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마당에 북과 태평소가 어우러진 국악 소리가 신명나게 울려 퍼졌다. 곧이어 국악 반주에 맞춰 비보잉팀 ‘일플로어’가 화려한 비보잉 동작을 선보였다. 국악 공연팀 ‘타무악장’의 반주에 맞춘 비보이들의 춤 동작에서 역동성과 젊은 열정이 느껴진다. 국악 반주가 절정에 이르자 비보이들은 태극기와 함께 ‘Creative Korea’라는 국가브랜드가 새겨진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국악 연주와 비보잉팀의 공연이 끝나자 외국인들과 내국인들이 웅성웅성 모여들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들과 내국인들은 손에 손을 잡고 큰 원을 그리며 강강술래를 하는 등 플래시몹을 펼치며 새로운 국가브랜드 탄생을 축하했다.
이날 진행된 비보잉 공연과 강강술래 플래시몹은 새로운 국가브랜드 발표를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행사였다. 광화문 일대에 크게 울려 퍼진 국악 연주의 아리랑과 열정 가득한 비보잉, 외국인과 내국인이 뒤섞인 강강술래 플래시몹은 ‘새로운 국가브랜드’의 탄생을 알리는 특별한 축제의 장이 됐다.
▶ 7월 3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역사마당에서 새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발표를 기념해 열린 비보잉팀의 축하무대.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참여한 강강술래 플래시몹 행사.
국가브랜드, ‘한국다움’ 찾기에서 출발
대한민국 핵심 가치로 슬로건·로고 도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7월 4일 새로운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를 발표했다. 앞으로 정부는 이 슬로건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 창의적인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가브랜드 사업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국민과 함께 국가브랜드를 만들어 이를 해외에 적극 알리기 위해 추진돼왔다.
정부는 국가브랜드 사업 추진을 위해 브랜드·광고 홍보 분야의 학계와 현장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국가브랜드개발추진단을 구성하고, 1년여에 걸쳐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국가브랜드개발추진단장은 장동련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가 맡았다. 우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DNA를 찾습니다. KOREA!’ 등 두 차례에 걸친 공모전을 통해 국민들의 아이디어와 작품을 모집하고, 해외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이미지 조사(해외문화홍보원 주관)’도 실시했다.
그 결과 3만999건의 공모 작품과 약 127만 건의 ‘한국다움’에 대한 낱말(키워드)을 수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로 창의(Creativity), 열정(Passion), 화합(Harmony) 세 가지가 도출됐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적인 작업을 거쳐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브랜드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최종 결정된 국가브랜드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가진 ‘Creative Korea’였다.
문체부는 "국가브랜드 슬로건인 ‘Creative Korea’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추구해나갈 미래 지향적 핵심 가치와 비전을 담고 있다"며 "한국인의 유전자(DNA)에 내재된 ‘창의’ 가치를 재발견해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브랜드 로고는 태극기를 모티프로 제작됐다. ‘CREATIVE’와 ‘KOREA’를 상하로 두고 건곤감리의 두개의 세로선을 양 끝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CREATIVE’와 ‘KOREA’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이미지와 단어 등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색상은 태극의 빨강과 파랑을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사용했다.
국가브랜드 슬로건 개발과 함께 한국을 홍보할 홍보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홍보 영상은 ‘대조적 매력(Exciting Contrast)’을 주제로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힘을 부각시켜 ‘Creative Korea’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이번 홍보 영상은 국가브랜드 사업에 뜻을 같이하는 예술가들과 유명 인사들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인기 한류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배우 송중기, 송혜교,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 피아니스트 조성진, 빅뱅(K-LIVE 홀로그램, YG엔터테인먼트), 서도호 작가 등 유명 인사들이 영상 제작을 도왔다.
▶ 7월 4일부터 한 달 동안 국가브랜드 홍보를 위해 서울 스퀘어 외벽에 미디어파사드 전시가 진행된다.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 위해 해외 홍보 강화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이미지 한 단계 향상
정부는 해외에 국가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다각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CNN, BBC 등 해외 매체를 통해 홍보 영상을 방영하는 한편, 수교 행사 및 주요 국제행사에서도 국가브랜드를 적극 홍보해나갈 계획이다. 이는 재외공관과 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코트라 및 아리랑TV 등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오는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을 비롯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행사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활용해 ‘Creative Korea’를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및 공공·민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융·복합 사업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Creative Korea’ 로고를 활용한 외벽 영상(미디어파사드) 전시도 7월 4일부터 한 달 동안 서울스퀘어 외벽에서 진행하며, 국가브랜드 홍보 광고물을 거리 현수막과 버스에 걸어 홍보 효과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지난해에 국민과 함께 ‘한국다움’ 찾기로 시작한 국가브랜드 사업이 새로운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로 결실이 만들어져 더욱 의미가 깊다"며 "새로운 국가브랜드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벌여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향상시키고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장동련 국가브랜드추진단장은 "국가브랜드 사업 추진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가치를 더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 개개인의 자긍심도 높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이 선진 경제권 서열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서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문화강국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 7월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외벽에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현수막이 붙어 있다.
문체부, "국가브랜드 표절의혹은 오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7월 6일 새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프랑스의 캠페인을 표절했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경우는 슬로건의 성격과 내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프랑스의 ‘Creative France’ 캠페인은 기술, 산업 등의 소재를 활용해 상품 수출 및 대외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캠페인인 데 반해, 우리나라의 ‘Creative Korea’는 역사적 자산, 문화 등을 소재로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국가브랜드로 그 위상과 적용 범위가 다르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양 국가의 국기에 적?청?백색이 포함돼 있어 이를 활용한 로고의 색상에 유사한 점이 있으나 Creative Korea의 경우 2015년부터 정부가 국가브랜드 사업을 진행해오면서 ‘대한민국의DNA를 찾습니다. KOREA!’, ‘태극 페이퍼’ 캠페인 등에서 지속적으로 태극의 빨강과 파랑을 사용해왔으며 이를 슬로건에 입혀 재해석했다.
특히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Creative France’ 캠페인 슬로건과 로고와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이미 사전에 전문가들의 검토를 진행한 바가 있고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세로선을 확장해 공간에 단어나 이미지를 넣는 데 반해, 프랑스의 경우 Creative 뒤에 단어를 바꾸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는 것. ‘Creative + 단어’의 조합은 영국에서도 사용한 ‘Great + 단어’와 같은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의 기술, 산업을 바탕으로 제시된 프랑스의 ‘Creative’와 달리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의견을 모은 대한민국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새로운 비전 가치로 ‘Creative’를 제시했다는 점도 차별화된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201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