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시작되면, 매번 범인이 달라지는 연극이 있다. 올해 세 번째 무대를 올리는 뮤지컬은 앞으로 두 주 동안 커튼콜 때 자유롭게 배우들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가출 청소년의 현실을 담은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의 꿈을 응원하는 소설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관객과 함께 찾아가는 범인의 정체
연극 | 쉬어매드니스
어떤 관객과 만나느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연극이 있다. ‘쉬어매드니스’다. 110분 동안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찾아가는 이 연극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과 함께 범인을 찾아 나선다. 사건의 피해자는 미용실 위층에 살고 있으며 왕년에 잘나갔던 유명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다. 손님으로 가장해 잠복해 있던 형사들은 미용실에 함께 있는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관객은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용의자의 행적을 쫓는다. 각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끼워 맞춰보며 범인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기간 7월 31일까지
장소 대학로 콘텐츠박스
문의 02-747-2232
타인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뮤지컬|프랑켄슈타인
올해로 세 번째 공연인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다. 신의 영역을 넘보며 직접 생명을 창조하려 했던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로,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왕용범 감독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이번에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철학과 과학·의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지닌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는 류정한·전동석·민우혁이 캐스팅됐다. 특히 류정한은 2014년 초연에도 같은 역을 맡았으며, 전동석은 두 번째 공연에서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갖춘 빅터를 연기했다. 강한 소신을 지닌 군인 앙리 뒤프레 역과 빅터의 피조물인 괴물 역에 박은태·한지상·카이 등이 캐스팅됐으며, 특히 박은태는 이번 공연으로 세 번째 연속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빅터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약혼자 줄리아 역으로 안시하와 이지혜가 출연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영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순수 국내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일본의 제작사 토호 프로덕션과 라이언스 계약을 체결해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일본 라이선스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번 7월 10일부터 22일까지 2주 동안은 관객들이 자유롭게 커튼콜을 촬영할 수 있는 ‘커튼콜 위크’를 진행한다.
기간 8월 26일까지
장소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문의 1544-1591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영화|박화영
열여덟 박화영의 집에는 아이들이 모인다. 매일 라면을 먹고 살면서 동갑인 화영을 ‘엄마’라고 부른다. 가출 소녀와 소년 사이에도 권력이 있고 관계가 있다. 인간은 어떤 집단에 속하는 순간 관계라는 것을 형성한다. 필연이다. 가족이든, 친구든, 이성이든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계를 맺는 일은 호흡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사회 구성원은 그 관계를 유지하고 연장해나가는 저마다의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누군가에게는 쉽지만 어떤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박화영’은 배우이자 감독인 이환이 명필름 영화학교 2기 졸업 작품으로 만든 영화다. 기형적인 관계 안에서 극단의 사투를 벌이며 생존해나가는 열여덟 소녀 박화영의 눈과 마음을 통해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갈등하고 고민에 빠지는 바로 이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개봉일 7월 19일
슈퍼파워 히어로 가족의 컴백
영화│인크레더블 2
슈퍼히어로에게도 ‘경력단절기’는 찾아온다. 슈퍼맘 헬렌은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고, 아빠 밥은 슈퍼히어로가 불법화되자 새로운 일터를 찾아야 한다. 밥은 인크레더블한 능력으로 아이 셋을 돌본다. ‘세상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사춘기 딸과 초등학교 아들과 젖먹이 막내를 돌보는 건’ 인크레더블한 일이다. ‘인크레더블’은 2004년 개봉해 전 세계 많은 관객을 불러들였고,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픽사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다. 14년 만에 만들어진 2편은 픽사의 스무 번째 작품이다. 연출은 전편에 이어 브래드 버드 감독이 맡았다. ‘쿠키 영상’은 없지만, 시작 전 공개된 ‘빠오’ 영상이 인크레더블하다는 후문이다.
개봉일 7월 18일
소설은 어떻게 쓰이는가
책|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등을 쓴 소설가 정유정의 소설은 어떻게 쓰였을까. 작가 정유정이 소설 쓰기에 관한 ‘영업비밀’을 털어놓았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와 소설가 정유정의 인터뷰집이다. 정유정은 간호사 시절 대부분을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몸은 20대지만 마음은 50대 같은 애늙은이가 됐다고 한다. 인간의 생사고락을 수도 없이 요약편으로 겪는 그곳에서 인간을 이 지구상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로 보게 됐다. 정유정은 말한다. 작가에게 세계관은 작품의 거의 전부라고. 이때 정유정이 말하는 세계관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세계관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입장이다.
저자 지승호, 정유정(은행나무)
10대, 직업과 진로의 멘토를 만나다
책|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
안정적인 길을 가지 않으면 실패자가 되는 걸까? 아이들에게 그에 대한 답을 찾아주고자 교사인 저자는 자신만의 길을 당당하게 걷고 있는 직업인들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성공했다’는 맺음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실행 중인 현실 멘토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이 소설에 담았다. 입시가 최우선인 기숙학교에서 얼떨결에 탈출하게 된 네 명의 아이들은 대책 없이 길을 헤맨다. 그러던 중 길에서 마주한 다섯 명의 독특한 어른들에게서 뜻밖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현실 멘토들의 이야기를 통해 네 아이들은 비로소 ‘나’를 찾고 ‘꿈’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저자 김은재(사계절)
유슬기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