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지만 똑같은, 모두의 여자 이야기

2022.04.25 최신호 보기



엄마
글 엘렌 델포르주 그림 캉탱 그레방 옮긴이 권지현
밝은미래

두 손으로 안으면 품 안 가득 차는 커다란 책 <엄마>. 아마 자신의 아이인 듯 보이는 어린아이를 안고 독자를 곁눈질하는 엄마의 모습이 표지 전면에 그려져 있다. 온통 초록인 일러스트가 싱그러우면서도 아이를 안고 있는 그의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한동안 표지에 시선을 빼앗긴다. 부드러운 듯 강한 카리스마가 있는 그림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세계 곳곳에 사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만난 자신의 아이에게 말을 거는 엄마, 앞으로 긴 인생을 살아갈 아이에게 사랑과 염려를 담아 조언해 주는 엄마,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공부를 포기하고 아이를 기른 것에 후회가 없다는 엄마, 싫다는 브로콜리를 먹이며 아이와 씨름하는 엄마, 엄마 뱃속 동생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말하는 엄마, 아이에게 평화를 가져다주기 위해 아이 곁을 잠시 떠나는 군인 엄마, 해변에서 아이를 잃어버리고 철렁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엄마, 아이를 잃고 슬픔에 잠긴 엄마, 엄마, 엄마….
사는 곳과 직업, 외모와 가치관 등 모든 것이 다른 31명의 ‘여자’들이 ‘엄마’라는 이름 안에서 똑같아지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아이를 사랑하고 걱정하며 그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전해주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싸우는 엄마들 말이다.
시처럼 정제된 글 속에서 그들의 사연이 무엇인지 상상하게 되고 화보처럼 아름다운 일러스트에 넋을 잃게 된다. 혼자 감상하기에도 좋고 아이를 둔 엄마, 예비 엄마, 나의 엄마 등 주변 사람들이 새삼 떠오르는 책이기도 하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제서야 ‘다르지만 똑같은, 31명의 여자 이야기’라는 표지의 부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명쾌해진다. ‘엄마’라는 존재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규희 동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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