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슬 씨는 “편견과 선입견을 갖게 되면 세상을 치우친 시선으로 좁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배윤슬
청년 도배사 배윤슬 씨
서울의 유명 사립대를 졸업한 젊은 여성이 도배사를 하고 싶다고?! 청년 도배사 배윤슬(30) 씨의 이야기는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인생이 성공하는 줄 알았던 기성세대들에게는 매우 놀라운 모습이다. 하지만 배 씨는 자신이 가진 좋은 도구를 내려놓고 편견 가득한 낯선 도구를 집어 들면서도 두려움이 전혀 없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위한 삶’을 당당하게 살고 있는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단단함도 느껴진다. 선입견과 편견의 틀을 깨고 멋진 나만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청년 도배사 배윤슬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가 선택한 일은 내가 책임진다
오전 6시 30분 건설 현장에 도착해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청년 도배사 배윤슬 씨의 하루. 이전 직장보다 훨씬 빨리 하루를 시작하지만 몸과 마음은 더 가볍고 상쾌하다. 배 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노인복지관에 취직했지만 그곳의 생활은 좀처럼 그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
“복지라는 게 혜택을 받는 사람이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명확한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상대방이 얼마나 만족했는지, 나는 또한 얼마나 만족스러운지 확인하는 게 무척 힘들었어요. 그에 비해 도배는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고쳐야 할 부분은 어디인지 모든 게 명확함 그 자체였죠. 이전 직장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성과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직업이 도배사만은 아닐 텐데 왜 도배사를 선택했을까? 이에 대해 배 씨는 “처우와 보수만 보고 일을 선택하면 결국 똑같은 문제를 마주할 거라 생각했고 내 존재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기술직’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기술직 중에서 도배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 한번 해볼 만하다고 느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직을 결심한 후 다음 관문은 부모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배 씨는 ‘퇴사 계획서’를 작성해 ‘퇴사하고 싶은 이유, 도배를 하고 싶은 이유, 도배사의 전망, 도배사가 되기 위한 계획, 실패했을 때 대안’까지 꼼꼼히 작성했고 배 씨의 진지한 모습에 부모는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며 응원해줬다.
배 씨의 어머니가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딸아이가 안전모를 손에 들고 작업화를 신고 풀이 가득 묻은 옷을 입은 채 현장을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라고 말했을 때 순간 기자는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다’는 말을 떠올렸지만 어머니는 “이렇게 정직한 노동이 없더라.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일이 있구나. 딸을 보면서 제가 바뀌었다”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람과 세상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자!
배 씨에게 ‘몸을 쓰는 일’과 ‘머리 쓰는 일’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차이가 없다”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 이유는 몸을 쓰는 일을 하면서도 계속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이란다.
“사실 모든 일은 ‘몸 쓰는 일’과 ‘머리 쓰는 일’의 구분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내가 하는 일이 나와 얼마나 잘 맞는지, 내가 어떤 것을 더 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거죠.”
다양한 직업 중에 도배사가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었을 뿐 직업에 대한 그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아, 내가 특이한 선택을 했구나’ 생각했다고.
도배를 시작하면서 배 씨는 건설 현장 사진을 누리소통망(SNS)에 올리며 평소의 고민을 적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글을 흥미롭게 본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책이 <청년 도배사 이야기>였다.
“저는 도배사가 낯선 직업이라서 사람들이 이렇게 관심을 많이 보일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도배사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제가 진로에 대해 고민했던 과정에 많이 공감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는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고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처음 직업을 선택할 때는 안정성, 사회적 지위, 보수 등만 생각하는데 정말 중요한 건 이 직업이 나한테 잘 맞는지 폭넓게 생각해보는 거였다”며 “내가 직접 해보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의 조언만 듣고 특정 직업에 대해 ‘한계’를 갖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할 때부터 ‘사람과 세상을 판단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는 배 씨. 편견을 깨고 나와 자유로운 청년이 된 그가 묵직한 한마디를 전했다.
“편견과 선입견을 갖게 되면 세상을 치우친 시선으로 좁게 바라볼 수밖에 없잖아요. 자신이 만든 틀 안에 갇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가 없으니까 결국 자기 손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시선은 찰나지만 제가 선택한 직업은 오래 해야 하잖아요.”
김민주 기자
기업연계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모집
공공데이터 기업연계 사업에 참여해 실무 경험을 쌓고 전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 청년인턴 지원사업이 접수를 시작했다. 행정안전부는 ‘2022년 공공데이터 기업연계(매칭) 청년인턴 지원사업’ 참가 희망자 2500명을 6월 14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공공데이터 분야에 관심이 있는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통합접수플랫폼(opendata2022.co.kr)에서 신청을 받는다. 선발된 청년은 전국 200여 개 공공데이터 기업연계(매칭) 과제에 배치해 공공데이터 개방 및 품질 진단, 실측 등 공공데이터 관련 업무를 수행·지원한다.
행안부는 공공데이터 청년인턴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끝장토론(해커톤), 공모전, 취업 자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덕수 행안부 공공데이터정책관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시기에 고품질의 공공데이터를 구축·개방함과 동시에 데이터 분야 인재가 중요하다”며 “청년들이 현장에서 공공데이터를 직접 다뤄보는 경험을 통해 데이터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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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