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월 20일 미국 뉴욕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청와대
영국·슬로베니아·베트남과 잇따라 양자회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0일 오후(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코로나19 백신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날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회담에서 존슨 총리는 “한국과 영국 간에 백신 교환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백신 교환은 한·영 우호 관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로 백신 교환을 계기로 한·영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두 정상이 양자회담을 가진 것은 지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6월 11~13일, 영국 콘월) 계기 개최된 정상회담 이후 100일만이다. 이날 회담은 영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영국의 ‘위드 코로나’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 선배 국가인 영국의 조언을 구했다.
존슨 총리는 “한국이 코로나19에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고 백신 접종을 효과적으로 하면서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로 조언을 갈음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6월 콘월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 초안을 검토 중에 있으며 우리는 한반도·아세안을 포함하는 지역협력 강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계속 조율해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가 제기한 석탄 발전 감축과 관련 “한국은 이미 석탄발전소 8개를 폐쇄했고 올해 2개를 폐쇄해 총 10개를 폐쇄했다”며 “해외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 공적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은 1990년대를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점진적으로 감축했지만 우리는 2018년을 정점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그리고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해야 하며 이처럼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가 언급한 퀸 엘리자베스 항모단과 관련해 “퀸 엘리자베스 항모단 방한이 양국 간 국방 교류·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평가하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제한적으로 진행됐으나 유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가 언급한 경항모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양국 해군 간 기술 협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최근 영국, 호주, 미국이 맺은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는 역내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3자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가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하게 되어 매우 뜻깊었고 양자 협력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0일 미국 뉴욕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훈장 교환식을 하고 있다.│청와대
“슬로베니아 원전사업 우리 기업 참여 기대”
앞서 문 대통령은 9월 20일(현지시간) 오후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한반도 정세, 글로벌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파호르 대통령에게 슬로베니아에서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원전)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슬로베니아의 주한대사관 개설을 환영하며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부 유럽 물류 거점인 슬로베니아는 교역과 투자 확대 잠재력이 충분한 나라이며, 특히 코페르 항을 통한 운송을 통해 우리 기업의 물류 효율성이 향상되고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파호르 대통령은 “코페르 항은 수년 내에 현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에게 열린 항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슬로베니아의 하반기 EU 의장국 수임 축하 인사를 전하며 “EU와 한국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오고 있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계기로 미래성장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해 한-EU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파호르 대통령은 “한국은 동북아 역내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슬로베니아와 공통점이 많다”며 “슬로베니아는 한국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고 또 한국 역시 슬로베니아로부터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슬로베니아는 한국의 좋은 친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1일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베트남에 백신 100만회 이상 지원”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9월 21일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100만 회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10월 중에 베트남에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직접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방역 물자를 나누며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베트남 보건·백신 파트너십 구축과 베트남의 질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질병예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서 준비하고 있는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베트남 당국의 지원과 협조에 대해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베트남 FTA 발효 6년을 맞아 양국 경제 협력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고 2023년 교역액 1000억 달러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양국 간 4차 산업혁명 분야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인프라, 금융 분야에서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에 푹 주석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 기반의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바이오, 의학, 첨단기술, 국방,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해 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푹 주석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유행 관리, 사회경제적 회복 등 베트남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며 2009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두 정상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푹 주석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팀을 잘 이끌어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데 다음 경기는 호주, 중국”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베트남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선전을 기원한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청년 문제 국가 책임” 청년의 날 특별대담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의 날을 맞아 9월 18일 오전 청와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제2회 청년의 날 기념 특별대담 영상’을 공개했다.
약 34분 분량의 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배성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리더이자 리드보컬 민영, 래퍼 한해, 윤태진 아나운서와 함께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상춘재 소개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는 ‘늘 푸르른 봄과 같은 집’이란 뜻으로 한편으로는 국민의 삶이 늘 따뜻했으면 또 편안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집”이라고 설명했다.
4년간 국정 운영을 하면서 청년 정책과 관련해 가장 아쉬운 점을 질문받자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제약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때부터 국민들 속으로 함께 들어가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코로나19 전까지는 청년들 손을 잡기도 하고 ‘셀카’도 찍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전혀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고통을 가장 전면에서 먼저 받고 가장 무겁게 고통을 느끼는 세대가 바로 청년”이라며 “이는 청년들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 사회 모두와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양질의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미아리에 조그마한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청년주택으로 개조해 인기를 끌었다. 그런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로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서는 “저도 과거 대학에서 제적을 당하고 구속되면서 꽤 긴 세월을 낭인처럼 보낸 때가 있었다. 옳은 일을 했다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개인적인 삶의 측면에서는 암담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긴 인생을 놓고 보면 몇 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며 “‘내가 선택한 길을 잘 걷고 있다’고 스스로 희망을 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청년들이 학자금 지원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정부가 반성해야 될 점”이라며 “필요한 사람이 신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필요한 분에게 찾아가는 복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들의 어려움을 청년들이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최대한 지원할 것이고 청년의 고민이 대한민국의 현재이며 청년의 도전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마음이 무겁다”며 “정부가 뒷받침을 해준다면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더 뛰어난 나라로 이끌어 줄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