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유용한 정부 정책 이제 수어로 함께 알립니다

2022.04.11 최신호 보기

▶2022년 2월 3일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권동호 공공 수어통역사가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를 수어로 통역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12월부터 국민의 생명, 안전, 복지, 문화, 교육 등 각종 정부 발표에 수어통역을 지원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수어로 보는 대한민국정부’ 개설
코로나19 정례브리핑 현장에는 정부부처 정책 발표자만큼이나 이목이 쏠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옆에서 브리핑 내용을 수어로 전하는 수어통역사다. 이들은 35만 명가량으로 집계되는 국내 청각장애인의 귀가 돼 중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다. 코로나19 공공 수어통역은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와 언어권을 보장하고 수어의 위상과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2019년 12월부터 국민의 생명, 안전, 복지, 문화, 교육 등 각종 정부 발표에 수어통역을 지원하고 있다.
과거에는 텔레비전 화면 아래 작은 동그라미 안에 수어통역사가 있었는데 공공 수어통역 서비스에서는 정책 발표자와 함께 나란히 서서 화면 절반을 채우며 한 화면에 같은 비율로 방송되고 있다. 예전에는 청각장애인이 작은 동그라미에 집중하느라 힘들었고 피로감도 컸는데 지금은 수어통역사가 발표자와 나란히 서 있어서 정책 내용에 집중하기도 좋아졌다. 청각장애인도 화면 절반을 채우는 수어통역사를 보면서 수어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느끼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도 갖는다.



수어통역으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
한국수어는 2016년에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돼 한국어와 공식적으로 동등한 위상과 자격을 가진 청각장애인 공용어가 됐다. 국립국어원은 2019년 12월부터 청각장애인의 정부 정책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대국민 담화나 정부 정책 및 재난상황 발표 현장에 수어통역사를 배정해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3월 11일 유튜브 채널에 ‘수어로 보는 대한민국정부’가 개설됐다. 국민에게 유용한 정부 정책을 수어로 알려주는 정부 공식 수어 채널이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사용법 및 행동요령 ▲영업시간 제한으로 감소한 매출 보상받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정책 ▲긴급고용안정지원금 100만 원 나도 받을 수 있을까? ▲고양이 유실 건수 한 해 3만 건? 집사라면 꼭 알아야 할 반려묘 등록제 같은 정책이 ‘김소통의 1분 정책’ 코너를 통해 수어통역으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되고 있다.
정부 수어 채널에는 열쇳말로 새롭게 보는 정책인 ‘뉴텔러’ 코너도 있다. 여기에는 ▲만 5세~만 11세 소아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친환경차,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박소아 데이터 전문가) ▲현실 세계의 데칼코마니 디지털 트윈(박소아 데이터 전문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 노바백스(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박사) 등이 수어통역 영상 에피소드로 제공되고 있다.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산업안전보건교육(한국장애인개발원) ▲정부 ‘동해안 산불피해 수습·복구지원 방향’ 발표(행정안전부) ▲초등학생 등 어린이(청소년) 대상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사용방법(질병관리청 아프지마TV) ▲운전면허증이 휴대전화에?! 모바일운전면허증 발급 방법!(도로교통공단) 등 다양한 정부 정책도 수어통역으로 제공되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정책종합계획’과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을 토대로 청각장애인의 권익을 높이고 생활을 개선하고 있다. 한국수어 중심의 새로운 ‘한국수어-한국어사전’ 발간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정책 담당자는 “‘한국수어-한국어사전’은 한국수어의 문화적 자산이 되고 수어교육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어통역사가 더 많이 배출되도록 노력하고 한국수어를 통한 공공정보의 전달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어는 우리 청각장애인의 고유한 언어”
김부겸 국무총리는 2021년 10월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글은 우리 모두의 글자다. 한글을 말하고 쓰는 일에 차별이나 배제는 있을 수 없다. 듣지 못하거나 글을 보기 어려운 분들도 우리 말과 글의 혜택을 함께 누려야 한다. 그것이 ‘한글 정신’이고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정의롭고 평등한 삶을 누리는 포용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매년 2월 3일은 한국수어의 날로 지정됐다. 2021년 2월 3일 제1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에서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국수어는 우리 청각장애인의 고유한 언어다. 한국수어는 청각장애인의 문화를 함축하고 생각이나 감정 등 어떤 것이든지 표현할 수 있는 완전한 언어다. 한국수어의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지고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청각장애인의 권익이 더욱 신장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수어통역사 고은미 씨는 2021년 4월 ‘2020 정책소통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당시 “고은미 씨는 정부부처의 브리핑 수어통역을 맡아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를 드높이고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과 정책을 잇는 진심 어린 소통으로 우리 사회의 화합을 이끌어온 분”이라고 말했다.
수어 아티스트 지후트리(본명 박지후)는 수어를 예술로 꽃피우는 ‘손소리꾼’으로 불린다. 그는 청각장애인과 수어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벽 없이 소통하는 것을 꿈꾸며 수어를 기반으로 한 그림과 퍼포먼스 활동으로 2021년에 문체부로부터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았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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