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 개선 특색사업

2020.11.09 최신호 보기
“출퇴근비 지원이 중증장애인 이동권 확대로 되길”

▶성남시보호작업장 과장 고효승 씨│ 고효승

■ 중증장애인 지원제도
경기도 성남시보호작업장은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들이 일하며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는 직업재활시설이다. 현재 34명의 장애인이 사회복지사 9명과 함께 쇼핑백, 양말 등을 만들고 택배, 임가공 등 분야의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 직업재활시설의 장애인 노동자는 대부분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는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장애인 가운데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 등은 노동부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성남시보호작업장의 ‘선임 직업훈련교사’로 직업 상담과 평가 등 장애인의 직업 재활을 돕는 고효승 과장은 “중증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임금 격차가 매우 큰 것은 사실”이라며 “보호작업장뿐 아니라 일반 사업장에서도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중증장애인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반 사업장에 취직한 중증장애인은 생산력과 기술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시간제나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 과장은 “장애인별 특성을 고려한 근무 환경도 열악하고, 고용주와 관리자의 인식 부족으로 장애인은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저임금 노동자로 머물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비장애인보다 임금이 낮은 중증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훨씬 많은 교통비를 쓰고 있다. 정부의 ‘월 교통비 지출액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 국민 월평균 교통비인 4만 5000원의 2배가 넘는 월평균 11만 1000원을 중증장애인은 지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1년부터 저임금 중증장애인 노동자에게 출퇴근 비용을 시범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교통비를 보전해 중증장애인의 안정적 직업생활을 보장하고, 비장애인과 임금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2021년 4월부터 9개월 동안 임금수준이 가장 열악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자’에게 월 5만 원의 출퇴근 비용을 지원한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자’는 모두 9000여 명인데 가구소득 기준으로 중위소득 100% 미만인 6300명이 지급 대상이다. 월 5만 원은 현금이 아닌 상품권(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며 장애인 콜택시, 버스, 지하철, 자기 차량 유류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2년 동안 시범 사업을 시행한 뒤 대상과 지원액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2021년 예산안에 31억 원을 반영했다.
고효승 과장은 “열약한 근무 환경에서 ‘자립적 삶’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중증장애인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현재 지하철을 제외한 버스 등 대중교통에는 장애인 감면제도가 없다. 또 장애인 콜택시는 지체·시각장애인을 제외한 나머지 장애인이 이용하기엔 약간 제한적이라 “우리 보호작업장의 88%를 차지하는 지적장애인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 정부는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비용 지원이라는 의미를 넘어 중증장애인의 이동권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어지면 더 좋겠어요. 앞으로도 중증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사회 구성인’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충분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부탁드립니다.”

“좁은 길 진입도 문제없는 소형 사다리차 보강”

▶충남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 류석만 씨│ 류석만

■ 화재 현장 소형 사다리차 도입
2018년 10월 늦은 밤 충남 공주시 신관동 먹자거리에 있는 3층 높이의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신고를 받고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도로 양옆에 줄지어 세워놓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막혀 진입할 수 없었다. 결국 50m 이상 떨어진 곳에 소방차를 세우고 소방 호스를 이어나간 뒤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함께 출동한 전장 13m, 전폭 2.5m, 전고 4m의 대형 사다리차는 화재 현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소방관들은 차선책으로 알루미늄 사다리로 건물 2층과 3층 창문을 통해 일일이 진입해야 했다. 충남의용소방대연합회 류석만 회장은 “건물을 수색한 결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긴급한 화재 현장에서 원시적인 방법으로 골든타임을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 주변의 불법 주정차와 좁은 도로 때문에 대형 사다리차의 진입이 늦어져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2017년 12월 충북 제천의 복합건축물 화재 때는 16t급의 대형 굴절 사다리차를 설치하는 데 필수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구조가 지연되면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났다. 제천소방서 측은 “화재 신고 접수 7분 만인 오후 4시쯤 현장에 도착했으나 건물 주변 주차 차량 때문에 굴절 사다리차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반지름 7∼8m의 공간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들 차량을 정리하는 데 30분가량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제천 화재 사고를 계기로 주택가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소형 사다리차의 필요성이 커지자 2019년 12월 소방청은 5t급 소형 사다리차의 제작 규격을 처음 만들었다. 좁은 이면도로를 통해 저층 건물이 밀집한 지역으로 원활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사다리 길이는 15~30m로 정했다. 화재가 자주 일어나는 전통시장 같은 협소한 상업지역의 다중 이용 건물은 대부분 5층 안팎이라 15m 이상 사다리로도 충분히 구조나 진화가 가능하다.
소방청 관계자는 “기존 대형 사다리차의 사다리 길이는 33~70m로 고층 건물 화재에 꼭 필요하지만, 전체 길이가 12~13m일 정도로 차체가 커서 도시의 주거 밀집지역과 상업지역에 진입하기 어려웠다. 5층 안팎의 저층 건물 화재에 특화된 소형 사다리차는 전체 길이 6~8m로 좁은 길에서 접근성과 기동성이 좋고, 대형 사다리차와 달리 물탱크도 부착해 구조와 화재 진압을 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9대씩 모두 57대의 소형 사다리차를 확보하기 위해 2021년 예산안에 57억 원을 반영했다. 류석만 회장은 “소형 사다리차는 전통시장처럼 통로가 좁고 상점이 다닥다닥 붙은 협소한 지역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대형 사다리차보다 사다리도 빠르게 전개할 수 있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물탱크를 부착해 소형 펌프차 기능도 할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소형 사다리차가 보강되면 건물 안 화재 진압 및 인명구조 병행 활동이 용이해져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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