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선 3월 23일 서울 송파구청에서 누적 환자 수가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한겨레
정부 대책 종합
정부는 앞으로 1~2주간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월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차근차근 준비해온 대로 이 시간을 잘 견뎌낸다면 유행의 감소세를 하루라도 더 앞당기고 안타까운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정점 이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면서 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3월 23일 기준 현재 누적 환자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동안 1만 343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치명률은 0.13% 수준이다. 70세 이상이 80%를 넘어 대부분의 사망자가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0~9세 사망자 8명, 10대 사망자는 2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전해철 중대본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체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9%이고 주간 치명률은 5주 연속 0.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규 위중·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누적 치명률 규모는 앞서 정점기를 거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과 비교할 때 약 4분의 1 이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3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이전 델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2월의 치명률은 0.09%로 나타나고 있으며 접종을 완료한 경우는 계절독감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권덕철 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3월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우리나라의 최근 하루 신규 환자 수가 60만 명을 기록했지만 치명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평가했다”며 “이는 조기 검사와 진단을 통해 중증화 전에 선제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권덕철 1차장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에 비해 낮지만 독감과 유사해지는 경우는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0.52%이고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층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5.05%로 독감의 50배 이상인 반면 3차 접종을 완료한 60세 미만의 치명률은 0%”라고 설명했다.
사적모임 6명→8명, 영업 제한시간은 유지
3월 2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이 6명에서 8명으로 조정됐다. 권 1차장은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의료대응체계의 부담 그리고 유행 정점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기에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하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분들의 생업의 고통을 덜고 특히 국민들의 일상 속 불편을 고려해 인원수만 소폭 조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 1차장은 “정부는 오미크론의 유행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드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고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해서 일반 의료체계 내 코로나19 진료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은 신속한 진단과 예방을 위해 3월 14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판정된 경우 확진자로 인정해 신속하게 치료하고 있다.
또한 중증 병상을 총 2800여 개로 확충하고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로 한정했으며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의원을 8540곳으로 늘리고 대면 진료를 위한 외래진료센터 197곳을 확보했다. 먹는 치료제의 처방 대상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자 중 60세 이상 환자까지 확대하고 이를 위한 충분한 물량 구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월 28일부터는 중앙부처 공무원 3000명과 군인 1000명을 전국 현장에 파견하고 3월 16일부터는 공중보건의사 500여 명도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조기 배치하고 있다.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10만 명분 도입”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먹는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늘자 정부가 머크앤컴퍼니(MSD)사의 ‘라게브리오’ 10만 명분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월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3월 11일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에서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라게브리오 도입의 필요성을 논의했다”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라게브리오의 사용을 제한적으로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검토 결과에 따라 3월 말 라게브리오 10만 명분을 도입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 처방이 어려운 고위험군 환자에게 처방할 전망이다. 정은경 청장은 “팍스로비드 특성 때문에 신장이나 간 기능이 떨어져 있는 분들, 특히 고령층은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팍스로비드 처방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병용금기 약물 또는 병용 시 주의할 약물이 상당수 있어 처방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대체재로 라게브리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4월 도입 예정인 9만 5000명분의 팍스로비드 등의 조기 확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3월 20일 현재 처방된 팍스로비드는 8만 7000여 명분으로 국내에 우선 도입된 16만 3000명분의 절반 이상(53.4%)이 소진된 상태다. 남은 재고 물량은 7만 6000명분으로 최근 8일간 3만 4403명에게 처방한 것을 감안하면 남은 물량은 2주 이내에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정 청장은 “현재 추세로는 2주 정도는 (팍스로비드) 사용이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다”며 “3월 말 팍스로비드를 도입하고 추가 구매 등을 제약사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심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