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리뷰
519호
아프리카 난민들이 사진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걸 보고 ‘만약 우리 국민이 난민이 되어 타국에서 사진으로 목소리를 낸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심정,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애달픔, 타국에서 불안한 삶. 과연 이 속에서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이 기사를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김지하 씨 본인이 그러했듯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은 아프리카 난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인내심을 갖게 된다는 다짐, 머지않아 다시 달릴 것이라는 희망, 성공의 열쇠라는 바람.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좋은 프로젝트가 아프리카 난민을 비롯해 많은 소외계층에 확대되길 바란다.
김정선 서울 노원구 중계동
518호
바쁘다는 핑계로 나라 돌아가는 사정을 모르고 있었네요. 문재인정부가 2017년 출범 이후 신남방, 신북방 국가 시장개척을 위해 발로 뛰는 세일즈 외교를 펼쳤는데 특히 기업들의 관련 시장 진출을 도와 해외 일자리 창출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니 놀랍습니다. 커버스토리로 나온 이슬람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할랄 인증 재료를 활용해 K-푸드를 만드는 모습! 보기만 해도 정말 흐뭇합니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펼쳐나가는 모습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정이 팍팍 생기는 것 같아요. 희망이 아주 많이많이 보이기 때문이죠.
이지원 강원 원주시 원문로
사진 공감
500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초록 왕버들과 보라 물결 맥문동이 만나 장관을 이루는 성주 성밖숲을 아시나요? 보랏빛 맥문동과 왕버들 그리고 300~500년의 무게를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어 지지대의 도움이 절실한 듯합니다. 때마침 이곳에 강수지 씨의 노래 ‘보랏빛 향기’를 떠올리는 모델님이 지나가 동화 속 풍경이 되었어요.
유향미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무척 더운 여름날 청계천에서 어린 딸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중국인에게 사진 한 장을 청했더니, 내켜 하지 않는 딸까지 설득하며 흔쾌히 포즈를 취해줍니다. 집에 와서 보니 당시 두 사람의 기분 상태가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네요. 스스럼없는 아빠와 즐겁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중 느닷없이 들이닥친 카메라가 낯선 소녀… 고맙고 미안합니다.
남궁자영 서울 용산구 이촌동
독후 공감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황선우, 위즈덤하우스, 2019
이 책은 10년간 독거 생활에 외로움이 파고들 무렵, 함께 살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놀랍게도 이들은 SNS에서 6년간 ‘리스펙트’하는 사이로 지내다 서로 잘 맞아서 살게 된 경우다. 각 에피소드는 1인칭 시점에서 시간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또한 두 동거인이 번갈아가며 ‘희로애락이 담긴 일상’을 담았기 때문에 각자의 시선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 즐거움과 좋은 자극을 주기도 하지만 살아온 인생이 달라서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한다.
한때 나는 집에서 벗어나고는 싶고, 혼자 살기엔 무서워서 친구와 독립을 생각했다. 그러나 서로 달라서 생길 수밖에 없는 ‘싸움’에 지레 겁먹어 포기했다. 그러나 두 작가는 서로의 배려로 생활습관과 가치관에서 오는 간극을 잘 메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 생각과는 달리, 그 배려의 시작은 ‘싸움’이었다. 작가는 싸움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삽을 들고 감정의 물길을 판 다음 잘 흘려보내기 위한 싸움이다. …서로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준다. …전혀 싸우지 않을 때의 허약한 평화보다 훨씬 건강함을 나는 안다.” 돌이켜보면 불쾌감을 주는 타인의 반복된 행동에 혼자 끙끙 앓다, 한계에 도달하면 상대방과 멀어지는 길을 택했던 듯하다. 이 구절을 읽으며 관계에서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받아들이고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에 용기를 얻었다.
또 작가는 타인을 외국에 빗대며 토털 엔터테인먼트(total entertainment)라고 표현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온도·습도의 기후대와 문화를 품은 다른 나라 같아서,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외국을 여행하는 것처럼 흥미로운 경험을 준다.’ 타인은 이처럼 단순한 일상에 예기치 못한 일을 만들거나, 혼자라면 하지 않을 일로 흥미를 북돋우기도 한다. 나는 멀미가 심해 배와 상극이라 뱃놀이를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정신 차려보니 친구의 꾐에 넘어가 배 위에서 그물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타인이 아니었으면 못할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이렇게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참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이 책은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은 듯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두 작가는 일관되게 ‘함께 노력해야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외친다. 이런 기반이 단단한 이들의 이야기는 스스로를 성찰하게도 한다. ‘혹시 내 삶에 갇혀 내 의견만 내세우지는 않았을까?’ ‘타인에게 배려다운 배려를 했을까?’ 동시에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며 타인으로 인해 지친 날보다 행복한 추억들이 떠올라 힘을 얻기도 했다. 이 책은 관계에 지쳐 너덜너덜해진 당신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줄 것이다.
하아름 AHRA 제주 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곽기자의 사진클리닉
Q 테마가 뭔가요?
A (지난주에 이어서 계속) 본인이 뭘 찍는지 모르겠다고요? 그럼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꽃을 찍고 있다고 합시다. 꽃을 찍으면서도 뭘 찍는지 모른다면 그것은 본인이 선택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찍자고 하니까 따라간 것입니다. 일출이든 별의 궤적이든 단풍이든 다른 사람들이 가자고 해 따라갈 순 있고 그게 본인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그 사진들을 찍고 있다면 그 순간에는 본인이 뭘 하는지, 왜 하는지 스스로 설명이 돼야 합니다. 설명이 안 된다면 그걸 찍는 자체가 틀렸습니다. 다른 테마를 찾아야 합니다. (다음 주에 계속)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꾸며지는 곳입니다. 보여주고 싶은 순간은 ‘사진 공감’에, 읽은 책에서 느낀 감동을 나누고 싶은 글은 ‘독후 공감’에, 조언을 듣고 싶은 사진은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에 실립니다.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도 되고 사진마을 참여마당(http://photovil.hani.co.kr/participation)에 올려도 됩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에 선정된 분께는 기프티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상품권 발송을 위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같이 보내주십시오.
<위클리 공감>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난 소감, 제안 등 다양한 의견을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7월 17일까지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주십시오. 다음 호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선정된 분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우편을 통해 아래 주소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6 한겨레신문사 6층 매거진랩부 <위클리 공감>편집부 앞(우 0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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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