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특히 식중독 환자가 자주 발생한다. 고온 다습해 식중독균이 잘 성장하기 때문이다. 주 감염원은 샐러드 등 채소류, 주 원인균은 병원성대장균이다.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출혈성 대장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무더위를 앞두고 식중독 예방 수칙을 알아봤다.
국민안전처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른 무더위로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다며 음식물의 보관·관리·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식품안전정보포털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6325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여름철(6~8월)에 가장 많이 발생(39%, 2478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에 모두 발생하지만, 여름철은 고온 다습해 식중독균이 성장하기 좋은 조건이라 병원성대장균 등 세균성 식중독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원인 시설별로는 학교가 46%(2917명)로 가장 높고 이어서 음식점 25%(1565명), 학교 외 집단급식시설 9%(588명)의 순이다. 특히 학교 등 집단급식소의 발생률이 55%로 나타나 집단급식소 종사자의 개인위생과 음식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중독 사고를 주로 유발하는 식품은 샐러드 등 채소류(16%), 닭·오리 등 육류(14%), 수산물 등 그 가공품(5%) 순이다. 주요 원인균은 병원성대장균(30%), 노로바이러스(20%), 퍼프린젠스(11%)다.
이 중 병원성대장균 발생 건수는 이른 더위, 기온 상승, 폭염 증가 등 기후 변화에 따라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4년간 병원성대장균 환자 수는 2013년 1089명, 2014년 1784명, 2015년 2138명, 2016년 2754명이다.
병원성대장균은 생채소, 생고기, 완전히 조리되지 않은 식품이나 식재료와 조리 음식을 상온에 방치하는 등 관리 부주의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채소류가 우리나라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의 주요 원인 식품인 이유는 여름철에 병원성대장균에 오염된 채소를 충분히 세척, 소독하지 않고 김치를 담그거나 생으로 섭취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식중독 증상은 묽은 설사, 복통, 구토, 피로, 탈수 등이다. 병원성대장균의 한 종류인 장출혈성대장균의 경우 증세가 좀 더 심해 출혈성 대장염, 용혈성 요독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 씻고, 식재료는 익혀서, 2시간 내 섭취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리할 때는 비누 등 손 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고, 채소류는 염소 소독액 등에 5분 이상 담근 후 물로 3회 이상 세척한다. 육류, 가금류, 달걀, 수산물은 내부까지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가열해 조리해야 하며, 조리된 음식은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가능하면 2시간 이내에 섭취한다. 육류의 경우 고기의 중심부가 75℃가 되도록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음식물 보관에도 유의해야 한다. 생고기와 조리된 음식은 구분해서 보관한다. 또 조리기구를 위생적으로 관리해 2차 오염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 1 육류, 가금류, 달걀, 수산물은 내부까지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가열한다. 2 손은 비누, 세정제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는다. 3 조리기구는 위생적으로 관리해 2차 오염을 방지한다. ⓒ조선DB
국민안전처와 식약처는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하고 식중독 예방 3대 원칙인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를 꼭 지킬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식약처는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급식소의 사전 예방적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해수욕장 등 다중 이용시설을 집중 관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여름철 식중독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예방 대책의 주요 내용은 ▲집단급식소 사전관리 강화 ▲여름철 위생 취약 분야 등 집중 관리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체계 강화 및 신속 대응 ▲식중독 원인 규명을 위한 과학적 기반 구축이다.
우선 집단급식소 사전관리 강화를 살펴보면, 식중독 발생 이력이나 식품위생법 위반 내역이 있는 학교는 불시 점검과 함께 맞춤형 컨설팅을 병행 실시하고(6~9월), 현장 식중독 예방 교육을 학교장·영양(교)사에서 조리사까지 확대해 진행한다. 또한 어린이집, 노인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의 급식 종사자 특별교육(5~7월)을 통해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의 안전 관리도 강화한다. 폭염기간에는 식재료를 부주의하게 관리할 경우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익히지 않은 음식 대신 가열·조리된 음식 위주로 급식을 제공한다.
여름철 위생 취약 분야 등도 집중 관리한다. 6월 중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역·터미널·공항, 해수욕장 등 다중 이용시설과 피서지 주변 식품 조리·판매업소를 집중 점검하고, 빙과류·음료류 등 여름철 기호식품 제조업체 지도·점검 및 수거·검사를 강화한다. 식중독 신속검사 차량을 이용해 전국 63개 주요 항·포구·해변가 주변 횟집 등에서 판매하는 어패류, 수족관 물의 비브리오균 현장 검사와 지도·점검을 실시한다(6~8월).
이와 더불어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체계 강화 및 신속 대응에도 힘쓴다. 중앙부처(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지방자치단체(17개 시·도) 등 32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식중독대책협의기구’를 통한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식중독 발생 현황의 분석 정보를 공유하는 등 식중독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식중독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지방식약청·지자체·교육청·학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모의 훈련도 실시한다.
식중독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과학적 기반도 구축한다. 신속·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식중독 원인 병원체 탐색조사를 농업용수, 양식장, 축산농가 등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확대해 실시하고,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 신종 미생물의 위해 평가를 실시해 안전기준 설정 등을 위한 과학적 자료로 활용한다.
식중독 예방법 6원칙
박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