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저 누리집
코트라 <2022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발간
“우저(Woojer·이스라엘의 신생기업)의 음향-촉각 변환 기술처럼 기계 장비로 촉각을 모방해 전달하는 것을 햅틱(haptic) 기술이라고 한다. 햅틱 기술을 통해 사람들은 공간을 공유하지 않고도 촉감을 활용해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게 됐다. 햅틱 기술은 전통적 산업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다. 인테리어, 가구, 모빌리티 등에 적용할 경우 신체와 접촉하는 모든 제품에 기술을 접목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재미’있는 체험을 하는 것을 넘어 기존 제품을 더 ‘안전’하게 만들거나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부가가치도 만들어낼 수 있다.”
최신 글로벌 사업 트렌드 36가지 소개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최근에 내놓은 <2022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의 ‘하이퍼 엔터테인먼트(Hyper Entertainment)’ 장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코트라 텔아비브무역관에서 작성한 이 현지 보고서는 소리의 촉감까지 전달하는 웨어러블 제품 ‘우저’를 소개하고 있다. 소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가볍고 활동성이 좋은 조끼 형태의 웨어러블 오디오 장비 우저를 착용하고 휴대전화 등 오디오파일을 재생하는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동시키면 소리가 몸에 진동 형태로 자극을 줘 몰입감을 높이고 현실감을 더한다.
이 책은 전 세계 84개국, 127개 도시 해외무역관에 주재하는 수백 명의 코트라 직원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직접 눈으로 포착하고 취재한 ‘지금 한창 뜨거운’ 시장과 상품·서비스를 담았다. 해외무역관 직원들이 발굴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사업(비즈니스) 사례들로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 속 시장부터 우주에서 숙성시킨 와인까지 신선한 소재들을 한데 모았다.
코트라는 2011년부터 매년 말 ‘한국이 열광할’ 해외시장 트렌드를 담은 세계 트렌드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이번 2022년 트렌드는 최신의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총 36가지를 4개의 큰 주제(치유사회, 미래의 일상, 새로운 놀이, 공존사회)로, 그리고 다시 ‘마음 케어’, ‘물과의 전쟁’, ‘제로 이코노미’ 등 10개의 중간 주제로 각각 분류해 묶었다.
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시장에 접근한 전 세계 비즈니스 최신 흐름을 주목하면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나갈 아이템을 만들고 찾아낼 수 있다. 코트라 주재원들이 생동감 있게 소개하는 해외 현장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를 읽다 보면 창업 아이디어가 반짝 떠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큐티 누리집
▶베를린그린 누리집
▶뮤즈 누리집
치유사회+미래의 일상
먼저 ‘치유사회’ 주제에서는 ‘지치고 힘든 사람을 위한 비즈니스: 마음 케어’와 ‘기술이 대신하는 가족: 가족의 재정의’로 묶인 8개 현장 사례가 소개된다. 심리치료 챗봇 ‘무드메이트’(민스크), 간편 스마트 실내 정원 ‘베를린그린’(함부르크), 명상 웨어러블 디바이스 ‘뮤즈’(토론토), 가상현실로 정신건강을 치료하는 솔루션(실리콘밸리), 두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료 ‘누트로픽’(시드니), 시니어와 이웃을 연결해 돕는 서비스 ‘도브리 솜시아드’(바르샤바), 고독경제가 낳은 반려동물 복제사업(시안), 반려로봇 ‘큐티’(파리) 등을 소개한다.
‘미래의 일상’ 주제에서는 집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아이디어로 접근한 각국의 사례가 소개된다. 오사카무역관이 전하는 ‘어드레스’는 전국 어디든 원하는 집(등록 거점)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정액제 다거점 거주 서비스다. 다른 공유 거주 서비스와 다른 점은 매월 동일한 금액으로 전국 어디든 거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관광지나 인구 밀집지 외에 각지에 다수의 거점이 분포돼 있다.
이와 함께 미래형 전기차 충전소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도로 지하 매립식 충전소 ‘스트리트 플러그’(암스테르담)를 소개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가 겪고 있는 전기차 충전 고민을 해결하는, 아주 간단하지만 실리적인 지하 매립형 소형 충전소다. 도로 지하에 매립한 형태라 거리 외관을 해치거나 동선을 방해하지 않는다. 작은 크기로 주택 진입로나 보도에도 설치할 수 있다. 1만 2500㎏ 하중까지 견딜 수 있다. 비나 눈이 오더라도 물을 빠르게 배출해 충전기가 건조된 상태로 유지된다. 수위가 높아지면 센서로 감지해 장비 전원이 자동으로 꺼진다.
이 밖에 인공지능이 탑재된 조립식 주택(실리콘밸리), 신소재 운동 경기장(프랑크푸르트)이 소개된다. 이어 개인 맞춤형 건강 사례로 ▲시니어를 위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술(바르샤바) ▲손목에 붙여 건강 상태를 빠르게 점검하는 아이템 웨어옵티모(멜버른) ▲고령자 맞춤 요양 서비스(시드니)를 소개한다.
▶암스테르담의 도로 지하 매립식 충전소 ‘스트리트 플러그’
새로운 놀이+공존사회
‘새로운 놀이’ 주제에서는 우저(텔아비브), 메타버스 속 글로벌 시장(오사카), 공연 산업의 새로운 미래 증강현실(AR) 콘서트(디트로이트)를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우주에서 숙성한 와인(브뤼셀), 무알코올 주류 개발이 한창인 뮌헨의 신사업, 미래 식량의 대안으로 연구 중인 미세조류 식품(두바이), 천연 원료로 만든 에너지 드링크 사업 성공담(오클랜드) 등이 소개된다.
‘공존사회’ 주제에서는 물·패션·재활용 분야의 11개 사례를 소개한다. 작지만 똑똑한 인공지능 바다청소부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물 부족 해결 솔루션을 소개한다. 전기로만 생수를 제조하는 ‘아크보’(도쿄), 코로나 시대에 수도 없이 설치할 수 있는 친환경 손 씻기 장치 ‘워시’(타이베이) 등을 소개한다.
홍콩의 도시 앞바다인 빅토리아 하버에는 얼마 전에 하얀 보트 모양의 해양 정화 로봇 ‘클리어봇’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로봇 앞쪽에 달린 카메라가 해양쓰레기를 감지하면 로봇 내부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작동해 플라스틱 빨대, 배터리, 종이컵, 상자, 신발 등 60종류 이상의 폐기물을 각각 자동으로 분류한다. 1시간 만에 250㎏의 부유 폐기물을 수거할 수 있다. 개발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사람들이 해변에 쌓인 쓰레기를 손으로 직접 수거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코트라 홍콩무역관은 이 클리어봇 사례를 전하면서 “한국판 해양 정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해양쓰레기 수거 로봇이 다양한 쓰레기를 더욱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관련 대량자료(빅데이터)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밖에도 의류 재사용(업사이클링) 시스템(스톡홀름), 옷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추적해 투명하게 보여주는 ‘파이버트레이스’(멜버른), 성소수자를 위한 맞춤형 수영복 ‘루비스’(댈러스), 버려진 세면대를 최고급 벽돌로 재활용하는 사례(암스테르담), 접어 쓰는 친환경 물병(불가리아), 쌀겨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사례(마드리드)가 흥미롭게 이어진다.
▶홍콩 빅토리아 해안에서 운행 중인 해양쓰레기 수거 로봇 ‘클리어봇’ | 도서출판 시공사 제공
▶홍콩 빅토리아 해안에서 운행 중인 해양쓰레기 수거 로봇 ‘클리어봇’ | 도서출판 시공사 제공
“새 기술과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 탐색”
코트라 해외무역관은 전 세계 84개국 127개 도시에 분포해 있다. 상주 인원은 현지 채용을 포함해 2000여 명에 이른다. 코트라 누리집에 들어가면 ‘해외시장뉴스’ 안내가 있다. 전 세계 해외무역관에서 실시간으로 작성한 각국 비즈니스 관련 정보 뉴스로 연간 4000건가량 올라온다. 이 책은 해외시장뉴스에서 다룬 사례를 더 상세하게 보완한 것도 있지만 책으로 펴내기 위해 코트라 본부가 해외무역관에 별도로 주문해 작성한 글도 많다.
이 책을 기획한 코트라 해외시장정보센터 강민정 차장은 “해외 현지 조사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빠르게 해외 비즈니스 동향을 접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들이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트렌드 흐름과 환경을 책 한 권에 넣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참신한 사업 모형(비즈니스모델)을 탐색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