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들고 나왔는데 자동 결제! 똑똑하고 안전한 이 매장 뭐죠?

2021.11.08 최신호 보기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안에 있는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전경 | 신세계아이앤씨

안심지능형(스마트)점포 가보니
여러 분야에서 무인점포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무인점포의 편리함 뒤엔 무단침입, 도난, 파손, 화재 등 각종 보안 문제가 해결 과제로 남는다. 지난 9월 정보무늬(QR코드)를 인증만 하면 출입에서 구매,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특별한 편의점이 등장했다. 별도 계산 과정 없이 물건을 고른 뒤 들고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기존 무인점포보다 더욱 똑똑해졌을 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도난, 파손 등 각종 사고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 뉴딜 과제 가운데 하나인 K-사이버방역의 일환으로 무인점포의 보안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과 협력해 만든 ‘안심지능형(스마트)점포’다.

▶매장 이용 시 필요한 정보무늬는 애플리케이션 또는 매장 내 무인단말기에서 신용·체크카드로 발급받을 수 있다.│김청연 기자

AI 안내 따라 물건 고르고 나오자 구입 완료
“싹~들고 쓱~가요. 들고 가면 자동결제.”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안에 있는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간판과 벽 등에 붙은 문구가 눈에 띈다. ‘입장 뒤 필요한 물건만 들고 나오면 된다고? 도난 방지음이 울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고 매장 앞 배너에 적힌 설명에 따라 입장했다.
매장으로 들어서자 대형 건물 입구에서 흔히 접하는 스피드 게이트가 보였다. 휴대전화에 이마트24 또는 SSG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결제 수단을 등록하자 정보무늬가 생성됐다. 정보무늬는 매장 내 무인단말기(키오스크)에서 휴대전화 번호와 결제 수단인 신용카드 등록 등으로도 받을 수 있다. 정보무늬를 게이트 옆쪽에 갖다 대자 출입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요. 스마트코엑스점입니다.” 친절한 음성이 들렸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오른쪽 벽 화면에 인공지능(AI) 음성챗봇 스파로스가 나타났다. “궁금한 게 있으신가요? ‘스파로스!’ 불러주시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설명도 적혀 있다. “스파로스! 물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봤다. 곧 스파로스가 화면을 통해 음료 코너 위치를 알려준다. 안내에 따라 음료 진열대로 향한 뒤 생수병 하나를 골랐다.
이제 결제만 하면 되지만 계산대가 보이지 않았다. “쓱~ 나가세요! 자동결제됩니다.” 출구 쪽에 적힌 문구대로 게이트를 그냥 통과했다. 그러자 정말 문이 쓱 열렸다. 생수 값 950원. 정말 결제가 된 걸까? 카드 앱을 켜서 확인해보니 거짓말처럼 결제가 완료돼 있었다. 이 매장이 신기했던 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우아, 진짜 되네!” 어떤 사람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9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을 방문해 융합보안기술로 구현한 ‘안심지능형(스마트)점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매장 이용법 등을 안내해주는 스파로스 AI 음성챗봇│김청연 기자

‘완전스마트매장 보안성 향상 지원사업’ 일환
“과기정통부 보안실증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 간판 한쪽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매장은 과기정통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완전스마트매장 보안성 향상 지원사업’(이하 사업)의 일환으로 개점했다. 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발전으로 무인점포가 늘고 있지만 점포 내 도난 등 범죄 사고 또한 증가하는 때 무인점포의 보안 취약점을 개선해 보안성 향상을 지원하자는 목적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주관 기업으로 이마트24, MGV보안시스템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안심지능형점포를 “사용자 인증에서 출입·결제까지 자동화된 점포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 지능화된 보안 기술을 통합해 보안을 강화한 가게”라고 설명했다. 안심지능형점포를 실제 열어 물리·기술적 보안 조치를 하는 등 보안성을 향상하는 게 목적이다. 이를 통해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방지하고 소비자인 국민은 안전하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안심지능형점포는 매장 입구에서 사용자 인증을 거치는 등 출입자 신원을 확인하도록 꾸려졌다. 또한 지능형 영상 인식으로 미인증자의 따라 들어가기 등 부정 입장도 방지한다. CCTV와 라이다 감지기(센서)를 연동, AI 기반으로 사람의 동선을 감지해 상품과 인명, 시설 피해도 막는다. 카메라와 화재 상황, 움직임 감지기 등 각종 IoT 기기가 전송하는 데이터를 통해 보안 위협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결제 단계에서 결제 정보 위변조, 결제 우회 등 각종 보안 위협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라이다 센서가 매장 내 모습을 촬영한 모습. 모두 비식별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다.│신세계아이앤씨

AI 기술 적용해 개인정보 유출 방지
매장 안에서 천장 쪽으로 고개를 들면 AI 카메라 21대와 라이다 감지기 6대 등 여러 대 카메라가 눈에 띈다. AI 카메라는 진열대에 놓인 제품 위치와 고객 움직임을 인식하고 라이다 감지기는 매장 전체를 3차원(3D)으로 촬영해 고객의 행동을 더 정교하게 파악한다. 자율주행에 주로 활용되는 라이다 기술은 레이저를 통해 소비자를 3D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제 정확도를 더욱 높인다.
또한 ‘스파로스 AI 음성챗봇’을 활용해 상품 위치, 연관 상품 안내 등 매장 직원처럼 소비자와 대화가 가능한 음성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편 매장에는 AI 비전 기술을 활용한 ‘자동학습기술’도 적용했다. 매장 관리자가 제품을 진열만 하면 AI가 상품 정보를 스스로 취득하고 학습해 신제품 판매 시 상품을 360도 장비로 촬영하는 등 기존 상품 진열 업무를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기존의 다른 무인점포에 출입하면 얼굴 등 개인정보가 기록되고 일정 기간 저장된다. 반면 안심지능형점포에서 인식되는 데이터는 모두 비식별 데이터이며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이 없다.
2021년 9월 8일 문을 연 이 매장에는 20대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사람이 방문한다. 이날 매장을 찾은 조호진 씨, 강승연 씨 커플은 특별한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고 데이트할 겸 와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마냥 신기하다는 표정이었다. “바나나우유 하나 사봤어요. 그냥 걸어 나오기만 해도 결제가 된다는 게 정말 놀랍네요.”
이 편의점은 11월 중 입장·구매 과정에서 비정상 쇼핑 행위 식별, 응급 상황과 기물 파손 등 매장 내 이상 상황 감지 등 무인점포 이용 과정에서 예상되는 모든 보안 위협을 개선해 선보일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연말까지 매장 내 안전사고를 비롯해 불법 칩입 등 이상 상황을 인공지능 기술로 학습하고 정상 운영 상황에서 기기나 장비 취약점을 개선·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운영 점포의 피해 방지를 위한 보안 모형을 개발해 점포 창업 여건을 개선하고자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안심지능형점포가 선진국 솔루션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보안성이 높은 성능을 제공하도록 해 인공지능·융합보안이 결합된 물리 보안 솔루션을 세계 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청연 기자

지능형점포 보안기술 가늠터도 구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능형점포의 핵심 보안기술인 영상인식, 시각화 처리, 기계학습 등 중소기업의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도록 지능화 물리보안 솔루션을 실제 운용 상황에서 시험하는 ‘지능형점포 보안기술 가늠터(테스트베드)’를 12월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가늠터 매장은 한국인터넷진흥원 나주 본사에 개설한다. 지능형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도난 방지, 출입 통제, 생체인증 등 상용화하지 않은 중소기업 기술 검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터분석실은 판교 정보보호 클러스터에 마련한다. 가늠터 매장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데이터분석실에서 가공·처리해 중소기업의 지능형 알고리즘 성능을 고도화하고 이를 사업화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능형점포에 특화된 보안기술인 가늠터의 물리보안 기술을 한층 고도화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해외시장 진출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년부터 관련 연구개발도 시작한다. 우선 물리보안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에 따른 물리보안 통합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는 비대면 무인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물리보안 제품이 안정적으로 연동되는지 등 자동화된 서비스의 성능을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차세대 물리보안 핵심 소자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영상보안 등 차세대 물리보안 제품에 탑재되는 핵심 소자인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대전환으로 첨단 융합보안 기술이 지능형점포에 적용되면서 비대면 신시장을 열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지능형점포의 보안 모형과 보안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하고 야간 등 취약 시간에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에도 지원해 디지털 보안 신시장을 창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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