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4월 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서 북악산 남측 개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4월 5일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이 코로나19를 풍토병 수준으로 낮추는 선도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우리의 일상회복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연 화상 국무회의에서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나고 감소세가 3주째 이어지며 일상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이행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도 상대적으로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잘 보호했다”면서 “최근 오미크론이 크게 확산된 기간에도 줄곧 안정적 의료체계를 유지하며 위중·중증과 치명률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차적으로는 방역과 백신접종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해 준 국민 덕분이고 선진적인 K-방역과 우수한 보건의료 역량이 효과적으로 뒷받침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상회복을 질서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면서 방역과 의료체계를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개편하는 등 일상회복을 질서 있게 준비할 것”이라면서 “국민께서도 방역조치가 대부분 해제되는 상황에서 자율방역의 책임을 한층 높이면서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4·3사건 보상 입법, 국제적 모범사례 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보고를 받고 “제주 4·3에 대한 보상이 입법화되고 시행됨으로써 다른 과거사 문제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교훈이 됐으며 국제적으로도 진상규명, 명예회복, 보상금 지급 등을 평화적으로 진행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엊그제가 제주 4·3이었는데 오늘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하게 돼 감회가 깊고 감개무량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시행령은 보상심의분과위원회의 구성·운영, 보상금 신청 절차 등을 구체화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보상심의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부터 희생자 보상을 시작하게 된다. 보상 신청기한은 6월부터 3년간이며 지연 이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주 4·3 특별법은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보상을 위해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제도를 도입하도록 개정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로써 진상규명, 명예회복, 보상으로 이어지는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중 최초의 입법적 보상 조치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 보상금 기준을 마련해도 유족들이 수용하고 동의해 주지 않으면 어려운 것인데 유족들 입장에서 볼 때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족들 역시 다른 (민간인 희생 사건) 보상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정부의 보상 방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해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유족 등에게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뒤 2018년, 2020년, 2021년 모두 세 차례에 걸쳐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2022년은 직접 참석 대신 누리소통망(SNS)에 “5년 내내 제주 4·3과 함께해 왔던 것은 제게 큰 보람이었다. 언제나 제주의 봄을 잊지 않겠다”며 글을 남겼다.
북악산 남측 개방… “세계서 가장 특별한 둘레길”
문 대통령이 4월 6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전역을 개방하기에 앞서 5일 북악산 남측 둘레길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삼청안내소에서 시작해 새로 개방되는 법흥사터, 청운전망대, 청운대쉼터 등을 거쳐 내려왔다. 문 대통령은 산에 오르기에 앞서 “이 개방이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나라든 수도의 도심지를 내려다보면서 걸을 수 있는 이런 산 둘레길이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둘레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산이 많은데 산이 많다고 전부 자연공원으로 이렇게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어야 그것이 비로소 자연공원의 상징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개방되면 개방될수록 질 높은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년 5월 청와대 경호 등을 위해 부분 통제했던 인왕산을 전면 개방했고 2020년 11월에는 북악산 북측면을 개방한 바 있다. 청와대는 북측면을 개방하면서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면도 개방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동행한 남태헌 산림청 차장에게 산불 대응도 각별히 당부했다. 남태헌 차장이 “(북악산에) 수막타워 5개를 설치하고 수리온 헬기를 김포에 전진배치 시켜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최대한 헬기들이 많이 가동될 수 있도록 가동률도 높여주고 그 다음 하루빨리 신형이나 대형이나 또는 야간용 헬기들을 많이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심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