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두 달여 앞둔 9월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아세안문화원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10개국 정상을 모두 만난다.
아세안 10개국 중 브루나이는 국빈 방한, 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는 공식 방한 형식으로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나머지 6개국과는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1월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힌 뒤 “이번 아세안 10개국과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반 만에 이뤄진 아세안 10개국 방문 성과와 함께 각국 정상과 다져온 우의를 바탕으로 더욱 선명한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역·투자, 인프라, 국방·방산, 농업, 보건, 개발협력, 문화·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발한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아세안 10개국 모두 방문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필리핀, 2018년 3월 베트남, 7월 싱가포르에 이어 2019년 3월 브루나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 9월 태국·미얀마·라오스까지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했다.
고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각 국가의 지지를 재확인할 뿐 아니라, 한반도를 넘어 역내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이번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굳건히 하고, 아세안 각국과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한·아세안 10개국과 정상회담 및 양해각서(MOU) 등을 통해 아세안과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여러 나라 중에서도 베트남은 2020년 아세안 의장국으로 중국·미국·일본 다음으로 우리의 4대 교역국에 해당하며 현재 약 7000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은 베트남에 최대의 투자국이고, 그렇기에 앞으로 베트남과 상생협력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도 메콩 진출의 관문이기 때문에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인구 면적 GDP의 40%를 차지할 만큼 아세안 최대 시장이고, 미얀마는 경제발전에서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돼 동남아 마지막 미개척지라는 평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세안 정상들과는 순방을 통해 이미 만났고, 이번 한·아세안 10개국의 방한으로 더욱 실질적인 협력, 우호 증진 등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 개막을 이틀 앞둔 11월 23일 오전 서울에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과 오찬을 마쳤다. 이어 11월 24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 및 오찬을 한 이후 부산으로 이동해 ‘에코 델타 스마트시티’ 기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일인 11월 25일에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날 ‘CEO 서밋(Summit)’과 ‘문화혁신 포럼’도 열린다.
개막일 저녁에는 한·아세안 환영 만찬을 진행한다. 한국 측 150여 명, 아세안 국가 관계자 150여 명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만찬에선 배우 정우성 씨가 사회를 보고, 마술사 이은결 씨가 마술과 쇼를 접목한 공연 등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아세안 만찬은 ‘산의 맛, 바다의 맛, 땅의 맛’이라는 주제로 음식을 준비했고, 그 안에는 ‘평화·동행·번영’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한·아세안의 쌀을 섞어서 만든, 화합의 의미가 담긴 디저트도 나올 예정이다.
행사 둘째 날인 11월 26일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세션 1·세션 2로 나눠 진행된다. 부대행사로 ‘스타트업 서밋’과 ‘혁신성장 쇼케이스’도 열린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저녁에는 메콩강 유역 국가들(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정상과 함께하는 한·메콩 만찬이 이어진다. “불교 국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사찰 음식으로 만찬을 진행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소녀시대 써니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홍보를 위해 11월 15일 서울광장에 오픈한 ‘커피차’ 앞에서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연합
한·메콩 생물 다양성 협력특별전 열려
11월 27일에는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리고, 부대행사로 ‘한·메콩 생물 다양성 협력특별전’이 준비돼 있다. 이날 아세안과 메콩 모두 공동언론 발표를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1월 27일 한·메콩 정상회의가 끝난 후 서울로 이동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이튿날인 28일에는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서울에서 정상회담과 오찬을 한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11월 24일에는 창원에서 ‘아세안 판타지아’라는 전야제가 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창원은 이주노동자·다문화 가족의 행사가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곳으로, 아세안 국가들에는 상징성이 있는 도시”라고 소개했다.
11월 27일까지 부산 시내에서는 아세안 10개국 유명 셰프들을 초청해 이들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맛보는 ‘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 행사도 함께 열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푸드 스트리트 행사에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 준비 음식의 양을 늘리느라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산에서는 그만큼 이번 행사를 앞두고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25일까지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는 부산시 주최로 아세안 10개국 패션산업 관련 단체장, 디자이너 등 국내 패션산업 전문인과 국내에 거주하는 아세안 10개국 출신 유학생, 아세안 10개국 출신 다문화 가정이 참여하는 ‘한·아세안 패션위크’도 열린다.
한국 및 아세안 기업 관련자가 참석해 지식재산 분야에서 공동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도 열린다. 서울 신라호텔 및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허청장회의’다.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특허청장, 아세안 사무국 인사,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적정기술 전문가, 발명 관련 단체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 행사 모습│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 누리집
‘아세안 푸드 스트리트’ 등 부대 행사도 풍성
11월 25~26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1홀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2019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ComeUp’ 행사가 열린다. 아세안 정상 등 정부 관계자, 유니콘·스타트업 등 기업인을 비롯해 한·아세안 스타트업 등이 모여 각국의 스타트업 관련 흐름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찾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아세안 K-뷰티 페스티벌’도 열린다. 한·아세안 국가의 다양한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K-뷰티 중소기업 제품을 체험하고 즐기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 1층에서는 아세안 10개국 및 스마트시티 네트워크(ASCN) 인사, 아세안 및 해외 스마트시티 개발 관련 공공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스마트시티 페어’가, 같은 날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는 한·아세안 각국의 전자정부 및 공공행정 혁신 사례를 발굴·소개하는 ‘한·아세안 공공행정혁신 전시회’가 준비돼 있다.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는 한·아세안 장애 청소년 약 120명이 참석하는 ‘글로벌 장애청소년 IT 챌린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11월 26일에는 교육부 주최, 태국한국교육원 주관으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컨벤션홀(2층)에서 ‘2019 아세안 중등학생 및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대회’가 열린다. 아세안 10개국 중등학생·대학생, 교사, 교육행정가 등 2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한·아세안의 음식 문화를 함께 만나보는 기회도 마련된다. 11월 26일에는 서울 서초구 aT센터 그랜드홀에서 ‘한·아세안 발효음식문화 포럼’이, 같은 날 서울 중구 한식문화관 4층에서는 미얀마·인도네시아·필리핀·싱가포르·호찌민·말레이시아·라오스·태국 등 아세안 8개국 한식요리 콘테스트 예선 우승자 8명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 결승전’이 열린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