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한국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경제적 부담 및 소득 양극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10명 중 7명은 ‘팍스(PACS)제도’로 불리는 프랑스의 결혼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국내 저출산 문제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만 18세 이상 79세 이하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1월 27일 발표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드러난 결혼과 자녀 현황 및 계획, 저출산 정책, 저출산 인식개선 방안 등에 대한 여론을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95.5%(매우 84.9%+조금 10.6%)는 한국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경제적 부담 및 소득 양극화(40%)’와 더불어 ‘자녀 양육·교육에 대한 부담감(26.9%)’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응답자의 81%는 ‘결혼제도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면서 ‘프랑스의 팍스제도가 저출산 문제 극복에 도움이 될 것(76.8%)’이라고 했다. 팍스제도는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커플도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반면 ‘이민정책’을 저출산 해결방안으로 채택하는 데에는 39.4%만 동의해 인식 차이를 보였다.
자녀 계획에 대한 질문에서는 만 49세 이하 응답자의 49%가 ‘향후 자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아이 양육 및 교육 부담’이 24.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경제적 불안정’이 22.3%, ‘자녀를 출산할 나이가 지나서’가 18.4%로 뒤를 이었다. 저출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대상으로는 ‘결혼하지 않은 청년 세대(35.9%)’를 꼽았다. 또 가장 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저출산 방안으로는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일·육아 병행제도 확대(25.3%)’를 꼽았다.
정부의 ‘저출산 5대 핵심 분야와 주요정책’ 중에서는 ‘양육비용 부담 경감(33.9%)’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정부는 ▲촘촘하고 질 높은 돌봄과 교육 ▲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의 시간을 ▲가족친화적인 주거서비스 ▲건강한 아이, 행복한 부모 등을 저출산 5대 핵심 분야로 꼽고 세부 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을 시행하는 어린이집을 확대하는 동시에 육아기 단축 근무를 활성화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신혼부부 주거공급 확대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을 더는 한편 부모급여 지급, 소아의료체계 확립 등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뒷받침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디어가 저출산에 영향이 크게 미친다는 반응도 나왔다. 응답자의 80.9%는 ‘미디어가 결혼, 출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동의했다.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유형으로는 ‘TV 및 라디오 등 대중매체 광고(25.3%)’,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22.5%)’, ‘드라마 및 예능 등 프로그램(22.2%)’ 순으로 꼽았다. 한편 ‘노키즈존’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58.2%(매우 찬성함 15.9%+약간 찬성함 42.3%)로 반대 41.8%(매우 반대함 18.1%+약간 반대함 23.7%)보다 16.4%포인트 높았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저출산 국민의 인식조사를 통해 일·가정 양립 및 미디어를 통한 결혼·출산 인식 제고의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조사결과를 참고해 향후 일·가정 양립 및 저출산 인식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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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