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기 위한 숨은 노력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한국에 대한 잘못된 오류 발굴 148건, 시정 완료 21건, 시정 진행 115건, 한국 홍보 활동 8건(9월 30일 상반기 활동 성과 기준)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오류 시정 활동은 3기 '오류 시정 글로벌 모니터단' 덕분이다.
'오류 시정 글로벌 모니터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대한민국을 바르게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이미지를 바로잡고, 진정한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오류 시정 글로벌 모니터단'은 지난 2013년에 처음 1기 모니터단이 활동한 이래 2014년 2기 모니터단이 활동했고, 올해는 3기 모니터단이 활동을 해왔다. 3기 모니터단은 7월 7일 발대식을 갖고 12월 31일 활동을 종료한다. 26명(한국인 25명, 외국인 1명)으로 구성된 3기 모니터단은 세계 11개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활용 가능한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폴란드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 모두 10개다. 이들은 세계 각국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할 때마다 오류를 시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기 모니터단은 지난 6개월간 '동해·독도', '역사', '국가정보' 등과 관련된 오류를 주로 시정해왔다. '동해·독도'와 관련해서는 세 가지 오류를 시정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매체인 선헤럴드(Sun Herald)와 미국 엔터테인먼트 관련 누리집인 리드타임(Lid Time)에서 '독도'가 아니라 '다케시마'라고 단독 표기한 페이지를 삭제했고, 미국 국제 입양기관 딜런 인터내셔널(Dillon International) 누리집 한국 소개 페이지에서 '일본해'로 단독 표기돼 있는 부분을 '동해·일본해'로 표기할 수 있게 시정했다. 또 미국 노스웨스턴대·UC버클리대 동문회 여행상품 누리집에서도 '동해·일본해'를 함께 표기하도록 시정 조치했다.
모니터단, 오류 발굴 148건
시정 완료 21건, 시정 진행 115건, 홍보 8건
'역사'와 관련 대표적 사례로는 여행정보 누리집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서는 일제강점기 관련 한국 정보의 오류를 잡아내 1920년대 한국의 소비주의를 소개하는 페이지를 삭제했다. 뉴질랜드 역사 관련 누리집인 뉴질랜드 히스토리(New Zealand History)에서는 중국이 1000년 동안 한반도를 좌지우지했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국가정보'와 관련해서는 영국 블로그인 그레이트 빅 스케어리 월드(Great Big Scary World)에서 한국 흡연 관련(법률 개정) 정보를 업데이트했으며, 미국의 데이터 전문 누리집인 파인드 더 데이터(Find the Data)에서는 대한민국 수도를 '평양'에서 '서울'로, 투표 가능 나이를 '17세'에서 '19세'로 수정했다.
이 밖에 '국내 기관'에 대한 오류도 시정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인도네시아어·독일어 누리집에서 오탈자 및 정보 오류를 시정했고, 한국문화원 주인도네시아·주필리핀 누리집에서는 오탈자 및 정보 오류를 시정했다.
이번 3기 모니터단이 12월말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게 되면, 2016년에는 4기 모니터단을 모집한다. 4기 모니터단의 모집기간은 12월 14일부터 31일까지며, 지원서는 taeyoung0316@korea.kr로 송부하면 된다. 4기 모니터단의 활동기간은 2016년 1월 6일부터 6월 30일까지 6개월이며, 자세한 사항은 해외문화홍보원 누리집(www.kocis.go.kr)을 참조하면 된다.
해외문화홍보원 외신협력과 오류 시정 글로벌 모니터단 김태영 주무관은 "오류 시정 글로벌 모니터 단원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고, 일상 속에서 발견한 오류를 바르게 고치는 등 대한민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집 예정인 4기 모니터단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어 선생님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3기 글로벌 모니터단 강정미 씨
"해외에서 한국어교사로
활동하는 꿈 키웁니다"
3기 모니터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정미(25·서울 마포구) 씨가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였다. "다문화가정에서 학습능력이 부족하고 가난이 대물림되는 이유가 다문화가정 부모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국어 교육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연세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과 한국어교육을 전공한 강 씨는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어를 알리고 외국 문화를 익히는 것이 즐거워 국경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13년에는 5개월 동안 외국인을 위한 무료 전화통역 서비스 NGO 단체인 'BBB KOREA'에서 NGO 홍보 활동을 벌였고 외국인과 탈북 학생이 함께하는 문화 프로그램 '글로벌데이'를 기획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연세대 희망원정대 해외봉사팀 단원으로 일주일간 베트남 하노이 보육원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했다. 이후 2015년 3월부터 현재까지는 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에서 매주 일요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강의를 하고 있다.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면서 강 씨는 종종 한국 혹은 한글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당황하곤 했다. "한번은 중국인 학생이 시장에서 산, 한글이 적혀 있는 중국산 화장품을 건네며 한국어 뜻을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 이름은 '가죽 크림 분위기'였어요. 일반 '스킨 크림'을 잘못 번역한 거죠. 이후에도 몇 번 비슷한 사례를 접했는데, 그때마다 한글 표기 오류가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됐습니다."
그러던 중 강 씨는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다양한 한국의 모습을 알리는 '제3기 오류 시정 글로벌 모니터단'의 광고를 접하게 됐다. 강 씨는 이를 보고 한국과 한국어를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니터단에 지원했다.
강 씨가 지난 6개월 모니터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오류 수정작업을 해온 성과는 오류 발굴 20건, 오류 시정 8건, 시정 약속 3건이다. 특히 강 씨는 '소나무'의 한국어 이름 찾기 프로젝트를 제안해 모니터단 전체가 활동을 공유하는 성과도 냈다. 소나무는 한반도가 분포의 중심인데, 서양인들에게 일본의 소나무가 먼저 알려진 탓에 영어 이름이 '재패니즈 레드 파인(Japanese red pine)'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 이에 강 씨는 소나무의 영문명을 '코리안 레드 파인(Korean red pine)'으로 수정 제안했고, 모니터단 전체가 우리 식물의 주권을 바로잡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모니터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를 외국인의 관점에서 다른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씩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가면서 보람도 느꼈고요. 모니터단 활동이 끝나도 한국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면 언제든지 시정 요청을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한국을 더욱 잘 알리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서 알려줄 생각입니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