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무렵 불렀던 노래,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노래’는 해마다 ‘어린이날’이 오면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4분의 2박자 바장조의 행진곡풍 동요. 이제 이 노래는 지금의 어린이는 물론 예전에 어린이였던 어른들 모두의 애창곡이 되었다. 1922년 소파 방정환(方定煥) 선생의 지도 아래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어린이날’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어린이날’이 오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여러 공원이나 놀이터를 찾았다. 1973년 들어 비로소 어린이대공원이 개장되니 ‘어린이날’ 축제의 놀라운 전환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린이대공원(현재 서울시설공단이 운영)의 개장을 알리는 광고 ‘축 개장’ 편(경향신문 1973년 5월 5일)을 보자. 이 광고는 대림산업을 비롯한 26개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집행한 것이다. 헤드라인에서는 “축 어린이대공원 개장”이라며 어린이대공원이 개장했다는 사실을 특별한 설명 없이 단순 고지했다. 그렇지만 서브 헤드라인에서는 “세계 최대의 어린이 전용 공원을 개장케 한 우리의 지혜!”라며 ‘세계 최대’라는 사실을 강조해 내세웠다. 당시에 정말로 세계 최대였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린이대공원의 규모를 강조하기에는 충분한 메시지였다.
이 광고에서는 11개의 사진 컷으로 구성한 비주얼이 카피보다 더 인상적이다. 분수대, 벤취(의자), 괴목놀이는 지면의 왼쪽에 배치하고 미끄럼대, 음수대, 등책은 오른쪽에 배치했다. 광고의 중앙 부분에는 네가지 주요 시설의 사진을 모아 원 모양으로 트리밍해 보여주고, 아래쪽에는 어린이대공원의 배치도를 제시했다. 이 배치도는 요즘의 어린이대공원 구조와 거의 일치한다. 어린이들은 이 사진들을 하나씩 보면서 놀이기구를 타는 장면을 상상했으리라. 360도 방향의 모든 경치를 담아내는 파노라마 카메라처럼 머리 속으로는 신나게 노는 꿈을 찍었으리라. 제51회 ‘어린이날’에 맞춰 개장한 어린이대공원은 원래 서울컨트리클럽의 골프장 부지였고 그 이전에는 순종의 비인 순명황후 민 씨의 능터인 유강원(裕康園) 자리였다. 그 후 낡은 시설을 교체하는 단계적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2009년 5월 5일 재탄생한 이후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다양한 놀이공간과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동물 체험, 대공원 속 북카페, 숲 체험, 텃밭 체험 같은 12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번 ‘어린이날’도 우리나라 모든 어린이들이 신나게 노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은 많이 놀아야 한다. 어린이는 놀면서 생각이 자란다. 그런데도 요즘 어린이들은 학원이니 뭐니 해서 공부만 하고 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방정환 선생은 “내 아들 내 딸이라고 자기 물건같이 여기지 말고 자기보다 한결 더 새로운 시대의 새 인물인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부모들이여, 자신보다 더 새로운 인물이 자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식을 여기저기 학원으로만 내몰지 말자. 동화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은 이렇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지만 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부모들이여,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녀와 함께 유년의 뜰을 싱그럽게 거닐어보자.
글·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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