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라 10~30초간 엔진을 예열하고 출발한다.
가수 하림이 말하는 친환경 운전 습관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유명인(에코브리티)들의 기후행동 캠페인 <불편해도 괜찮아>가 시즌2를 마쳤다. 4분 30초짜리 영상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바꿔야 할 우리의 생활 방식을 제시한다. 열 가지 가운데 7가지를 골라 시리즈로 나눠 소개한다. 건강한 지구를 위한 작은 습관이다.
▶<불편해도 괜찮아> 시즌2
일상 속 사소한 운전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환경을 지킬 수 있다면? 지구온난화를 막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운전 습관을 가수 하림의 일상에서 만나본다. 다가오는 봄나들이 철에 스마트한 에코(ECO)드라이브를 실천해보자.
▶트렁크를 비우고 필요한 짐만 싣는다
# 괜찮은 습관 1_
자동차에 불필요한 짐 덜어내기
“깨끗하죠?” 가수 하림 씨가 본인의 자동차 트렁크를 열어 보였다. 미니밴을 모는 그는 각종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인 트렁크를 비우고 다닌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취미용품이나 차량 물품들을 보관할 법도 한데 텅 비었다. 왜 굳이 비우고 다닐까?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면 편리할 텐데 말이다.
“트렁크를 비워놓고 다니면 에너지도 많이 절약된다고 해요. 사실 차량을 운행한다는 것은 탄소를 배출하는 일이잖아요. 짐을 줄여 연료 소비를 줄이면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다는 거죠.”
트렁크에 이것저것 넣고 다니는 나는 뜨끔했다. 내 차 트렁크를 열어봤다. 접이식 쇼핑 카트, 각종 자동차용품을 담은 정리함, 돗자리 2종, 등산화, 장우산, 짐 상자가 보인다. 짐 상자는 시골집에 보낼 물건인데 보름이 넘게 싣고 다니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세차장 방문이 크게 줄어 자동차용품을 담은 정리함은 언제 열어봤나 기억조차 없다. 한 달에 한 번 재래시장 갈 때 주로 사용하는 접이식 쇼핑 카트가 제일 자주 쓰는 물건이다. 당장 필요 없는 물건을 이것저것 차에 싣고 다닌 꼴이다.
이 불필요한 짐 때문에 낭비한 연료는 얼마나 될까? 연비는 얼마나 떨어뜨린 걸까? 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오염물질은 얼마나 배출한 걸까? 휘발유 차량 1대당 연간 1159L 연료가 소비된다고 한다. 차량 무게를 10kg 늘려 주행했을 때 무려 0.16L의 휘발유가 낭비된다. 반대로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가 5% 이상 높아진다. 휘발유 사용을 1L 줄이면 이산화탄소를 2.3kg 줄일 수 있다고 영상은 알려준다. 내 차 트렁크에 실린 짐을 당장 비워야 할 이유다.
하림 씨가 차량의 시동을 건다. 그러나 곧바로 출발하지 않고 30초 정도 기다린다.
“차에 시동을 걸고 곧바로 출발하는 분들이 많은데 예열을 하게 되면 훨씬 더 에너지가 절약된다고 해요.”
엔진을 예열하는 것이 자동차 수명과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엔진 예열 적정 시간은 여름에는 10초 전후, 겨울에는 30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예열을 마친 하림 씨가 가속페달을 살짝 밟는다. 출발한 지 5초 정도 지나서야 차량 속도가 시속 20km에 도달했다.
“우선 급하게 가고 서고 하면 승차감이 안 좋고요. 또 아시다시피 연료 소비도 빨리 돼요. 그래서 운전을 좀 살살해요. 안전도 지키고 에너지도 절약하고요.”
급출발, 급제동을 습관적으로 하면 정속 운전을 할 때보다 연료를 30% 정도 더 낭비하게 된다고 한다. 에너지 소모가 증가한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가속페달 밑에 달걀이 있다는 생각으로 부드럽게 밟으면 좋다고 했던 20여 년 전 운전면허 학원 강사의 말이 떠올랐다.
▶주기적으로 타이어의 공기압을 점검한다.
# 괜찮은 습관2_
분기별로 타이어 공기압 점검하기
하림 씨의 차가 도착한 곳은 자동차 공업사. “타이어 공기압에 따라서 연료 소비도 달라지기 때문에 공기압 체크를 자주 해주는 게 좋아요.” 그는 계절마다 타이어의 공기압을 점검하는 습관이 있다.
공기압 점검은 5분 만에 끝났다. 공업사 사장은 “타이어 공기압이 낮으면 센서에 불이 들어온다”는 안내와 함께 “미니밴인 경우 겨울에는 공기압을 40에 맞추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타이어의 상태는 자동차 연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공기압이 떨어져 타이어가 지면에 닿는 면적이 증가하면 연료 소비가 늘어난다.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은 차량 종류나 타이어에 따라 다르지만 타이어 옆면에 쓰인 최대 공기압의 80%가 적정 공기압이다.
타이어의 공기압이 적정 기준보다 15~20% 낮으면 5~8% 정도 연료를 더 소비하게 된다. 따라서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를 연간 44.6kg 줄이는 효과가 생긴다.
이처럼 주기적인 차량 점검과 트렁크 비우기, 급하게 운전하지 않기 생활화만으로도 누구나 친환경적 실천을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연료비 절감과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운전법, 어렵지 않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제이원더
▶출발 시 처음 3초간 시속 20㎞까지만 가속하고 급가속과 급감속은 최대한 자제한다.
2021년보다 차 덜 몰면 최대 10만 원 준다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운행을 줄이면 합리적 보상을 해주는 ‘자동차 탄소포인트제’가 확대 시행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 관련 지원과 기반시설(인프라) 확충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경제적 혜택도 누릴 수 있는 정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우선 자율적으로 자동차 운행을 줄이면 성과에 따라 혜택을 받는 자동차 탄소포인트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방자치단체별로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2022년 자동차 탄소포인트제’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다. 12인 이하 비사업용 승용·승합차, 휘발유·경유·LPG 차량이 참여할 수 있으며 법인이나 단체 소유 및 영업용 또는 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자동차는 참여할 수 없다. 승용차 마일리지제를 별도 운영하는 서울시는 제외된다.
탄소포인트제는 자동차 보험사의 마일리지 특약처럼 주행거리 단축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혜택)를 주는 제도다. 참여 기간 이전 일 평균 주행거리를 ‘기준 주행거리’로 삼고, 사업 참여 기간 중 일 평균 주행거리를 ‘확인 주행거리’로 한다. 기준 주행거리에서 확인 주행거리를 빼서 감축량이 산정된다. 감축량에 따라 인센티브는 차등 지급되고 4000㎞ 이상 줄이면 최대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유지만 해도 2만 원을 받는다.
2021년에는 가구당 1대만 가입이 가능했으나 2022년부터는 소유주 명의 기준 1인당 1대로 참여 조건이 완화되면서 전체 모집 규모는 5만 대로 크게 늘었다.
2021년 전국에서 5846명이 참여해 이 중 4377명이 연평균 주행거리를 3066㎞ 줄여 3억 3600여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온실가스배출량으로 따지면 1853톤을 줄였다. 30년생 소나무 28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친환경차 보급과 기반시설 확충에도 가속이 붙는다. 정부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450만 대 보급한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차(PHEV 포함) 판매를 2025년까지 51%인 91만 대, 2030년까지 83%인 150만 대로 늘리며 충전 기반시설도 2025년까지 50만 기 이상 구축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기차 부품 소재 국산화, 전용 플랫폼 개발 등을 지원해 전기차 구매 진입장벽도 낮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