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준비금이 없었다면 ‘복태와 한군’ 없었을 것”

2021.09.06 최신호 보기
▶창작준비금 지원을 받은 예술인 복태와 한군│인스타그램 갈무리

문화·예술 지원
복태와 한군은 부부가 듀오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이다. 남편 한군은 기타를 연주하고 아내 복태는 멜로디언과 보컬을 담당한다. 이들은 공연 외에도 기타나 우쿨렐레 수업, 하자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만드는 작업도 했고 북콘서트를 꽤 오래 진행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돼 공연이 끊기면서 더 이상 예술 활동을 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혔다. 세 아이의 엄마인 복태 씨는 “‘부부가 같이 예술을 할 수 없구나. 둘 중 하나만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많았다”며 “더 이상 안 될 것 같았고 새벽배송 아르바이트를 신청해둔 상황에서 정말 운 좋게 창작디딤돌(창작준비금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창작준비금이 아니었다면 더 이상 음악 하는 ‘복태와 한군’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태 씨는 “코로나19 탓에 다른 부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원금으로 직접 창작을 했다기 보다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생활비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창작준비금이 격년으로 지원되니 2021년엔 지원받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는데 격년제 규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2차 추경, 예술인 등 대상 2918억 원 편성
2021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는 공연·예술·관광·체육업계를 대상으로 2918억 원의 예산이 추가 편성됐다. 예술·관광·체육 채용 지원에 1023억 원이 투입돼 일자리 약 2만 7740명을 지원하고 영화·체육·관광·소비 및 문화 향유 확대에 395억 원을 투입해 267만 명이 지원을 받는다.
예술인 창작준비금 지원 사업은 2021년 상·하반기 각각 6000명씩 1만 2000명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2차 추경으로 저소득 예술인 9000명(1인당 300만 원 지원)이 추가 지원을 받는다. 예술인 복지법상 예술 활동 증명을 완료하고 가구원수 기준 중위소득(보건복지부 고시) 120% 이하 예술인이 신청할 수 있다. 배점제에 따라 소득·자산 등이 낮은 순으로 지원자를 선정하되 만 70세 이상 원로 예술인이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서 조회된 장애 예술인의 경우 배점제를 적용하지 않고 기준 중위소득 자격을 충족하면 우선 선정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디딤돌 담당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연·전시·행사 등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모든 예술 활동이 취소되고 영화관 관객 또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예술인의 수입이 끊겨 많은 예술인이 생계를 위해 배달·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창작디딤돌 사업은 예술인이 예술 외적인 요인으로 예술 활동을 중단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창작 준비에 필요한 지원을 함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특정 예술 활동을 위한 지원금의 경우 예술 활동 계획서를 통해 지원받고 해당 예술 활동을 위해 쓴 지원금을 정산해야 한다”며 “창작준비금은 창작 활동을 위해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 예술인의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창작준비금 수혜 예술인의 경우 홍보비(29.9%), 인쇄비(25.2%), 제작비(23.1%), 재료 구입비(11.4%) 등의 순으로 창작준비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월 20일 서울 동작구 ‘최도원 태권도 아카데미’를 방문해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민간 실내 체육시설 이용자에 현금 지원도
민간 실내 체육시설도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민간 실내 체육시설 트레이너 등 직원 고용에 134억 원의 추경을 투입해 약 2000명이 추가로 지원받도록 했다.
고양시 덕양구에서 유아스포츠아카데미 플레이온을 운영하는 여무관 관장은 2021년 상반기 정부의 민간 실내 체육시설 종사자 인건비 지원을 믿고 직원을 채용했다. 여무관 관장은 “코로나19 4차 유행 직전에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직원을 뽑았다”며 “당장 코로나19 확산으로 부담이 늘었지만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고용 직원 1명당 160만 원의 지원금이 나오지만 실제 급여 등이 그 이상이어서 인건비가 더 들 수밖에 없다. 여 관장은 코로나19로 이용자가 급감해 대출받은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여 관장은 “상황이 악화될 때는 수강생이 예년 대비 최대 10분의 1까지 줄었고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 또는 코로나19 밀접 접촉자 발생 등으로 몇 차례 문을 닫아야 했다”며 “상황이 좋을 때도 수강생이 예년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정부 지원금이 신규 채용 직원만 적용돼 기존에 있었던 직원들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기존에 고용된 직원도 지원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간 실내 체육시설 이용 활성화 사업에는 이용자들에 대한 현금 지원도 포함돼 있다. 민간 실내 체육시설이나 비대면 스포츠 코칭업체 이용 시 8만 원 이상 결제하면 3만 원을 환급해준다. 2021년 9~11월 이용자 신청 접수를 거쳐 10월부터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2차 추경에 124억 원이 책정돼 40만 명이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8월 20일 서울 동작구의 한 태권도장을 방문해 실내 체육시설 지원을 약속했다. 황 장관은 태권도장의 출입자 통제 상황, 시설·장비의 소독 여부, 거리두기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한 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부의 방역 시책에 적극적으로 따라 줘서 감사하다”며 “실내 체육시설의 정상 운영 회복을 위해 소상공인 지원책과 더불어 고용 지원과 이용 활성화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실내 체육시설 경영난 극복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프로 스포츠 종목의 관람권의 50% 할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종목별 티켓사에서 할인권 발행과 예매를 하는 방식으로 프로 스포츠 관람객 4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문화이용권 추가 발행(141억 원, 20만 명)으로 저소득층 대상 문화 향유 지원 규모도 늘린다.
이 밖에 관광지 방역·수용 태세 개선을 위해 관광지 방역 관리와 점검 인력 지원에 252억 원을 투입해 3000명이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관광업계 휴직자·실직자 등을 대상으로 방역 인력 인건비와 방역 용품 구입비를 지원한다. 관광지 방역으로 안전 여행 환경을 조성하고 관광업계 휴직자·실직자 고용으로 일자리 위기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찬영 기자

▶서울 구로구의 한 헬스장에서 직원이 매장 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한겨레

‘예술인 권리’ 법으로 보장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정안이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공포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제정안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라는 헌법 규정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그동안 예술 관련 법령이 예술 분야별 지원체계 마련에 집중하거나 예술가의 권리를 부분적으로 다룬 것과는 달리 예술인의 권리보장을 포괄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한 법률이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를 신장하며 예술인의 지위를 보장하고 성평등한 예술환경을 조성해 예술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예술인 권리침해 행위 및 성희롱·성폭력 행위의 금지 ▲예술인 권리구제기구의 설치 ▲피해자에 대한 구제조치 방안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자유계약자가 대부분인 예술인은 그동안 근로기준법 등 기존법률에 의해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법을 통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예술인이 보호를 받게 됐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적용을 받는 예술인은 예술 활동을 업으로 하기 위해 교육·훈련 등을 받았거나 받는 사람까지 포함한다. 예술대학 학생 등 상대적으로 권리 보호에 더 취약한 예비예술인 등도 권리 침해행위와 성회롱·성폭력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에서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를 명확히 했다. 예술 표현의 자유 보호를 강조하고 예술인과 다른 직업과의 동등한 지위 보장을 선언했으며 성평등한 예술환경에서 활동할 권리, 예술 정책 정보를 제공받고 결정에 참여할 권리 등을 규정했다.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를 설치하고 ‘예술인보호관’을 지정했다. ‘예술인보호관’은 예술인 권리침해 행위 및 성희롱·성폭력 행위 사건을 조사하고, 분야별 전문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지닌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에서 조사결과를 심의·의결한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통해 불공정한 예술환경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예술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하위 법령 마련, 권리구제기구 설치 등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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