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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힘들 땐 109로 전화하세요 마음을 구조해드립니다”

2025년 자살예방의 날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배우 이정은교복을 입은 한 10대 소녀가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다. 죽고 싶은 마음도 들고.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배우 이정은 씨가 말한다. 힘든 마음 편하게 얘기하세요. 가족이나 친구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이어지는 한 청년의 고민에는 비밀 보장되니까 걱정 마세요라고 다독인다. 내가 별 얘기를 다하네라며 말을 아끼는 한 어르신에게는 솔직한 마음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답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2024~2025년 자살예방 공익광고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나요? 당신의 마음을 구해줄 109로 연락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 광고에서 이 씨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의 상담사 역할을 맡았다.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삶의 끈을 붙잡을 수 있도록 위로를 전하는 그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는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 가 닿았다. 이 씨는 자살예방 공익광고에 출연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더라고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던 만큼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공익광고에 기꺼이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 공익광고는 유튜브에서만 조회수 6191만 회를 기록했고 다양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공유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감의 댓글도 줄을 이었다. 자살예방 공익광고 중 최고다. 이정은 배우의 따뜻한 목소리가 큰 힘이 됐다. 대화상대가 없어 고립된 분들에게 마음구조 109가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아 영상을 보는 내내 뭉클했다. 109가 더 많이 알려져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진심이 닿았으면 좋겠다. 힘들어도 내 옆에 도와주는 사람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마음구조 109로 전화하겠다. 이 씨는 이 공익광고로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9월 10일 열린 2025년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영화 기생충(2019) 등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 씨는 10월 23일 특별한 레드카펫을 밟았다.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인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것이다.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연기 폭을 넓히며 종횡무진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생명지킴이로 나선 그를 만났다. 정부도 자살을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자살대책추진본부를 연내 설치하는 등 자살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참이다. 우리나라의 자살 문제, 정말 심각하다.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고 하지 않나. 심지어 이런 오명을 20년째 안고 있다. 청소년 자살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1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자살을 터부시하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자살의 원인은 경제적사회적관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자살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함께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 때 누구나 손을 내밀면 잡아줄 수 있는 안전망이 필요하다. 109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자살예방 상담전화는 24시간 운영된다. 모든 전화는 비밀이 보장된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이나 우울감을 털어놓을 수 있고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사실 나도 공익광고에 출연하기 전까진 109에 대해 잘 몰랐다. 자살예방 상담전화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119처럼 기억하기 쉬운 세 자리 번호에 언제든 상담사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전화가 24시간 운영되고 있다고 해서 놀랐다. 복지부는 2024년 1월부터 기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을 비롯해 8개 기관의 상담전화를 109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109는 긴급신고 119와 같이 자살이 구조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준다. 한 명(1)의 생명도 자살 없이(0) 구(9)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에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공익광고에서 109 상담사 역할을 맡았다. 109에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만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는 청소년부터 가정폭력으로 후유증을 앓는 주부까지 다양한 사연과 고민이 쏟아진다. 상담사들은 그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위로하며 필요한 도움을 준다. 언제든 손을 내밀면 손 잡아주고 어떤 이야기든 들어주는 상담전화와 상담사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나?연세 많은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그런지 내가 별 얘기를 다하네라던 어르신의 대사가 마음에 남았다. 말 한마디 나눌 사람도 없이 사회적경제적으로 고립된 어르신이 많다. 109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망설이지 말고 언제든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정부는 자살예방법에 따라 매년 9월 10일을 자살예방의 날로, 자살예방의 날부터 일주일을 자살예방주간으로 각각 정하고 전시나 강연 등의 교육홍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자살예방협회(IASP)가 기념하는 세계 자살예방의 날도 9월 10일이다. 복지부는 이날 2025년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고 지난 1년간 자살예방과 생명 존중에 공헌한 개인과 기관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9월 10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책임감이 큰 상이다. 공익광고를 통해 109가 더 많이 알려지고 도움을 얻는 분이 많아지면 좋겠다. 앞으로도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살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힘을 보태고 싶다. 자살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제든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단순한 자해가 반복돼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살사망자에겐 이런 자해 흔적이 발견되곤 한다고 들었다. 주변에 이런 위기에 놓인 사람은 없는지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누구나 살면서 좌절과 실패, 힘든 순간을 마주한다. 힘든 순간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나? 첫 연애가 깨졌을 때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 내가 좋아하면 상대도 나를 좋아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상대에게 내 감정을 거부당한 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을 때다. 그땐 확 죽어버리고 싶었다. 그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내일 연극 연습이 있으니 몇 시까지 나오라는 거다. 그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충동적인 감정이 싸악 사라졌다. 사랑이 아니라도 살면서 경쟁하고 실패하고 낙오하고 이런 순간들이 올 수밖에 없다. 그런 순간들을 잘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지만 내가 이겨냈으니 당신도 이겨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정말 힘들 때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우리 사회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걸 꺼려하고 숨기려 한다. 상담이나 약물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나도 정말 힘들 땐 병원을 찾았다. 그게 어렵다면 전화로라도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전화 한 통이 주는 힘은 크다. 배우라는 직업은 감정 소모가 크고 대중의 평가와 악플도 따라다닌다. 연기를 하면서 오히려 감정을 해소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평소에 표출하지 못했던 감정을 표현하니까. 가끔 혼자 여행을 떠날 때도 있다. 작품을 하면서 팽팽해진 영혼을 느슨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운동도 하고 K-팝 댄스도 배우면서 스트레스는 날리고 내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기곤 한다. 대중의 시선은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이름이나 얼굴이 대중에게 알려진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알아봐주고 반겨주면 즐겁고 좋다. 사인도 열심히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기생충 덕분에 요즘엔 해외에서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알아봐줄 때 맘껏 누릴 생각이다.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지나간 스타가 될 거 아닌가. 악플은 가끔 본다. 다행히도 상처는 안 받는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평가든 따라올 수밖에 없다. 다만 악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거나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쓰레기통에 감정을 버리고 싶은 사람도 있으니까. 악플에 너의 존재 가치를 침해당할 필요가 없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 경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나도 여전히 경쟁하고 또 경쟁한다. 이건 비단 배우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끊임없이 평가한다. SNS가 발달한 요즘 그래서 더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더 멋지게 변해가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연작 중에 지금 마음이 힘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내가 연기한 생선 장수 은희부터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기러기 아빠 한수(차승원 분), 다운증후군 쌍둥이 언니를 둔 해녀 영옥(한지민 분), 하나 남은 아들을 잃을 뻔했던 춘희(고두심 분), 고등학생 딸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된 아빠 호식(최영준 분), 평생 엄마를 원망하며 그리워했던 트럭 만물상 동석(이병헌 분)까지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상처도 사연도 많지만 결국 저마다의 힘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낮에는 50대가, 밤에는 20대가 되는 취업준비생의 이중생활을 그린 드라마로 취준생과 중년층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와 감동이 있다.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작품에 밤이 길겠지만 반드시 아침은 옵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아무리 밤이 긴들 아침은 오고 힘든 시간도 분명히 지나갈 것이다. 강정미 기자

커버스토리 “자살은 사회적 재난” 정부, 팔 걷고 나섰다 자살대책추진본부 설치 자살 유발 콘텐츠 차단

정부가 올해 안에 국무총리 소속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산하에 자살대책추진본부를 설치해 정부 차원의 자살 예방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방송사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등을 대상으로 영상콘텐츠 자살장면 가이드라인 4원칙을 확산하고 온라인상 자살유해정보를 검색해 삭제와 차단을 요청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11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창렬 국조실장 주재로 자살예방 대책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부처별 대책 추진 현황과 향후 추진 계획을 점검하고 뉴미디어를 통한 자살유발정보 확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 자살예방 예산 20.6% 대폭 확대이재명정부는 출범 이후 우리나라의 심각한 자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해왔으며 2026년 자살예방 관련 예산을 20.6% 늘려 708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8월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요 국가들의 자살률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우리는 2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자살로 내몰린 국민을 방치하면서 저출생 대책을 논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며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란 관점에서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 범부처 전담총괄기구 구성을 포함한 자살예방 정신건강 지원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어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살사망자를 줄이는 것을 중요한 정책과제로 삼고 9월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2025년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발표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자살예방 대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1년에 한 차례 개최하는 이 회의로는 정부가 자살예방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위원회 산하에 자살대책추진본부를 두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 본부는 자살예방 정책을 상시 기획추진하는 동시에 정책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련 제도 정비 작업도 직접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는 2025년 국가자살예방전략의 주요 부처별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누리소통망(SNS),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한 자살유발정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방송사OTT 플랫폼 등을 대상으로 영상콘텐츠 자살장면 가이드라인 4원칙을 확산하는 데 앞장선다. 4원칙은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말 것 ▲자살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제시하거나 미화하지 말 것 ▲동반자살이나 살해 후 자살과 같은 장면을 지양할 것 ▲청소년의 자살장면은 더욱 주의할 것 등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10월 26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개정했다. 핵심은 정보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자살유발정보 유통 방지 조치를 하도록 명시한 것이다. 더불어 내년 상반기에는 자살예방보도준칙과 영상콘텐츠 자살장면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자살 보도윤리 위반 시 공개 경고까지문화체육관광부는 자살예방정책에 대한 언론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자살보도와 취재 윤리에 대한 교육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문체부는 특히 자살 관련 보도윤리 위반은 현재 주의경고 등 일회성 제재에 그치고 있다며 위반 사항이 중대하거나 반복되는 경우 단계별로 주의경고공개 경고 등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인터넷사이트 내 자살유발정보 삭제차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방미통위의 대면심의를 거쳐야 해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2026년부터 자살유발정보를 방미통위의 서면심의 대상에 포함하고 방미통위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접 시정요청을 할 수 있게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사이버 명예경찰인 누리캅스 등을 활용해 온라인상 자살유해정보를 검색하고 방미통위 삭제(국내) 및 차단(국외)을 요청하는 한편 자살유발정보유통자를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2028년까지 경찰청112신고시스템과 복지부 차세대사회보장 정보시스템 간 정보를 연계해 자살시도자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자살위기학생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자살위기학생을 대상으로 24시간 비대면 문자 상담망 및 SNS 상담채널을 운영하고 위기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한다. 2026년부터는 학생들의 자살 원인 파악을 위해 심리부검도 진행할 계획이다. 나아가 학생 마음건강의 체계적 지원을 위해 학생 마음건강 지원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학교 내 사회정서교육과 선도교사를 늘려가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현장에서 필요한 자살예방 대책을 신속히 집행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살예방 전담조직인력 확충과 더불어 자살예방관 지정 지원에 나선다. 이와 함께 자살예방 관련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를 개선해 지자체의 노력을 독려할 계획이다. AI 기술 활용해 SNS 자살 암시 글 분석추석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추진하는 한편 콜센터 등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트라우마 상담을 제공한다. 고용노동부는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자살예방센터 등에 심리상담을 연계하고 고용평등상담실을 확충해 고용상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등을 예방하는 데 더욱 힘쓰기로 했다. 성평등가족부는 SNS 내 자살자해 등 위기상황 암시글을 게시한 청소년을 발굴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청소년유해매체점검단을 통해 자살유발정보 등 불법유해정보를 점검하고 각 플랫폼 사업자에 자율규제를 요청한다. 아울러 취약위기가족 지원 서비스 운영을 확대하고 청소년상담 1388 기능을 강화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자살자해 위기 청소년 전담 인력도 증원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우울증이 있는 고위험군에 치료비를 신속하게 지원하고 위기에 즉각적으로 개입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살을 암시하는 온라인 게시글을 걸러낼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상환능력을 상실한 개인소상공인의 장기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채무조정하는 새도약기금을 10월 1일 출범시켰다. 채무독촉 등에 시달리는 이들이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불법추심 피해자 보호를 위해 채무자대리인 무료선임 지원을 확대했다. 아울러 불법사금융 및 피해자 관련 언론보도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보도준칙을 올해 안에 수립하고 취약청년 등이 심층 금융상담을 받을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 운영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윤 실장은 자살위기는 경제사회관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자살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고위험군 발굴대응에 집중해 관계기관 간 협업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자살을 유도하는 영상콘텐츠 등이 뉴미디어를 통해 확산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 사항을 조속히 추진하고 언론방송통신사업자콘텐츠제작자 등과의 협업소통을 강화하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조윤 기자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5년 내 자살사망자 1만 명 이하로 줄인다정부가 2024년 28.3명 수준이었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 수)을 2029년 19.4명, 2034년 17.0명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자살예방정책을 추진한다. 2024년 기준 1만 4872명인 전체 자살사망자 수를 5년 안에 1만 명 이하로 줄이고 10년 안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오명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9월 12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논의했다. 자살예방정책위원회는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정부위원 12명, 민간위원 11명이 참여해 자살예방정책의 중장기 정책목표와 추진 방향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경찰청, 소방청 등 14개 부처청이 참여한 이번 대책은 5대 분야 18개 추진 과제로 구성됐다.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의 핵심 내용은 ▲고위험군 집중 대응 ▲취약계층 지원기관 간 연계체계 구축 ▲범부처 위기요인 선제적 대응 ▲지방자치단체현장 전달체계 확립 ▲생명보호 정책기반 강화 등이다. 정부는 먼저 자살위험도가 가장 높은 자살시도자에 대한 관리 강화를 위해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를 5곳 늘려 98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응급실 내원자를 대상으로 응급치료, 자살위험도 평가, 단기 사례관리(4회) 등을 제공한다. 취약계층 지원은 자살예방센터(복지부)를 중심으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금융위), 고용복지+센터(노동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법무부),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족센터(성평등부), Wee센터(교육부) 등 다양한 기관이 협업해 고위험군 조기 발굴, 복합 고충 해결, 신속 위기 해소 등을 위한 연계체계를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자살의 원인이 복합적다중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 범부처 정책 수단을 가동한다. 이에 채무, 불법추심, 생활고, 학교폭력, 직장 내 갑질, 가족문제, 범죄재난피해, 중독 등 다양한 정신위기 요인을 해결하는 데 부처별 지원을 늘린다. 더불어 지역 특성에 맞는 현장 중심 자살예방 전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군구, 읍면동 사회보장협의체에 자살예방분과를 설치하고 연간 120만 명 규모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과정에서 정서심리 고위험군을 선별해 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한다. 과학적 정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자살사망자 전수를 대상으로 소득재산질병진료이력 등을 분석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센터 두 곳을 추가로 설치하고 고립은둔청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이 자살 문제에 대한 해결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유가족들이 위로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이날 발표한 정책을 차질없이 시행할 수 있도록 위원회뿐만 아니라 자살예방을 위한 범부처 추진본부를 설치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책플러스 “지방정부 역할 비해 권한·재정 부족 지역 자율 재정 세 배 늘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비해 권한과 재정이 부족하다면서 지방자치단체라는 표현 대신 지방정부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6년도 예산안에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면서 지역 자율 재정 예산 규모를 현행 3조 8000억 원 정도에서 10조 6000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렸다고 밝혔다. 또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 지방재정 분권 확대,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11월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9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오늘은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여는 뜻깊은 자리라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자치분권 및 균형 발전을 모색하고 함께 심의하는 제2의 국무회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요 부처 장관,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유정복 인천시장 겸 시도지사협회장을 포함해 17개 시도지사와 지방 4대 협의체 회장 등이 함께했다. 이날 회의는 대통령 취임 후 첫 중앙지방협력회의에 걸맞게 핵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 메시지를 담은 안건들이 다뤄졌다. 첫 안건인 중앙지방협력회의법 개정계획은 중앙지방협력회의라는 명칭을 개정하는 데 대한 이견이 있어 법 개정에 좀 더 시간을 두고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다음으로는 재정분권에 대한 논의가 가장 심도있게 다뤄졌다. 이와 관련해 실질적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재정분권 추진 방안과 국고보조사업 혁신 및 중앙지방 재정 협치 강화 방안이 보고됐다. 참석자들은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재정분권이 핵심 과제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지방교부세율과 지방소비세율 인상 방안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게 아니라 균형과 확충을 잘 조화시켜야 할 문제라면서 정책 판단의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또 수도권과의 거리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건 이재명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면서 지역 균형 발전 영향 평가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회의에서는 국가지방 협력체제 강화를 위한 정부위원회 지방 참여 확대 방안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 방안은 55개 정부위원회에 지방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관계 법령 개정안 마련이 골자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원천이자 핵심이라며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계속 논의해나가겠다고 전했다. 내란 책임자 인사조치 대기업 물가상승 행위 통제이 대통령은 11월 11일 청와대에서 제49차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내란 책임은 관여 정도에 따라 형사처벌과 행정책임 혹은 인사조치를 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서 특검에 의존할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 부처 공직자를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 등 내란에 협조한 이들을 조사해 인사조치의 근거를 확보하고 헌법 존중 정부 혁신 태스크포스(TF) 설치를 제안한 김민석 국무총리 발언에 대해 공감의 뜻을 표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현안 토의, 부처 보고 외에도 일반 안건과 보고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전 과정이 생중계됐다. 대한민국 정부 사상 최초로 국무회의 대부분의 과정이 공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국가의 주요 의사 결정 항목과 과정을 국민께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무위원들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의 철학을 보여주는 조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 주요 골자에 대한 현안 토의와 함께 4건의 부처 보고가 진행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고한 내년도 경제성장전략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요한 건 결국 민생이고 민생의 핵심은 먹고사는 문제라면서 경제회복에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식품 관련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대기업들이 독과점적인 지위로 물가를 올리고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통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 탈취처럼 힘없는 사람들 쥐어짜서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도 철저히 막아달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 장기 투자 촉진과 관련해서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이 실제 혜택을 볼 수 있게 세부적인 계획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법무부가 마련한 혐오 발언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폐지도 함께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혐오 현수막을 달기 위해 정당법을 악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한다면서 정당법 개정 필요성과 함께 온라인상의 혐오 게시물을 방치하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공연스포츠 분야 암표 근절 방안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없애고 과징금 액수를 키우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신고 포상금 제도 도입을 고려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대통령령안 7건, 일반안건 7건, 보고안건 1건이 심의의결됐다. 특히 대통령령안 중에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와 관련된 법령 개정 3건이 포함됐으며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학교밖청소년법 시행령 ▲도시정비법 시행령이 통과됐다. 주민의견 행정 반영 때 행복 현장 목소리 놓치지 말길이재명 대통령이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주권 의지를 행정에 반영할 때 행복하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와 현장의 신음을 놓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11월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국정설명회에서다. 이 자리에는 161명의 기초지방정부 단체장들이 함께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자치분권균형성장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이 대통령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써준 경북 경주시와 여러 지방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과거 성남시장, 경기지사로 재직하며 느꼈던 소회와 지방정부 단체장으로서의 철학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정부 단체장들은 주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주민들을 위해 예산과 권한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국가와 사회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은 민주주의이며 민주주의의 뿌리는 지방자치라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정부의 국정철학 과제인 자치분권균형성장지방우대 정책 발표와 지방정부의 정책 건의가 이어졌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지역 재생에너지사업 활성화, 미래 산업 유치 등 다양한 내용이 제기됐고 이 대통령은 제기된 건의사항들이 국정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시장군수구청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기초지방정부의 현안과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에는 지방정부가 있다면서 모든 주민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달라고 전했다. 조윤 기자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초청 간담회 인권침해 없는 민주사회 만들겠다이재명 대통령은 11월 13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부당한 권력에 의해서 희생당하고 그 때문에 일생을 바쳐서 길거리에서 싸워야 되는 그런 상황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가협은 1970~1980년대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 재일교포간첩단 사건, 미국문화원 사건 등 시국사건에 연루된 관계자 가족들이 모여 1985년 만든 단체로 12월 12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이들은 민주화 이후에도 양심수 석방과 고문 근절, 국가보안법 폐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어머님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덕에 우리 대한민국이 전 세계가 바라보는 민주적인 나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나라로 자리 잡았다며 우리 국민을 대표해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이어 대한민국이 참으로 오랜 기간 동안 독재 속에서 국민들이 인권침해당하고 구속되고 죽고 장애를 입기도 하고 정말 큰 고통을 겪었다며 소수의 잘못된 사람들과 집단 때문에, 별것 아닌 욕망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고통스러운 투쟁 현장에 어머님들이 가장 먼저 달려와주셨고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셨다며 앞으로 또 이 나라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머님들이 더 이상 현장에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발전의 가장 큰 토대는 구성원 모두가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 나은 행복한 환경을, 제대로 된 민주적인 나라를, 인권침해가 없는 자유롭고 평등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