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끝으로 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한 7박 10일간의 순방을 마치고 11월 23일(이하 현지시간) 귀국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11월 14~1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11월 18~19일), 그리고 쿠알라룸푸르에서 이틀간(11월 21~22일) 열린 아세안 관련 3개 정상회의(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 한·아세안)에 참석해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중소기업, 서비스산업, 에너지신산업 등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해 공감을 얻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15일(현지시간) 오전 G20 정상회의가 열린 터키 안탈리아 레그넘 호텔에서 각국 정상들과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계기로 가진 한·호주 정상회담, 앞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마닐라에서의 한·캐나다 및 한·필리핀 정상회담, G20 참석 길에 가진 한·영 및 한·인도 정상회담, 그리고 페루·베트남·멕시코 등 정상과의 면담을 통해 개별 국가와의 경제 협력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혁신·개혁 지난해 1위, 이행 평가 올해 2위
→ 구조개혁의 글로벌 모범 국가로 자리매김
이번 순방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저성장 탈피를 위한 구조개혁의 글로벌 모범 국가로 평가받은 것이다.
박 대통령의 핵심 경제전략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성장전략은 지난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제출된 G20 국가별 성장전략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제고 효과 1위로 평가된 데 이어 올해에도 성장 효과가 큰 중점과제 이행 상황 평가에서 2위로 평가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실시한 G20 국가별 성장전략 평가에서 한국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및 4대 부문 구조개혁의 충실한 이행으로 지난해와 올해 모두 최상위권에 포함된 유일한 국가가 됨으로써 '구조개혁의 글로벌 모범 국가'로 인정받은 것이다.
메가 FTA 관련 명확한 견해 제시
→ RCEP 협상 가속화, FTAAP 촉진 계기 마련
박 대통령은 다자 간 정상회의에서 '메가(Mega)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명확한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아세안 등 총 16개국이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가속화하고 APEC의 최종 목표인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을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은 역내 경제 통합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RCEP 협상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이러한 지역 경제 통합 노력이 FTAAP 실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해 궁극적으로 다자 간 무역체제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G20 정상선언문, APEC 정상선언문, 그리고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11월 22일 발표된 RCEP 공동선언문 등에 반영됐다. 정상선언문 중 "TPP 협상 타결을 포함해 최근 역내 FTA 진전과 FTAAP를 향한 가능한 경로들의 성과를 확인하며, RCEP 협상의 조기 완료를 독려한다(7항 b)", RCEP 정상선언문 가운데 "2016년 RCEP 협상이 타결되어 이를 통해 역내 및 세계 경제 통합에 크게 기여하고, 공평한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며,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을 기대한다(5항)" 등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반영된 내용들이다.
중소기업·서비스산업·에너지신산업 정책 방향 제시
→ 우리 정책 경험 전파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위기 극복과 발전 격차 해소를 위해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핵심 주제로 논의한 이번 G20과 APEC 정상회의에서 중소기업, 서비스산업 및 에너지신산업 육성방안에 대한 논의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 촉진, 규제개혁을 통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신산업 모델 확산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체계의 확산 등에 관해 한국의 정책 경험과 성공 사례 등을 구체적인 예로 들며 정책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정상회의 합의 도출에 기여했다.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GVC 참여를 위해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강조하고 관련 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의 GVC 참여 확대를 강조한 발언과 관련 기술 지원 등 한국의 기여 관련 언급은 APEC 정상선언문 3(a)항, 3(b)항 및 G20 정상선언문 11조에 반영됐다.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 활용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장애요인을 제거해나가자는 제안은 APEC 정상선언문 3(e)항에 담겼다.
박 대통령은 G20, APEC 정상회의에서 서비스산업 교역 확대 및 규제개혁을 통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강조됨에 따라 우리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의사가 있다고 피력했다. 박 대통령의 서비스 교역 규제 완화 관련 발언은 G20 액션플랜 등에 반영됐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로 대표되는 신기후체제 성공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G20·APEC에서 ▶중소기업의 GVC 참여 촉진 ▶교역 확대 및 규제개혁을 통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확대 ▶에너지신산업 사업 모델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등 구체적 협력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캐나다 정상회담 등 양자회담
→ FTA 효과 극대화와 기업의 시장 개척 활로 마련
박 대통령은 여러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기간 중 공식, 비공식 양자회담을 통해 FTA 효과 극대화 방안과 우리 기업의 시장 개척 활로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11월 22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 중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안보, 경제·통상 등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한반도 문제 등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이 공동의 가치를 지향하는 중견국으로서 ▶외교·국방(2+2) 장관회의 개최 ▶FTA 발효(2014년 12월) ▶믹타(MIKTA·한국 주도의 중견국 간 협의체) 공동 참여 등을 통해 구축한 발전 기반을 토대로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협력을 한층 강화하자고 제안했으며, 턴불 총리는 이에 대해 동의를 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1월 22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은 턴불 총리와 정보통신기술(ICT) 신기술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개발(R&D)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하고 우리의 최대 광물자원 수입국인 호주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참여 중인 유연탄광 개발사업이 토지 보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열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한·영 정상회담(11월 15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한·인도 정상회담(11월 16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한·캐나다 정상회담(11월 18일),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과의 한·필리핀 정상회담(11월 18일) 등을 통해 FTA 이행 또는 추가 자유화를 추진하고 우리 국민 보호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교역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우리 국민 안전을 강화하게 됐다.
▷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18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입장하며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 내외와 인사를 하고 있다.
또한 쯔엉떤상 베트남 주석,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등과 다자 회의장에서 만난 기회를 활용해 FTA 등 관심 사안에 대한 공조 의지를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APEC 참석 중 만난 베트남 주석과 한·베트남 FTA 발효를 위한 베트남 측의 준비 상황에 대해 문의하며 연내 발효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멕시코 대통령과는 G20 정상회의에 이어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스탠딩 외교를 펼치며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를 요청, 긍정적 입장을 확인했다.
APEC, 아세안 정상 경제외교 성과 종합
1. 혁신계획 : 2014년 1위 이어 올해 성장전략 이행 평가도 G20 중 2위
→ 구조개혁의 글로벌 모범 국가로 자리매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및 4대 부문 구조개혁의 충실한 이행으로 G20 회원국 성장전략 중 GDP 제고 효과 1위 평가에 이어 이행 평가에서 2위, 2년 연속 최상위에 포함된 유일한 국가
2. 'Mega FTA' 관련 명확한 입장 제시 → RCEP 협상 가속화, FTAAP 촉진 계기마련
최근 TPP 타결에 따라 RCEP, FTAAP 논의도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 통합과 다자무역체제의 진전을 위한 합의 도출 주도
3. 중소기업·서비스산업·에너지신산업 정책 방향 제시 → 우리나라 정책경험 전파
중소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 촉진, 규제개혁을 통한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신산업 모델 확산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체계의 확산 등 구체적 정책 방향 제시하고 정상 합의 도출에 기여
4. 공식·비공식 양자회담 → FTA 효과 극대화와 기업 시장 개척 활로 마련
바쁜 다자 일정 속에서도 공식·비공식 양자회담을 최대한 활용해 기업활동 지원(필리핀 전기요금, 인프라 진출), 양자 FTA 진전(한·베트남 FTA 비준,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 가능성 타진) 등 실질 협력 증진
글 · 박경아(위클리 공감 기자) 201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