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경비 노동자 최소한의 권리 보장

2021.09.27 최신호 보기
아파트 경비직 및 청소노동자 처우개선
국민청원은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 개선에 힘이 됐다. 소외됐던 청소노동자와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공론화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2020년 5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입주민에게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당하고 협박 등 갑질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 풀어주세요”
청원인은 “경비 아저씨가 주차 문제로 4월 말부터 20일 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힘든 폭언을 듣고 생을 마감하셨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경비 아저씨는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을 위해 희생하는 성실한 분이셨다”고 회상하며 경비원과 갈등을 겪은 입주민에 대해 “이중주차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사람을 협박하고 근무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했다”라고 표현했다.
청원인은 “경비 아저씨들이나 하청 용역분들을 보호해달라. 경비 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라며 “입주민의 갑질 없어져야 한다. 오히려 아파트를 위해 입주민들을 위해 고생하신다고 응원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청원에 44만 6434명의 국민이 동의했고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를 살피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힘을 보탰다. 청와대는 답변을 통해 “공동주택 경비원 등에 대한 갑질신고를 범정부 ‘갑질 피해 신고센터’로 일원화하고, 경비원 등에 대한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수사 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도 준비 중”이라며 “개정된 법안에는 ‘경비원 등 근로자에 대한 폭언 등의 금지와 발생 시 보호에 관한 사항’을 공동주택 관리 규약에 반드시 규정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경비원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고 상담이 필요한 경비원에게는 안전보건공단의 ‘직업적 트라우마 전문 상담센터’나 근로복지공단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경비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과 휴게 등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구분돼 있는데 현실은 경비 업무 이외에 분리수거와 주차 지도, 택배 업무 등 다양한 노동을 하고 있다”며 현실과 법 적용 사이에 괴리가 입주민과 경비원 간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짚어냈다. 이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동주택 경비원 제도 개선 특별팀(TF)’를 구성해 경비원의 업무 실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경비원의 업무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소노동자 휴게 공간을 보장해 주세요”
2021년 6월 21일 등록된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 공간을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는 23만 2595명의 국민이 공감했다.
청원인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그동안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만 간헐적으로 지적됐다. 이제는 하루 이틀 분노하고 슬퍼하다가 흩어지는 것 이상의 논의가 있어야 할 때”라며 “휴식권도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식사와 용변은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라고 언급했다.
이어 “시민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나라에서 선진국이며 자부심이며 4차산업이 다 무슨 소용이냐. 휴식권 보장을 법정 의무로 강제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굳이 자발적으로 추진할 동기가 없다”며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 공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의무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원 답변에 나선 고용노동부는 “현재도 사업주의 휴게 시설 설치 의무에 대한 규정과 가이드가 마련돼 있지만 강제할 벌칙 규정이 없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며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빈틈에 대해 공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최근 국회에서 휴게 시설 설치와 관련된 벌칙(과태료)을 도입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어 개정안에 따른 변화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첫째, 휴게 공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의무화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주가 휴게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 1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둘째, 최소한의 냉난방과 환기,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크기, 위치, 온도, 조명 등 휴게 시설 설치와 관리 기준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해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셋째, 하청 업체가 아닌 청소서비스를 실제로 소비하는 원청 업체가 책임지도록 했다. 사업주가 휴게 시설을 이용하도록 설치해야 할 근로자 범위에 고용관계에 있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청소노동자와 같은 수급인(하청) 노동자까지 포함시켜 휴게 시설 설치가 도급인(원청)의 책임임을 명시했다.
개정된 법안은 2022년 8월 18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위 법령을 신속히 마련하고 영세·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휴게 시설 설치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심은하 기자

▶자료: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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