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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내관광 열쇳말은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불안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기대감, 그 사이를 뜻하는 ‘비트윈’(B·E·T·W·E·E·N) 으로 요약할 수 있다. B·E·T·W·E·E·N은 각각 균열(Break), 위로(Encourage), 연결(Tie), 어디든(Wherever), 강화(Enhance), 기대(Expect), 주목(Note)을 의미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13일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최근 3년 동안의 누리소통망(SNS)과 이동통신·신용카드의 거대자료(빅데이터)를 분석해 ‘2021년 국내관광 흐름’을 이같이 전망했다. 이번 분석은 누리소통망 거대자료를 활용한 여행 심리변화 분석과 이동통신사(통신-KT, 교통-SKT·T맵) 거대자료를 활용한 관광 이동유형 분석, 신용카드(BC카드) 거대자료를 활용한 관광 소비유형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는 ‘치유형 여행’, ‘근교 중심의 단기여행’,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소도시 위주의 여행’, ‘단체 여행보다는 소수의 친밀한 사람들과 여행’ 등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reakr·균열_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산업 변동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가 등장한 이후 여행정보 공유와 여행콘텐츠를 소개하는 움직임이 감소하는 등 기존 여행산업이 중대한 변화 속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튜브 콘텐츠의 여행 관련 핵심어를 분석한 결과 전체 여행 관련 핵심어 중 해외여행과 여행정보 공유 관련 핵심어 점유율은 2020년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그러나 국내 관광지 소개 관련 핵심어 점유율은 6% 증가했고 온라인 여행, 한 달 살기 등 새로운 형태의 여행에 대한 언급이 증가했다. 이에 2021년은 새로운 관광유형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ncourage·위로_ 일상 속 소소한 치유 여행
많은 이들의 심신이 지쳐있는 최근 ‘치유’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목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위해 떠나는 소소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제목과 설명글의 여행 관련 전체 핵심어 중 치유나 일상여행 주제의 단어 비중이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 비대면 및 치유와 관련된 야영(캠핑)에 대한 언급량 역시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는 동시에 위생·안전을 고려한 여행 형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Tie·연결_ 더욱 끈끈해진 인근 지역과 연결망
숙박을 포함한 장기여행보다 유명 카페 방문, 쇼핑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여행이 인기를 얻음에 따라 인접 지역으로 이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거대자료 중 관광유입 인구자료를 활용해 지역 간의 이동 흐름을 분석한 결과, 광역시·도가 달라도 거리상으로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이 증가해 이들이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만들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특히 2020년에는 다른 장거리 지역으로 여행이 위축되면서 관광권역 내 근교 이동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수도권으로 집중되던 권역 간 이동이 전국 권역 내로 분산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Wherever·어디든 관광지_ 내가 있는 곳이 여행명소
국내 다양한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관광객들 사이에 새로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여행 관련 유튜브 영상 제목과 설명글의 핵심어를 분석한 결과, 기존 수도권 중심의 유명 관광지보다 붐비지 않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국내 섬 지역, 지방 소도시 등 색다른 여행지에 대한 언급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숙박업 신용카드 사용액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수도권, 제주도 등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일부 소도시에서 전년 대비 숙박 관련 소비가 증가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내 어디든지 관광지로 인식될 수 있으며 다양한 관광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nhance·강화_ 친밀한 사람들과 즐기는 여행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과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유대감이 강한 동반자와 함께 하는 여행이 선호되고 있다. 여행 동반자는 주로 가족·연인·친구 등이며 유튜브 여행콘텐츠 소개 관련 댓글을 분석한 결과, 동반자와 관련해 친구, 영유아, 가족, 반려동물 등에 대한 연관 단어 수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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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ct·기대_ 코로나19에도 여전한 여행 갈망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실제 여행을 즐기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여행에 대한 갈증이 잠재적 수요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에 게재된 온라인 여행, 대리만족, 방구석 여행 등과 관련된 영상 수와 해당 영상의 평균 ‘좋아요’ 수를 측정한 결과 해당 핵심어 언급량은 전년 대비 21%, 평균 ‘좋아요’ 수는 57%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에 자유롭게 여행했던 때를 생생히 추억하기를 바라고 있는 국민들이 여행에 대한 잠재적인 욕구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또한 여행에 대한 언급량 중 관광산업 동향에 대한 핵심어 점유율이 2020년에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언제든지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수요가 존재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Note·주목_ 변화 속 눈길끄는 새로운 여행
급작스러운 사회 변화 속에서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여행의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증가해 업무공간의 제약이 사라짐에 따라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등 일상과 색다름을 함께 할 수 있는 여행 유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여행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무착륙 여행’ 등 대체 상품이 기획되고 있다. 또한 유튜브,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 2020년 4분기 ‘한 달 살기’, ‘호텔재택’, ‘무착륙 여행’ 관련 핵심어 언급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40% 급증해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앞으로 특정 장소로 공간을 이동해 단기간 머물다 오는 관광유형과 더불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여행 유형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체부 정책담당자는 “다른 종류의 거대자료를 활용해 종합적인 시각에서 진행한 이번 분석은 코로나19가 여행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관광 내수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