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남 에스피랩 대표가 사무실에서 빅토리지 남녀 골프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산 골프용품 제조업체 에스피랩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가 확산돼 많은 것이 변했다. 직접 대면이 줄며 사람들의 일상이 달라졌고,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돼 자영업·중소기업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비대면 시대를 앞당겨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소기업 ㈜에스피랩은 2020년 초 국산 골프용품 ‘빅토리지(VICTORY.G)’를 내놓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판로가 꽉 막힌 상황에서도 중국·사이판·베트남·뉴질랜드 등 4개국에 골프용품을 수출했다. 특히 비대면 시대에 온라인 판매만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새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밝힌 안용남 에스피랩 대표를 11월 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나 코로나19 확산에도 수출에 성공한 비결을 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직접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해외 거래처 발굴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중소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수출 통합 플랫폼인 고비즈코리아(kr.gobizkorea.com)를 통해 손쉽게 해외 구매자를 만날 수 있다. 안용남 대표는 “그동안 우리 회사가 고객 서비스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고객들과 소통하고 싶어 골프용품 ‘빅토리지’를 내놓았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기존 제품과 다른 관점, 고객층으로 차별화했더니 여러 나라에서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 층을 주 고객으로 공략”
에스피랩은 2004년 설립돼 전시·행사 대행을 주요 사업으로 해왔다.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 아우디, 폭스바겐, 동아오츠카 등 국내외 기업들과 수원시를 비롯한 자치단체, 정부기관이 주요 고객이었다. 그러다 2019년부터 자체 기획한 신규 브랜드 빅토리지의 사업 개시를 준비했다.
안 대표는 “단순히 고객 서비스에 만족하지 말고 제조·마케팅까지 총괄적으로 영역을 넓혀보고 싶었다”며 “골프용품을 선택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골프가 본격적인 대중화를 맞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30대에 골프를 시작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귀족 스포츠 이미지가 강했던 골프가 누구나 즐기는 대중 스포츠로 돌아서고 있다.
하지만 골프용품 시장은 이미 타이틀리스트·테일러메이드 등 세계적 브랜드를 비롯해 수많은 국내외 업체가 경쟁하는 ‘포화 시장(레드 오션)’에 가깝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주류 브랜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골프용품 업체가 선수를 위한, 선수에 의한 메커니즘이나 판매·마케팅을 따라가고 있다”며 “우리는 20~30대 ‘백돌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잡고 있다. 아마추어인 이들은 골프를 즐기는 유형 중 가장 폭넓은 층”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지의 주 고객인 이른바 ‘백돌이’는 평균 90~100타(18홀 기준)를 치는 사람으로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아마추어 골퍼를 일컫는 말이다.
빅토리지는 아마추어 골퍼를 주 고객으로 해 기존 골프용품과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우선 골프채의 경우 아마추어들이 쉽게 칠 수 있도록 만들어 클럽헤드(채머리)가 선수들이 사용하는 클럽보다 두껍고 넓다. 골프백은 후드커버가 열리는 부분을 넓게 해 골프채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했다.
장갑은 양피를 사용하는 여타 제품과 달리 기능성 소재와 미끄럼 방지 원단을 사용해 오래 쓸 수 있도록 했다. 골프 초보자들은 특히 장갑을 험하게 쓰는 경향이 있고 연습량도 많아 양피 장갑은 자주 찢어지기 일쑤다. 반면 모자는 20~30대 취향을 따라 기능보다 젊은 감각·패션에 중점을 뒀다. 안 대표는 고객들 반응에 따라 새로운 골프채를 출시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20~30대 백돌이를 주요 고객으로 삼는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소재와 미끄럼 방지 원단을 사용해 오래 쓸 수 있도록 만든 골프장갑│빅토리지
“온라인 중심의 유통 채널로 인지도 높여”
빅토리지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관심이 더 많다. 안용남 대표는 “주류 브랜드가 대부분 미국·일본인데 한국 브랜드인 점이 새로운 것 같고, 누리소통망 등 온라인 중심의 유통 채널에 대해서도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출의 첨병은 아무래도 장갑이다. 아직 생소한 브랜드이다 보니 바이어들이 비교적 값싼 장갑을 구매해본 뒤 빅토리지의 다른 제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장갑에 이어 골프채가 60세트(남 30세트, 여 30세트) 수출됐다.
안 대표는 “국내 고객들은 매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데 저희는 온라인 채널만 활용하다 보니 국내 판매보다 해외 판매가 많다”며 “현재 4개국에 수출되고 있지만 2021년에는 10개국 정도로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골프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점도 행운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실내운동은 어렵지만 최대 4명이 함께 치는 필드 골프는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골프장 업계는 2020년 골프장 사용료(그린피)를 2만~5만 원 올리는 등 예년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는 ‘빅토리지’를 적극 홍보해준 프로골퍼 등 10여 명의 동영상 창작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만~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한국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며 적극 홍보해 빅토리지의 인지도를 많이 높여줬다고 한다.
“온오프라인 소통 통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빅토리지는 현재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온라인 판매만 하면 될 것으로 봤지만 장갑·모자·벨트와 달리 골프채 등은 직접 체험도 필요해 오프라인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갑·모자 등은 고객들이 쉽게 반응을 보여 피드백도 원활한 데 반해 골프백이나 골프채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골프용품도 곧 온라인 판매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가전제품의 80%는 삼성전자·LG전자 등 전문 매장에서 팔렸고 온라인 판매는 10%에 그쳤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며 “현재 골프용품 판매가 오프라인이 85%이고 온라인 판매가 15% 정도다. 아직까지 골프 시장이 보수적이지만 20~30대에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 온라인 구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늦게 시작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길을 걷다 보면 5년 안에 기회는 온다”고 덧붙였다.
안용남 대표는 앞으로 골프용품이 등산용품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때 의류를 중심으로 등산용품이 일상에 파고들며 크게 성장했지만 요즘은 수요가 골프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의 성장성으로 봤을 때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들과 소통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충분히 뭔가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찬영 기자
▶고비즈코리아 누리집
해외시장 개척 어렵다면… 고비즈코리아 두드리세요
중소벤처기업부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정책자금과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수출과 관련한 정책자금은 중기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집행하는 ‘신시장 진출 지원자금’을 들 수 있다. 이제 막 수출을 하려는 초보 기업은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자금을 신청할 수 있고, 전년도 기준 1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출기업 글로벌화’ 자금을 지원한다.
해외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은 ‘수출 인큐베이터’를 활용해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수출 인큐베이터는 뉴욕·도쿄·상하이 등 해외 주요 교역 거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마케팅·법률·회계 자문을 지원해 해외시장 개척과 현지 정착을 돕는 제도다.
코로나19로 직접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해외 거래처 발굴과 상품·서비스 수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온라인 수출은 중진공이 운영하는 온라인 수출 통합 플랫폼인 고비즈코리아(kr.gobizkorea.com)를 통해 손쉽게 해외 구매자를 만날 수 있다.
고비즈코리아에서는 자사 제품을 처음 해외 쇼핑몰에 팔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대행해주고 있다. 쇼핑몰에서 한국 제품을 가장 많이 파는 판매자를 섭외해 미국·중국·일본 시장은 물론 동남아 시장까지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대행해준다.
이미 자사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자사몰 육성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 유튜버를 활용해 해당 회사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고, 해당 기업 쇼핑몰이 구글 검색 상단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금도 제공한다. 중소기업의 제품 콘셉트에 맞는 3차원(3D) 영상이나 스토리텔링 영상 등을 만드는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도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온라인 수출 때 배송비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중진공의 ‘온라인 수출 공동물류 사업’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산재돼 있는 중소기업들의 온라인 수출 물량을 집적해 개별 물류비용 대비 80%까지 줄일 수 있다.
비대면 시대에 맞게 온라인으로 해외 구매자를 만날 수 있다. ‘화상 상담회’는 해외 바이어와 화상으로 상담회를 하는 제도다. 고비즈코리아에서 신청하면 중진공을 통해 해외 바이어를 발굴, 상담 의향을 확인한 뒤 화상 상담회를 실시한다. 서울 목동의 화상 상담회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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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