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김대중
설 앞두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한 삼대 가족의 바람
경기도 안양에 사는 정규호(48) 씨는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소박한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여느 때 같으면 온 가족이 해돋이 명소로 여행을 떠나 새해 일출을 구경한 뒤 충북 청주 부모님 댁으로 인사를 다녀오는 게 연례행사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1년에 이어 2022년도 가족만의 조용한 1월 1일을 맞았다. 정 씨는 달라진 새해맞이에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2022년 첫날은 어디 가지 않고 집에서 간소하게 떡국을 차려 먹으며 맞이했어요. 매해 가족이 모두 함께 여행을 가 일출을 보는 게 정말 소중한 추억이었는데 앨범에서 2021, 2022년 두 해 사진은 빠지게 됐네요. 평소 학교 가랴 학원 가랴 바쁜 아이들도 이날만큼은 시간을 내어 함께할 수 있어 좋았는데 썰렁한 새해맞이에 아쉬워하더군요. 청주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는 드렸지만 두 분이 조용히 보냈을 걸 생각하면 짠하죠. 동생네 가족들과 다 같이 얼굴 본 건 언제인지 기억도 잘 안 나네요.”
온가족 접종 마친 뒤 홀가분하게 외식
정 씨는 자칫 아이들의 기분이 가라앉을까 싶어 저녁엔 집 근처 동네 산책을 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가족 식사를 했다. 그나마 외식이라도 할 수 있었던 건 온 가족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덕분. 특히 고등학생, 중학생 두 자녀가 예방접종을 한 뒤로는 가족이 함께 밖에서 식사할 수 있게 됐다. 부부는 일찍이 예방접종을 마쳤지만 자녀들이 미접종이라 가족 외출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던 터였다. 2004년생으로 2022년 고3이 되는 첫째 딸 소희 양은 “예방접종은 필수”라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당연하게 된 주위 분위기를 전했다.
“2004년생들은 2021년 10월부터 예방접종이 시작됐는데 저는 바로 병원에 예약해 접종을 했어요. 코로나19 이후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많았지만 학교에 안 가도 학원이나 독서실, 스터디 카페는 가니까요. 이제 고3이 돼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정말 큰일이잖아요. 하루, 아니 1분 1초가 소중한 고등학생에게 예방접종은 필수예요. 친구들도 거의 예방접종을 마쳤고 저는 곧 3차 접종도 할 생각이에요. 예방접종 전에는 혹여 부작용이 있진 않을지, 며칠은 아프다고 해서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별다른 증상은 없었어요. 오히려 예방접종 후에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서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중·고생 자녀도 예방접종 마쳐
2021년 10월부터 2004~2009년생을 대상으로 한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순차적으로 실시됐다. 만 18세 이상은 2022년부터 3차 접종을 권고하는 등 정부도 소아·청소년의 예방접종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시행한 이후 12~17세 청소년 환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청소년 환자 수는 2021년 9월 3630명에서 10월 4837명, 11월 6612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11월 둘째 주부터 4주간 18세 이하 10만 명당 환자는 210.1명으로 19세 이상 성인 환자 167.3명보다 많았다. 고등학생보다 예방접종률이 낮은 중학생의 발병률이 높았는데 10만 명당 11월 1주 7.6명에서 12월 1주 12.4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소희 양의 동생 준희 군도 2021년 12월 초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학교에서 환자가 발생해 두 번이나 코로나19 검사를 치른 뒤였다. 2007년생으로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정 군은 “아직 중학생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가 많다. 하지만 이 상황(코로나19 확산세)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고 주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친구들을 보면서 예방접종을 하는 게 안전하겠다고 생각해 스스로 예방접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12~17세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2차 접종 완료율은 2022년 1월 18일 기준 53.2%로 절반을 넘겼다. 아내 윤정아(47) 씨는 “자녀의 예방접종을 두고 아직 부모의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 예방접종은 나와 내 가족, 이웃을 위한 ‘보호장치’”라고 강조했다.
“예방접종은 본인의 선택이자 자유죠. 하지만 우리 모두는 서로의 환경이잖아요. 예방접종은 1차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거지만 나아가 가족, 또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부모가 자신은 예방접종을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커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떤 의약품이든 부작용은 다 있잖아요.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충분한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아 걱정이 큰 만큼 정부가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충분히 계속 설명해줘야죠.”
▶1월 11일 충남 공주산성시장이 설을 앞두고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정부는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사과, 배 등 16대 성수품을 2021년 설보다 일주일 빠른 3주 전부터 역대 최대 수준인 20만 4000톤을 공급한다. | 문화체육관광부
3차 접종 끝낸 노부부 “자식들 얼굴 보고파”
청주에 사는 정 씨의 부모 정진상(75)·김만희(72) 씨는 일찍이 3차 접종을 마쳤다. 2021년 2월 고령층 예방접종이 시작되자마자 병원을 찾았고 9월 3차까지 나란히 접종을 끝냈다. 두 사람 모두 70대 고령인 데다 어머니는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 씨는 비슷한 세대에서 예방접종을 안 한 사람이 드물다고 했다. 실제로 70~79세 이상 인구의 3차 접종률은 1월 18일 기준 88%에 이른다.
“코로나19가 나이 든 사람한테 훨씬 위험하다잖아요. 뉴스를 보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위중·중증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데 나도 그렇고 어르신들은 안 아픈 사람이 없어요. 젊은 사람들이야 예방접종이 안전하네, 위험하네 말이 많지만 우린 무조건 다 맞아요. 코로나19에 걸리면 큰 병 되기 십상인데 예방접종을 한다는 거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죠.”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3차 접종자가 코로나19에 돌파감염될 가능성은 2차 접종자에 비해 82.8% 낮고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위중·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할 위험성이 각각 96.9%, 99.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 부부는 예방접종을 한 뒤로 매일 동네 뒷산을 30분 이상 산책하는 등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두 사람은 “예방접종은 기본이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평소 운동도 하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진상 씨는 다가올 설날에 온 가족이 모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삼대가 모두 예방접종을 마쳤으니 꿈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소박한 마음을 전했다.
“병날까 무서워 어디 돌아다니지도 않아요. 그런데 가족들 얼굴을 못 보니 참 답답해요. 손주들도 많이 컸을 텐데 어떻게 달라졌나 보고 싶어요. 설날에 온 가족이 모여 떡국 한 그릇씩 나눠 먹으면 바랄 게 없어요.”
조윤 기자
코로나19 예방접종, 이것이 궁금하다!
-청소년은 감염돼도 대부분 무증상이라는데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하나?
=청소년의 경우 무증상이나 경증이 많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 중에도 중증 환자가 발생하는 등 유행 양상이 바뀌었다. 즉 소아·청소년도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 않으며 예방접종을 했을 때 감염 예방 효과가 충분히 있다는 게 이미 확인되고 있다.
-해가 바뀌어 새로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이들은?
=1월 4일부터 생일이 지나 만 12세가 되는 2010년생 청소년의 예방접종이 가능해졌다. 이들은 12∼17세 예방접종과 동일하게 3주 간격을 두고 화이자 백신으로 1·2차 예방접종을 한다. 생일이 1, 2월이면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면 1차 접종만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2차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생기는 면역은 개인의 기저질환, 감염 심각도, 건강상태 등에 따라 매우 다르다. 따라서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돼 생기는 면역이 불충분할 수 있다.
-독감과 달리 왜 코로나19만 전 국민 예방접종과 거리두기를 시행하나?
=코로나19를 독감(인플루엔자)과 동일하게 여겨선 안 된다. 독감 치명률은 0.05%에 그치지만 코로나19는 1%에 조금 못 미치는 누적 치명률을 보인다. 예방접종,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해도 최소 10배 이상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예방접종자가 자연면역을 획득한 미접종자보다 재감염 위험이 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상반된 결과를 내놓는 보고도 있다. 분명한 건 자연면역이든 인공면역이든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거다. 양쪽 모두 의미 있는 정도로 재감염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예방접종을 하면 면역 지속 기간이 비교적 분명하다. 자연면역은 언제 면역이 감소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수준을 높여가는 것이다.
자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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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떡국 드시고 무병장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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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