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살리기

2021.12.27 최신호 보기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에 소금과 같은 존재다. 소상공인의 주요 업종인 도·소매업, 숙박업, 음식점업 등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고 지역주민의 기초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한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소상공인은 외부 충격, 즉 국내외 경제 여건에 매우 취약하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외부 충격이 있더라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생존할 수 있는 잠재 능력이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이 높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같은 천재지변급의 충격에 노출되면 생존 기반을 거의 상실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2021년까지 부실징후기업은 연평균 158개로 이전 3년(2017~2019년) 연평균 200개에 비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을 비교적 잘 견디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대기업 가운데는 코로나 시대 오히려 역대급 실적을 거둔 곳도 꽤 있다.
반면 소상공인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2021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전년 대비 4.5% 늘어난 1억 4908만 원으로 상용근로자를 비롯한 다른 계층에 견줘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 4조 3000억 원 투입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12월 17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총 4조 3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조처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코로나19 피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2021년 8월 코로나19 대책으로 지급된 전 국민 상생지원금도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7~8월에 급랭했던 민간소비(내수)는 9월부터 뚜렷한 회복 양상을 보였다. 대표적인 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상생지원금 지급 이후 한 달 만에 무려 10.9%나 늘었다.
정부는 이번에 ‘3대 패키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방역지원금 3조 2000억 원 ▲방역물품 지원 1000억 원(1곳당 최대 10만 원) ▲손실보상 확대 1조 원 등이다. 매출 피해를 본 320만 명에게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현금 100만 원씩 연말부터 지원한다. 손실보상은 기존 대상이 아니었던 인원·시설이용 제한업종 12만 곳을 신규로 포함할 예정이다. 분기별 하한액도 1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크게 올린다. 매출 감소만 확인되면 매출 규모, 방역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현금이 지원된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현재 집행 중인 손실보상 업체 명단을 활용해 방역지원금 1차 지원 대상을 확정하겠다”며 “2021년 안에 영업시간 제한을 받은 상당수에게 신속히 지원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는 않지만 매출이 감소한 일반 피해 업종도 1월부터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불평등’ 해소 위한 대책
방역물품 지원은 소상공인 업체 115만 곳에 최대 10만 원씩 지원된다. 접종완료·음성확인제(방역패스) 적용 대상이 되는 식당·카페, PC방,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 지원 대상이다. 전자출입명부 단말기, 체온측정기, 칸막이 등 방역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 사실이 인정(영수증 제출 등)되면 지급된다.
이와 별도로 문화·체육·수련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4조 6000억 원 규모의 맞춤형 금융지원 및 시설이용바우처 등도 차질 없이 지원된다. 2022년에 지역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 및 온누리상품권 규모는 총 33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창궐은 ‘코로나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가속화하고 있다. 뉴노멀은 ‘예측 가능한 예측 불가능성’을 특징으로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스크 착용, 모임 인원 제한, 방역패스 등이 의무화된 사회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감염병의 출몰이나 확산 여부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소상공인 지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불평등’이라는 뉴노멀에 꼭 필요한 대책이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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