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0회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 수백 개에 달하는 행사 부스 사이로 구수한 빵냄새가 솔솔 새어나왔다. 앳된 얼굴로 다양한 빵을 선보이고 있는 제빵사 장은비(18·삼성생활예고 관광조리과 2학년) 양은 교내 제과제빵동아리 ‘이조베이커리’에서 활동하는 학생이다. 이 동아리에서는 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제빵능력도 기르고 진로 설계까지 하고 있다. 장 양은 “(우리는) 케이크를 만들어 교내에서 저렴하게 팔아 홀로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겨울용품을 마련해 드렸다”며 “제빵사란 직업에 확신이 있어서 봉사에 적극 나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이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진로 체험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가 지난 10월 23일부터 3일간 경기 일산킨텍스에서 열렸다. 여성가족부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매년 15만여 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축제다. 올해 로 10회째를 맞은 박람회에는 그동안 100만명이 넘는 청소년과 학부모가 참여했다. 서울뿐 아니라 광주(4회)·대구(5회)·부산(6회)·대전(7회) 등 지방에서도 열려 지역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참여 기회를 제공해 왔다.
‘꿈을 만나 행복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번 박람회는 청소년시설·단체가 상‘ 상·진로·창의·참여·건강마당’ 등 5개 주제로 나눠 진행했다. 진로마당 코너에서는 학예사 직업을 다룬 국립여성사전시관의 ‘유물관리 체험’, 삼성생활예술고등학교의 ‘케이크 만들기 체험’, 역삼청소년수련관의 ‘캘리그라피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캘리그라피 체험행사를 찾는 학생들이 주로 많았다.
홍유정(17·양명여자고등학교 1학년) 양은 “평상시 글씨를 못쓴다고 생각했는데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멘토로 나선 가수 ‘아웃사이더’ 특강엔 인산인해
창의마당 코너에서는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의 ‘질서, 예절, 언어예절’, 도하 청소년문화의집의 ‘투표체험’ 행사 등이 열렸다. 상상마당코너에서는 특히 창동청소년수련관의 ‘로봇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항공승무원·미술치료·특전사복무·정보보안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경험했다.
멘토를 자청하고 나선 인기 연예인의 특강자리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랩을 구사해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가수 아‘ 웃사이더’가 이번 박람회 무대프로그램 중 하나인 두‘ 드림 특강’에 참여한 것. 강연을 듣던 정유진(17·인천여자고등학교 1학년) 양은 “좋아하는 가수의 방황했던 학창시절 얘기가 인상 깊었다”며 “중간에 랩 공연도 이어져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소개된 카누·스튜디오 음원 녹음·아나운서 실습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체험행사 중 백미는 해상안전 체험교육이었다. 카누 체험의 경우 행사 내내 학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카누 체험에 나선 이수영(14·안곡중학교 1학년) 양은 “대형 수로에서 카누 타기가 정말 즐거웠다”며 “처음 본 구명정 생김새도 신기했고, 작동방법을 설명할 때도 열심히 들었다”고 했다.
행사 마지막 날 열린 청소년동아리 공연오디션에서는 학생들의 열띤 경연이 펼쳐졌다. 총 50개 팀 중 최종 결선에 오른 청소년동아리 6개 팀이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는 자리였다. 청소년의 넘치는 활력을 표현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힙합댄스 공연팀 ‘Soul Beat’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연기, 춤, 노래로 청소년의 꿈을 그린 뮤지컬동아리 스‘ 팽글’에게 돌아갔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과 김석병 과장은 “청소년들이 각종 체험행사를 통해 자연스레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체험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김영문 기자 201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