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고민을 담은 문구를 간판으로 단 페이스북 페이지엔 365만 명의 팔로어가 '좋아요'를 눌렀다. 이 페이지엔 전국의 맛집 사진, 독특한 음식을 만드는 동영상, 음식을 먹는 동영상, 유명 가수가 맛집을 찾아 떠나는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이는 푸드콘텐츠 기업을 표방하는 '그리드잇(Greedeat)'의 작품. 다양한 누리소통망(SNS) 채널을 통해 푸드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는 그리드잇은 한국관광공사,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제작한 '매니저 없이 떠나는 여행' 등이 창조관광대상에서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융합벨트](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5/05/20160505180230542_URH481AD.png)
▶ 온라인을 통해 푸드콘텐츠를 제공하는 ‘그리드잇’의 이문주 대표는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기업의 장점으로 사무실 임대비용 절감, 네트워크 구축, 투자자금 유치를 꼽는다.
소위 '잘나가는'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이 문화창조벤처단지(이하 벤처단지)에 입주한 가장 큰 이유는 2년(최대 4년)간 무상으로 제공되는 사무공간 때문이었다. 이문주 대표는 자금력이 달리는 스타트업에 이는 엄청난 혜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본 업무공간과 회의실은 물론 샤워실까지 갖춘 벤처단지는 무척 잘 꾸며져 있어요. 지난해 12월 이곳에 입주하기 전까지는 사무실 월세 부담도 크고 외부 미팅도 카페에 가서 하는 등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공간 문제를 해결한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죠. 여기서 임대료를 아낀 덕택에 얼마 전엔 홍대 근처에 제작 스튜디오도 마련했습니다."
벤처단지 92개 입주기업은 다른 기업들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을 구축할 수 있는 장점도 누린다. 그리드잇은 정보기술(IT)과 공공미술을 결합해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는 '앰허스트'와 협력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미 협력 사업을 진행한 바 있는 한국관광공사가 벤처단지 위층에 자리한 것도 그리드잇에는 예상치 않은 이득. 이 대표는 한식의 세계화에 관심이 높은 정부기관과 다양한 사업을 해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벤처단지에선 이 대표의 바람이 현실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드잇은 올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베이슨캐피털과 국내 투자사 SJ투자파트너스로부터 11억 원을 유치했고, 이 덕분에 정부가 투자확정금의 20%를 지원하는 투자 마중물 사업의 혜택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벤처단지에 입주해 회사가 언론 등 외부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홍보 효과는 물론 투자를 받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리드잇은 이를 발판으로 올해 글로벌 푸드미디어를 론칭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문화창조금융존 통해 사업화 적극 지원
92개 벤처단지 입주기업, 53억 투자 유치 쾌거
벤처단지 입주기업의 활약은 비단 그리드잇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바일 인증·결제 솔루션 개발기업인 '모비두'는 홍콩의 지메이코리아로부터 3억 원, '모던한'은 전통문화 소재의 디자인 상품으로 센트럴투자파트너스에서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5월부턴 크라우드펀딩을 론칭하는 기업들도 있다. 첫 주자로 동영상을 보는 도중 궁금한 점을 누리소통망에 올려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엠랩'과 수학융합형 가족 뮤지컬을 기획한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는 벤처단지 내 크라우드펀딩 지원기관인 오픈트레이드를 통해 각각 1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목표 아래 이달 중 크라우드펀딩에 나선다.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할 경우 올해에만 융합콘텐츠펀드 450억 원, 크라우드펀딩 마중물 펀드 100억 원 등 매칭펀드를 통한 자금 확보 기회를 얻게 된다.
이 같은 성과는 벤처단지가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입주기업의 사업화를 적극 지원한 덕분이다. 벤처단지는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문화창조금융존을 설치해 입주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벤처단지는 지난해 12월 개소 후 100일 만에 총 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신규 인력 53명을 충원했다. 3월 청년희망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한 콘텐츠 미니 잡페어를 통해 30여 명의 청년이 입주기업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벤처단지는 4월까지 추가 투자를 더 받아 53억 원의 유치 실적을 기록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융합벨트](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5/05/20160505180412102_SR9C3GBD.png)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융합벨트](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5/05/20160505180309563_BOH9H146.png)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융합벨트](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5/05/20160505180442100_FJI00I6N.png)
▶ (차례대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콘텐츠 기획 거점 문화창조융합센터, 사업화 거점 문화창조벤처단지, 인력 양성 거점 문화창조아카데미.
융·복합 문화 생태계 절반 이상 구축 완료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 가능한 환경 조성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에 자리한 벤처단지는 투자, 금융, 유통 등 입주기업의 고속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사업화' 구심점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문화콘텐츠와 기술을 결합한 융·복합 아이디어를 만들고(문화창조융합센터, 콘텐츠코리아랩), 제작과 사업화를 지원하고(벤처단지), 인력을 양성하고(문화창조아카데미), 소비자 대상 판매·시연공간(K-컬처밸리, K-익스피리언스, K-팝 아레나 공연장)을 제공하는 창작 생태계의 원스톱 지원 시스템이다. 2015년 2월에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출범한 이후 문화창조융합벨트의 6개 거점 중 기획과 사업화, 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세 곳이 올 3월 모두 완성됐다.
문화창조융합벨트 내 가장 먼저 출범(2015년 2월 11일)한 문화창조융합센터(서울 상암동 CJ E&M 건물 내)에는 지난해에만 3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목표인 1만4000여 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글로벌, 융·복합 기술, 금융·법률 등 전문 분야 특강이 30회 개최됐고 1000명과 공유했다. CJ E&M 나영석 PD 등 문화콘텐츠산업 최고의 전문가 70여 명은 120건의 멘토링에 참여해 크리에이터들과 융·복합 콘텐츠 35건을 기획했다. 올해에는 벤처단지 입주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25개의 킬러 콘텐츠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3월 벤처단지에 임시 개관한 문화창조아카데미에선 4 :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45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은 최고의 현장 전문가들의 지도를 통해 융·복합 문화콘텐츠산업의 핵심 인재를 배출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박칼린 킥 뮤지컬 아카데미 예술감독,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26명의 교수진이 기술과 예술의 융합강좌와 가상현실(VR), 로봇 등 7개의 현장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문화창조아카데미 융·복합 콘텐츠 어워드'를 개최해 우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2017년에는 미래디지털콘텐츠 과정, 공간디자인 과정 등을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융·복합 콘텐츠에 대한 막연한 인식을 개선하고 창작자가 기업인이 되기 힘든 국내 현실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었다"고 평했다. 이어 "문화창조융합벨트를 기반으로 지난해 99조6000억 원이었던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매출액을 올해 105조 원으로 끌어올리고 향후 5년간 일자리 5만3000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융합벨트](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5/05/20160505180520144_4R67DPTR.png)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