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정책은?
정부가 11월 초부터 코로나19의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층 90%, 일반 국민 70% 정도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뒤 2주가량이 지난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년 9개월여 만에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첫발을 조심스럽게 디디는 셈이다.
일상회복 선언은 코로나19 종식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방역·의료적 대응을 하면서 일상을 도모하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감수하겠다는 결정이다.
위중·중증으로 악화 비율 크게 떨어져
접종완료율 목표 달성과 함께 단계적 일상회복을 현실화할 세부 방안을 담은 로드맵은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논의를 거쳐 10월 말 확정된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정부가 접종완료율에 따른 ‘3단계 방역체계’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접종완료율이 70%, 80%, 85%가 되면 생업 시설, 대규모 행사, 사적모임 등에 대한 방역 규제를 점차 완화한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는 향후 일일 환자가 4000∼5000명씩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이런 상황에도 일상회복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예방접종 전인 2020년 12월 각각 4.72%, 2.70%에서 2021년 10월 2.17%, 0.35%로 뚝 떨어졌다.
다만 핵심 방역조치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부본부장은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며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인구집단에서 코로나19 유행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중·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크게 떨어지자 정부는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삼고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하는 중환자 중심 관리 방안을 내놨다.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택치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단계적 일상회복 유지가 어려워진다. 병원 치료를 적기에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택에서 이탈해 감염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숙제다. 먹는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입원 없이도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재택치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9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재택치료가 일반화될 때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이송·병원 연계·통원치료 방안 등을 치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여행업계 생태계 전환에 286억 지원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비해 정부 각 부처에서도 지원 정책을 본격 가동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움츠러들었던 여행업계의 회복을 지원하고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비하기 위해 2021년 본예산과 1,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286억 원 규모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체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여행사 유통 플랫폼 사업화 ▲관광업계 정보기술(IT) 인력 신규 채용 ▲지역 여행사 공유공간을 지원하고 여행업계 종사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는 비대면과 디지털화가 더욱 확대되고 일상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여행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사업 환경을 이제는 온라인·모바일 사업 운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문체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여행사의 사업 환경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종사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행업이 생태계를 전환하고 혁신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추가 정책을 이어간다.
디지털 전환 사업은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여행사 220개사를 선정해 지원 규모는 체험형 2000만 원, 주도형 3500만 원 수준으로 지난 8월에 1차로 90개 기업을 선발해 과제를 수행 중이며 현재 2차로 기업 선발(130개 여행사) 중이다.
또한 급격하게 온라인·모바일로 전환되고 있는 여행업 생태계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신규 채용을 지원한다. 10월 12일부터 한국관광공사 누리집(www.visitkorea.or.kr)을 통해 정보통신기술 인력을 새롭게 채용할 여행사 또는 관광벤처기업을 모집하고 있으며 대상 기관으로 선정되면 1인당 월 인건비 200만 원을 최대 4개월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김장호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접종완료율이 높아지면서 우리 국민들도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여행사들도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며 “지금까지 확보된 예산으로 여행업계 일상회복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 업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상회복 맞춰 소비쿠폰 재개 검토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잠정 중단했던 소비쿠폰 사용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단계적 일상회복이 민생경제와 취약 분야 회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방역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소비쿠폰 등 그간 잠정 중단됐던 정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역 상황, 접종완료율 등 방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일상 회복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앞서 1차 예방접종률이 50%에 이르면 외식·체육·영화·전시·공연·프로스포츠 관람 쿠폰을 지급하고 70%에 이르면 숙박·관광·철도와 버스 쿠폰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의 장기화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이 차관은 “예방접종 속도가 빨라지며 전 국민 접종완료율 70% 목표가 10월 중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가 출범해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꿈은 일상회복 세계 1위”
한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0월 17일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추가접종을 한 뒤 바쁜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고 전하며 “‘대통령의 진짜 꿈’은 접종완료율 세계 1위 너머 일상회복 세계 1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수석은 이날 누리소통망(SNS)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의 21번째 글에서 “‘대통령의 꿈’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실패 없이 도달하는 유일한 나라가 돼 코로나19를 이겨 낸 ‘진짜 세계 1위 대한민국’이 되겠다는 것에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추가접종을 하고도 빠듯한 일정을 어김없이 모두 소화한 대통령의 마음속엔 예방접종의 안전성을 국민들께 보여드려 접종완료율을 높이겠다는 일념이 있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10월 15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추가접종을 받았다. 1차(3월 23일), 2차(4월 30일) 접종 때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으나 이날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문 대통령은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10월 말 해외 순방을 앞두고 있어 추가접종을 일찍 받았다.
이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