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세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11월 1일 서울 중구 소아과에서 한 초등학생이 접종을 받고 있다.│한겨레
소아·청소년 접종 현황은?
최근 10대 학령층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13~17세 연령군은 11월 첫째 주에 하루 평균 발생률(10만 명당)이 8.5명으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18세 이하 환자 수(국내 발생)는 10월 셋째 주 1996명→10월 넷째 주 2867명→11월 첫째 주 3376명으로 늘었다. 18세 이하 환자 비율도 21.3%(10월 3주)→23.9%(10월 4주)→22.6%(11월 1주)로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에 비해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11월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2~17세 인구는 276만 8836명인데 이 가운데 코로나19 예방접종자(1차)는 72만 6927명(16~17세 57만 2707명, 12~15세 15만 4220명), 접종완료자는 4만 9911명이다. 접종률로는 1차 26.3%, 접종완료 1.8%다. 12~15세 소아·청소년 중에 신규 예방접종을 예약한 사람은 56만 8184명(예약률 30.7%)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예방접종은 감염의 가능성을 줄여주고 감염 시 치명적인 피해를 막고 격리, 검사, 각종 제한 등에서도 자유로워지는 등 예방접종의 이득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캐나다 등 청소년 접종률 높아
그렇다면 외국의 소아·청소년 접종 상황은 어떨까?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 주요국은 지난 5월부터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의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대부분 강제는 아니지만 “예방접종은 이점을 제공한다”며 권고하고 있다. 본인의 선택에 맡기지만 예방접종을 택한 사례가 많고 접종률도 매우 높다.
질병관리청과 코로나19 관련 국제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누리집 등을 보면 캐나다는 2021년 5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12~15세에도 예방접종을 승인하고 이를 강력히 권고했다. 8월에는 12~17세에 대한 예방접종도 승인했다. 캐나다에서 12~17세는 244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8% 정도인데 캐나다 12~17세의 83.6%인 204만 3000명(10월 31일 기준)이 1차 예방접종을 했다. 2차 예방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181만 7000명(74.4%)에 달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5월에 12~15세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승인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12세 이상 모든 사람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의 12~17세 인구는 2513만여 명(2020년)인데 연령대별 예방접종률은 12~15세(10월 31일 기준 1차 접종 54%, 2차 접종 43.5%), 16~17세(1차 접종 61.6%, 2차 접종 51.5%) 모두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다. 미국 전체 접종률(10월 31일 기준 1회 이상 65.9%, 접종완료 56.9%)과 청소년 접종률은 엇비슷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최근 역학보고서를 보면 델타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8월 중순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고 병원에 입원한 0~17세 소아·청소년 수는 예방접종률이 가장 낮은 주(州)일수록 가장 높은 주에 견줘 각각 3.4배와 3.7배 더 높았다.
어린이 예방접종에 가장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영국은 9월에 12~15세에 예방접종 권고 결정을 내렸다. 16∼17세에 대해서는 앞서 8월에 “모든 16~17세 청소년은 등교를 위해 면역력 형성이 필요하다”며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영국은 12~17세 예방접종자 현황이 따로 없는데 18세 미만 예방접종자(10월 4일 기준)는 1차 106만 2000명, 2차 22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5월 말부터 12~15세의 예방접종을 승인했다. 12~19세 예방접종자는 1차 접종 446만 5000명(49.6%·10월 31일 기준), 2차 접종 241만 9000명(26.9%)으로 조사됐다.
독일·프랑스·이스라엘 등도 접종 독려
독일의 질병관리청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2021년 6월 기저질환이 있어 감염 시 중증 경과 위험이 큰 12~17세에게 화이자 백신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그러나 델타 바이러스 확산이 증가하자 8월 중순부터는 “12~17세 소아·청소년 모두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한다”고 지침을 바꿨다. 예방접종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접종의 편익이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독일은 12~17세 인구 약 450만 명 중 1차 접종자 192만 명(42.7%·10월 7일 기준), 2차 접종자 160만 명(36.1%)에 이른다.
프랑스 정부도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12~17세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12~17세 인구 466만 5000명 중에 1차 접종자는 335만 7000명(73.8%·10월 6일 기준), 2차 접종자는 303만 명(67.3%)에 이른다. 프랑스는 9월 30일부터 12~17세도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예방접종 정보가 담긴 보건증명서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도 “미국에서 12~15세 250만 명이 특별한 부작용 없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며 예방접종을 독려했다. 이스라엘은 12~15세는 1차 접종 55%(10월 8일 기준), 2차 접종 43.2%이고 16~19세는 1차 85.3%, 2차 73.7%에 이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방역이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으로 전환하면서 아동·청소년들의 감염 위험성이 이전보다 더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10대 학령층은 아직 예방접종률이 낮은 상황이지만 최근의 활동 증가와 수업 확대 등의 영향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대 청소년 예방접종은 강제가 아니지만 접종의 이익이 더 높다”며 “다만 성인에 비하면 그 이익이 조금 작은 편이긴 하나 청소년과 부모들이 함께 고민해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