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20년간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한 아주머니가 찾아오셨어요. 너무 안쓰럽고,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폭행 사건을 한가지 밖에 기억하지 못하시더라고요. 4~5가지만 기억하셔도 폭행 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충북 청주의료원의 지복선 경장은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매일 아침 신문에는 성폭행이나 가정폭력에 대한 기사들이 끊임없이 실린다. 이는 피해자가 신고를 했기에 드러난 것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혼자서 아파하는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혹시라도 누가 알게 될까봐, 또는 이것저것 치러야 하는 수사 과정이 복잡해서 아예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대부분 담당 수사관들이 남자라는 것도 신고를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정부와 경찰, 병원이 손을 잡았다.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학교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의료 수사 법률 등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곳, 여성·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가 전국 7개 지역에 설치됐다.
지난해 12월 22일 부산(부산의료원)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인천(인천의료원), 울산(동강병원), 강원(강원대학교병원), 전북(전북대학교병원), 경북(안동의료원), 충북(청주의료원)센터 등이 개소식을 마쳤고, 올해 상반기까지 6개 지역에 설치할 예정이다.
[B]치료비, 1인당 300만 원 무료 지원[/B]
지난 2월 8일 개소한 충북센터는 경찰 3명, 상담원 3명, 간호사 1명이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하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있었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직접 경찰서와 병원을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그 과정도 복잡하지만, 문제는 비용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두 한 번에 해결되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또하나의 걱정을 주는 일은 없죠.”
충북센터의 진순희 팀장은 원스톱 센터에 대해 가장 큰 역할로 바로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을 들었다.
보통 병원 치료비도 만만치 않지만, 수사를 하기 위해 진단서를 떼는 것조차도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가뜩이나 힘든 상태에서 또 한번 경제적인 부담을 느껴야 했다. 이에 원스톱 지원센터는 1인당 300만 원의 치료비가 무료로 지원되기 때문에 마음 편히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상담-의료-수사-법률까지 한 곳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센터를 방문하면 우선적으로 사건 파악과 마음의 안정을 위해 상담원과 대화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상담원은 피해자가 단지 상담과 치료만을 원하는지, 아니면 수사까지 원하는지를 재빨리 파악해 움직인다. 상담이 끝나면 의료 처치가 시작된다.
성폭행의 경우 재빠른 증거 채취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즉시 판독이 가능한 최첨단 정밀 촬영 장비가 설치돼 있다. 증거 확보가 끝나면 협력 병원에서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게 된다. 가해자의 법적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의 경우 수사 과정으로 넘어가는데 보통 하루면 모든 절차가 끝이 난다.
[B]피해자의 마음으로 상처 보듬어 [/B]
그동안 피해자들이 선뜻 신고를 하지 못했던 것은 수사관들의 위압적인 태도도 한 몫을 했다. 일반 수사관들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사건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도 단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센터에서는 모든 것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한결 부드럽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의료진 역시 마찬가지. 일반 병원에 있을 때는 우선 환자의 외상 치료가 우선적이었다. 상처 부위를 빠르고,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센터를 찾는 피해 환자들에게는 보다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 수사를 원하는 경우에는 증거 채취가 우선이기 때문에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김지현 간호사는 “찾아오시는 피해자 모두가 외상보다는 마음의 상처가 깊어요. 그래서 그들의 상처를 더 빨리 아물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죠” 라며 “진심으로 환자와 많은 대화를 하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말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0억 원에 이어 올해는 21억 원의 예산 지원과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법률 구조비 지원과 상담을 책임지게 된다. 또한 센터 설치 병원들은 지방 공사 의료원 또는 대학병원 등의 종합 병원급으로 20평 이상의 센터 설치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의료 부문을 담당한다.
하지만 아직 첫 시행단계이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인력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부분. 현재 각 센터들은 여성경찰관과 상담원, 간호사가 3교대로 24시간 운영하고 있는데, 시간대별로 각 분야에 1명씩 근무를 하기 때문에 결국 혼자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일부 센터는 의료진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 새벽에는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충분한 인력 지원이 된다면 많은 이들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IGHT]김정아 기자[/RIGHT]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