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클럽 차량도 안전관리 대상에

2021.09.06 최신호 보기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축구클럽에 축구한다고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2019년 5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제목이다.
인천 송도의 한 축구클럽 차량이 과속으로 운행 중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다른 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청원을 통해 “어린 생명에 대한 안전 대책과 근거법 마련”을 호소했다. 이에 21만 3025명의 국민이 청원에 동의하는 등 안전 대책과 법에 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는 “어린이 통학버스 관련법에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공감하며 “체육교습업의 정의와 범위, 운영 형태, 시설 기준 등 설정을 위한 실태 조사를 시작했고 7월까지 법안 마련을 위한 기초 실태 조사를 마치고 체육시설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는 어린이 통학버스에 대한 검사 기준을 강화하고 경찰청은 동승 보호자 미탑승, 하차 확인 장치 작동 의무 등에 대한 집중 단속과 함께 어린이 교육 시설을 직접 찾아가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유아보호용 장구 개발을 추진하고 교육부는 통학버스 위치 알림 서비스를 확대해 학원 차량 집중 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 축구클럽 차량도 안전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등 어린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이른바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체육시설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용하는 시설을 현행 6종에서 18종으로 확대해 축구클럽 등 체육교습업 시설이 포함되도록 함으로써 이들 시설에서 운행하는 차량이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 규정에 적용되도록 했다.
아울러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 관련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 사상 사고를 유발한 경우 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의무 위반 시 제재를 강화했다. 동승 보호자 미탑승, 어린이 하차 미확인, 어린이 하차 확인 장치 미작동 시 현행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를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로 강화하고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요건 미구비 운행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신설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위한 ‘민식이법’
어린이 안전사고 피해자에 대한 응급 처치를 의무화하는 ‘해인이법’(어린이안전기본법 제정안)도 국민청원에 힘입어 제도화됐다.
해인이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은 5년마다 어린이안전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어린이 이용시설 관리 주체와 종사자는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의료기관 등에 신고하고 조치해야 한다. 이 법안은 2016년 4월 이해인 양이 하원길에서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어 숨진 것과 관련 어린이집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발의됐으나 3년이 넘도록 계류됐다.
2019년 이해인 양의 부모는 ‘해인이법’의 조속한 입법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목숨보다 소중한 딸을 떠나보낸 지 3년 6개월이 지났다. 생을 포기할까 수없이 고민했지만 남은 두 아이가 있기에 이 악물며 버티고 있다”며 “해인이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더 안전한 환경에서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꼭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국민 27만 1502명의 공감을 얻으며 법제화에 탄력을 받았다. 2020년 4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민식이법’도 국민청원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김민식군은 2019년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네 살 동생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 카메라·과속방지턱·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하는 개정된 ‘도로교통법’과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특가법)’이다. 규정 속도인 시속 30km를 초과하거나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만 13세 미만 어린이가 사망하면 최대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처벌 강화 ‘윤창호법’
만취 운전자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 친구들이 올린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청원은 40만 6000명의 국민 동의를 받았다. 윤 씨의 억울한 사연의 공론화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개정안은 사망 사고를 일으킨 음주 운전자에 대해 법정형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경우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높였다. 또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을 강화했다.
또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에 관한 단속 기준도 강화해 음주운전의 면허정지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은 0.10%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정했다. 아울러 종전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면허취소가 됐던 것 역시 2회로 강화했다.

심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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