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파리클럽의 21번째 정회원국이 됐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파리클럽 60주년 기념식 및 한국의 가입 서명식’에 참석해 파리클럽 정회원국 가입 문서에 서명했다.
파리클럽은 국제 공적채무 재조정에 관한 핵심 논의체로, 채무국이 공적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는 구조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에 대한 재조정 논의를 하는 20개 선진 채권국들의 비공식 협의체다. 공적채무란 채권국 정부·공공기관이 제공하거나 보증·보험으로 지원한 채권으로, 채무국 정부·공공기관이 차입하거나 민간에 지급보증한 채무를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기존 선진국이 아닌 첫 번째 정회원국이다. 기재부는 "파리클럽 정회원국 가입은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국제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으로 인정받은 것을 의미한다"고밝혔다.
우리나라의 총 대외채권은 2015년 말 기준 7176억달러로 2008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수출채권 등 대외 공적채권도 불어나고 있어 신흥국의 디폴트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던 참이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3일 가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파리클럽에 정회원국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가입문서 서명은 그 후속조치로 추진된 것이다. 파리클럽은 국제기구가 아닌 비공식 협의체로 법적 지위는 없지만, 1956년 설립된 이후 채무 문제에 관한 구체적 규정과 원칙을 수립하고 있어 합의록에 서명한 참가국을 구속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6월 3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엘 리제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6월 3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엘 리제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7/01/20160701150548968_1TIAWCQN.jpg)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6월 3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엘 리제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IMF·세계은행 공조, 채무국 상세 정보 공유
대외 공적채권 회수 가능성도 높아져
파리클럽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위주의 정회원국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9개 국제기구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파리클럽의 특별참여국으로서 파리클럽이 초청하는 협상에만 참여할 수 있었고, 반대 권한은 없이 채무 재조정 협상 결과만 이행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정회원국 가입으로 채권을 보유한 모든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파리클럽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 우리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가 보유한 대외 공적채권의 회수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채무국에 대한 회원국별 투자 현황 등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 것도 이번 가입의 큰 수확이다. 이전까지는 월별로 개최되는 개괄검토회의에도 초청받은 세션에만 참여할 수 있었고,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일반적인 것에 그쳤다. 파리클럽은 IMF, WB 등과 긴밀히 공조해 채무국 경제 동향과 전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므로 채무국에 대한 민감한 정보 확보가 가능해진다.
기재부는 "채무 재조정은 한국이 공동의장인 G20 국제금융체제(IFA)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인 만큼 파리클럽 정회원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