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어온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생)가 본격적인 퇴직기로 돌입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불완전한 노후 준비로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세대인 동시에 고령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앞으로의 20~30년을 의미 있게 보낼 ‘일’이다. 그렇다면 퇴직자들에게 알맞은 일자리나 실패하지 않을 유망 창업 아이템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한국고용정보원은 이 같은 고민에 빠진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직업 탐색 가이드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베이비부머들이 도전하기에 적합한 직업 30개를 선정해 각직업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특정 분야 전문지식이나 경력이 있다면? ‘틈새 도전형’
은퇴자의 가장 큰 장점인 직장생활 경력과 풍부한 인생 경험, 이를 통해 구축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전할 수 있는 직종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경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을 수 있지만, 중·단기 교육과정을 통해 업무 지식을 쌓으면 재취업이나 창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해당하는 직업으로는 협동조합 운영자, 오픈마켓 판매자, 기술경영 컨설턴트, 창업보육 매니저, 귀농·귀촌 플래너, 흙집 건축가, 도시민박 운영자, 1인 출판기획자, 유품정리인 등이 있다.
![취업박람회 취업박람회](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4/15/20160415152604964_AM4XVIB0.jpg)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베이비부머를 위한 취업박람회를 찾은 사람들.
‘유품정리인’이 궁금해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곁에 어떤 인연도 남겨놓지 않은 채 삶을 마감하는 이들이 생겨남에 따라 등장한 직업군이다. 유품 정리 업무와 관련해 별도의 학과가 개설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회복지학과, 법학과를 졸업한 이들에게 유리하다. 특히 민법 공부를 해두면 도움이 된다. 친족상속법과 형법 중 횡령 관련한 법 개념 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과 관련한 법 내용도 꼼꼼히 파악해둬야 한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삶과 죽음, 행복에 대한 가치관을 자기 나름대로 세워두는 태도도 필요하다.
보람 있는 일을 찾고 싶다면? ‘사회공헌·취미형’
그동안 쌓은 경력과 경험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거나 취미 삼아 일할 수 있는 직업들이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정작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던 은퇴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직업이다.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원, 청년 창업 지원가, 인성교육 강사, 마을재생활동가, 도시농업활동가, 목공 기술자, 손글씨 작가, 숲해설가, 문화재해설사, 웃음치료사 등젊은 세대나 내가 사는 마을과 이웃을 위한 일, 자연과 벗할 수 있는 일 등 여생을 의미 있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이다. 다만, 안정적인수익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인성교육 강사’가 궁금해요!
학생, 성인, 교육자 등에게 인성교육을 강의하고 지도하는 일을 한다. 학생은 초·중·고생은 물론 대학생을 포함하며, 성인은 기업 퇴직자와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각종 민간자격증(인성지도사, 인성교육지도사, 인성계발지도사, 인성교육 실천지도사 등)을 취득한 뒤 협회 소속 또는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한다. 2016년부터는 중·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교육이 시행되기 때문에 향후 강의활동을 할 기회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유망 직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미래 준비형’
아직 국내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지만 미래 일자리 수요가 있을 거라고 예측되는 직업들로, 법·제도의 정비 등 활성화 방안을 통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업들에 해당한다. 생활코치(라이프코치), 노년플래너, 전직 지원 전문가, 이혼상담사, 산림치유지도사, 기업재난관리자, 주택임대관리사, 3D프린팅 운영 전문가 등이 속한다.
‘이혼상담사’가 궁금해요!
바람직하지 않은 이혼을 예방하기도 하고, 마지막 결정으로 이혼을 할 경우 좀 더 현명하게 이혼하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직업이다. 관련 민간자격으로 이혼플래너협회에서 발급하는 이혼플래너 자격증이 있다. 신직업 특화훈련과정이 강남대에서 10개월 과정으로 진행 중이고, 관련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교육을 실시해 창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혼자는 모두 잠재고객이 되고 한 해 협의이혼 건수가 10만 건이 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직업적 전망은 밝다.
![직업리스트 직업리스트](http://www.korea.kr/goNewsRes/attaches/editor/2016.04/15/20160415152703110_532CWIIZ.jpg)
한국고용정보원 이랑 전임연구원은 "재취업도 창업도 그 방법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은 인생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베이비붐 세대나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이나 창업 지원이 활발하니, 이러한 정책과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열쇠가 된다"고 덧붙였다.
〈인생 2막, 새로운 도전〉은 워크넷 누리집(www.work.go.kr) 직업진로 자료실이나 한국고용정보원 누리집(www.keis.or.kr)에서 pdf 파일을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전국 고용센터 및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공공도서관 등에는 이달 말 배포될 예정이다.
글 · 두경아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