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소통망 SNS는 개인 간의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뉴미디어다. 인간은 태초부터 생존과 자신의 의사 표현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해왔다. 21세기 초연결망 사회를 맞아 거미줄같이 촘촘하게 연결된 전 지구적 네트워크 환경에서 각개인은 SNS를 활용해 주체적으로 다양한 정보의 소통과 관계 맺기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서 현대인들은 자기표현의 욕구와 소통을 위해 전통적으로 해왔던 직접 대면보다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정보 유통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굳어지고 있다. <인터넷 소셜 미디어와저널리즘>의 저자 최민재와 양승찬에 따르면 SNS는 무엇보다도 ‘참여’와 ‘개방’, ‘대화’, ‘커뮤니티’ 그리고 ‘연결’이라는 다섯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찌 됐든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SNS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더 이상 변방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중심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신문이나 TV와 같이 전통적으로 있어왔던 언론과 SNS를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전통 미디어가 비교적 소수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무엇보다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하는 반면, 소셜미디어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개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그야말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집단 만들기를즐기는 데 주로 이용된다. 우리는 이러한 각기 다른 미디어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회 통합을 위해 적절하게 활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미 군 당국이 공식 발표하면서부터 SNS를 통해 각종 괴담이 크게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초연결망 사회에서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온라인상에 모여 상대편을 공격하는 적대적 대립은 심각한 수준이다.
SNS의 특성을 정략적으로 활용해 보수와 진보 세력 간 이념 대립이 크게 증폭되고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집단 성향에 따른 반목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가히 ‘SNS 이념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려와 소통보다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보만을 믿고 고집하는 편향적 정보 이용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게대한민국 현실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와는 거리가 멀 뿐아니라 확인되지도 않은 출처불명 정보들이 SNS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이 때문에 사회적 혼란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무책임한 괴담 유포로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치렀는지는 과거 미네르바사건이나 메르스 괴담 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이념을 초월한 열린사회 분위기 조성과 정보 소통 주체들 각자가 과학적이고 정확한 정보만을 제공하려는 노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괴담 확산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이미 몇백 년 전존 밀턴이 <아레오파지티카(Areopagitica)>에서 제시했듯이 ‘사상의 자유시장(Marketplace of Ideas)’을 통한 상대편 주장의 포용과 경청이다. 중요한 사안을 두고 자유롭게 논쟁하고 고민하고 결론에 도달하는 것인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근거 없는 거짓된 정보와 감정을 자극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파하기보다 각자가 자신의 정당한 주장을 정정당당하고 자유롭게 펼치며 논쟁할 수 있는 사회적 정보 환경이 시급히 갖춰져야 한다.
글 ·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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