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이 지난 10월 11일 임시 개장 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개장 이후 10일 만에 35만 명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주말에는 7만 명이 식물원을 찾았다.
서울식물원은 서울 서남권에 처음 생긴 대규모 공원이다. 나들이를 위해 한강공원까지 나갔던 지역주민들이 식물원을 찾으면서 지역의 명소가 되고 있다. 마곡도시개발지구 한가운데 위치한 서울식물원은 지하철 9호선, 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 3·4번 출구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서울시는 향후 7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쳐 개선할 점을 보완해 2019년 5월 정식으로 개원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전체 구간이 무료다. 대형 온실 등 일부 시설의 유료 운영 여부는 향후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정할 계획이다.
ⓒ뉴시스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우선 큰 규모에 놀란다. 여의도공원(22만 9000㎡)의 2.2배, 축구장 70개 크기다. 서울식물원은 어린이대공원(53만 6000㎡)과 비슷한 규모인 50만 4000㎡ 부지에 식물원과 공원이 함께 들어서 있다. 서울식물원은 식물원과 공원을 결합한 이른바 ‘보타닉(Botanic, 식물)’공원이다. 열린 숲과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등 4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야외정원과 세계 12개 도시 식물을 전시한 식물문화센터(온실)가 포함된 ‘주제원’이 식물원 구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그 밖의 공원은 24시간 개방된다.
▶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의 전경 ⓒ연합
아파트 8층 높이 온실
서울식물원은 현재 식물 3100여 종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수집과 교류, 연구, 증식 등을 통해 8000종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공원과는 차별화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직경 100m, 아파트 8층 높이(최고 28m), 7555㎡ 규모의 온실은 서울식물원의 랜드마크다. 일반적인 돔형이 아니라 오목한 그릇 형태를 하고 있으며 지붕은 유리보다 빛 투과율이 우수한 특수비닐(ETFE)을 사용했다. 공기는 통과시키되 빗물은 막는 특수 소재로 이뤄진 바이오돔은 폭설의 하중도 견딜 수 있는 특수 구조로 설계됐다. 현재 온실에는 하노이부터 바르셀로나, 이스탄불, 케이프타운에 이르는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바브나무, 우아한 자태의 선인장, 핑크빛 꽃이 인상적인 체리세이지를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식물에 걸맞게 다양한 세계의 기후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식물원은 식물을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이 함께 들어서 있다.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정원학교를 따로 만들어 텃밭을 가꾸고 수확하는 체험과 실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식물이 문화가 되는 곳
서울식물원은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 IT 기술과 인문, 과학이 융복합된 식물원을 운영해 최신 식물정보를 제공하는 ‘연구’, 서울 유일의 연구원으로서 종자 보전과 수집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 전시를 통해 종자 보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보전’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내년 5월 본격 개장을 목표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작업과 동시에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열린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등 4개 파트를 소개한다.
열린숲
공원으로 초대하는 열린 공간
서울식물원의 입구이자 방문자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광장에 들어서면 둘레숲 한가운데 넓은 잔디마당을 만날 수 있다. 축제, 전시 등 사계절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공원의 시작으로 안내소, 카페, 수유실 등이 있다. 2020년으로 예정된 LG아트센터가 문을 열면 지역 문화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진입광장은 서울식물원 주요 진입 공간으로, 여름날 얕은 거울분수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초지원(잔디마당)은 참나무, 벚나무 등 잔디밭을 둘러싼 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잔디마당, 초지, 꽃길 등을 조성해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식물원에서 가장 다양한 수목이 전시된 숲문화원도 있다. 숲문화학교에서는 성인 및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요 전시종으로는 조팝나무속, 층층나무속, 느릅나무속, 수수꽃다리속, 분꽃나무속, 목련속, 단풍나무속, 사과나무속 등이 있다.
▶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서울 최초 ‘보타닉공원’인 서울식물원의 모습 ⓒ뉴시스
주제원
가드닝 문화의 허브
한국의 식물, 식물문화를 보여주는 주제정원과 열대·지중해 12개 도시 식물을 전시한 식물문화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가드닝 문화의 허브, 녹색도시의 미래, 도심 속 녹색 명소 조성 등을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식물의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한국과 세계의 식물문화 전시공간을 조성했다. 지형을 활용한 식재 및 동선 계획을 통해 자연관수시스템과 교육환경을 구축했다.
주제공원은 여덟 가지 주제의 정원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다정(茶亭)이 있는 한국 전통정원부터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는 정원까지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정원을 경험할 수 있다. 온실 및 교육문화 공간이 있는 식물문화센터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행사가 가능한 다기능 복합문화공간이다. 공원의 랜드마크로서 새로운 유형의 온실과 식물문화센터가 들어서 있다.
식물문화센터 온실에는 직경 100m, 높이 25m의 그릇형 온실로 열대와 지중해에 위치한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주제별 식물 전시가 이뤄지는 기획전시실(지중해관)과 온실을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열대관)를 경험할 수도 있다. 온실에 들어서면 하노이, 자카르타, 상파울로, 보고타, 바르셀로나, 샌프란시스코, 로마, 아테네, 이스탄불, 타슈켄트, 퍼스, 케이프타운의 기후와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어린이정원학교는 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식물 및 가드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어린이 교육공간이다. 어린이정원과 식물학자(파브르, 린네)의 이름이 붙은 교실, 다목적홀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정원에서는 텃밭을 직접 가꿔보고 열매를 수확하는 체험 및 실습교육이 이뤄진다.
마곡문화관은 서울식물원 내부에 위치한 근대문화유산으로 2007년 서울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1928년 지어진 일본식 목조건물(적산가옥)로 근대 인근 평야에 물을 공급하던 펌프장이었다. 고증을 거쳐 옛 형태와 구조를 복원했으며, 마곡지역의 역사와 농업 자료를 전시하는 문화관으로 운영된다.
▶ 서울식물원 온실 지중해관 내부 ⓒ서울식물원
습지원
생물의 다양성 증진을 위한 생태공간
서울식물원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자연천이가 보존되어 생물종 다양성이 실현되는 공간이다. 한강 나들목을 통해 식물원을 편리하게 찾아올 수 있다. 2019년 5월에 문을 열 저류지는 조류 등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면서 한강과의 연결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우수를 담아두는 곳으로 습지를 관찰하는 생태학습장으로도 활용된다. 한강과 연결된 조망데크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도 있다. 한강전망데크는 올림픽대로 위를 가로질러 한강까지 갈 수 있는 연결보행교로, 데크에서 한강을 찾아오거나 서식하는 새를 관찰할 수 있다.
호수원
수생식물을 즐기며 휴식·산책하는 공간
호수원은 호수 주변 산책길과 관람데크가 조성된 공간이다. 호수계단에 앉아 식물원을 조망하거나 수변식물을 관찰할 수도 있는 휴식공간이자 생태교육장이다. 호수의 물은 지하철 유출수, 한강원 등을 활용해 수질 3등급을 유지할 예정이다. 호수횡단보행교, 양천길연결통로 등을 통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수변가로는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로, 시야가 탁 트여 있어 온실을 비롯한 식물원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명소이다. 물가쉼터는 호수원 진입공간으로 키 큰 버드나무 아래에서 쉬어 가거나 소규모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아이리스원은 나무테크를 따라 수변에 서식하는 꽃창포, 루이지아나붓꽃 등 다양한 아이리스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