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해 헌신한 애국자는 국가와 국민이 끝까지 보호

2021.08.23 최신호 보기


홍범도 장군(1868~1943)은 독립전쟁의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무장독립투쟁의 최고 지도자다. 청산리 대첩 이후 독립군의 전력을 정비하려고 러시아로 갔다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 돼 1943년 현지에서 순국했다.
그동안 고려인 동포들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공동묘지에 묘지를 조성해 추모하다 순국 78년 만인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8월 15일 봉환에 이어 8월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은 1992년 카자흐스탄과 국교 수립 이후 꾸준히 논의됐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는 2013년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우리 정부의 참여 아래 공식 추모식을 거행한 후 정부 측에 간곡히 봉환을 건의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이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이유로 외교 문제가 우려되고 일부 고려인들의 반대로 봉환이 유보됐다. 그러다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방문 시 고려인 동포들의 동의를 얻어 카심 조마르트 토가예프 대통령에게 “항일투쟁의 국민 영웅을 고국으로 봉환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요청해 봉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당초 2020년 6월 독립전쟁 전승 100주년을 맞아 봉환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져 이번 광복절을 맞아 봉환이 이루어짐으로써 숙원이 해결된 것이다.

독립운동사에 대한 인식 새롭게 자리 잡혀
홍범도 장군은 성장 과정에서 보듯이 정의감이 투철하고 불의를 보면 용서하지 못하는 강인한 성품을 지녔다. 1895년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하자 불의를 응징하기 위해 의병투쟁을 시작하고 의병대를 조직해 북청 후치령전투에서 일제 군대를 섬멸했다. 이후 삼수, 갑산, 북청 등지에서 일제 토벌대를 섬멸해 ‘날으는 홍범도 장군’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일제의 탄압으로 연해주로 이동해 의병들을 규합하고 군사훈련을 통해 대한독립군의 사령관으로 간도에서 독립군 부대를 통합해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으로 국민 영웅이 됐다.
그만큼 이번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와 동시에 과제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애국자는 국가와 국민이 끝까지 보호하고 합당한 예우를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실천한 것이다. 그동안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이 추모하고 보호했지만 78년 만에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 국민 모두 무거운 짐을 덜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광복 76주년을 맞은 오늘 마침내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에 도착한다”며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을 국가와 후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둘째 봉환을 계기로 우리 독립운동사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자리 잡혔다는 점이다. 독립운동사는 우리 민족사 중에서 가장 소중한 교훈이다. 그러나 아직도 연구 자체가 미진하고 이념 갈등 때문에 진실이 외면되는 경우도 있다. 홍범도 장군이 그 피해자이기도 했다. 일부에서 장군의 업적을 폄하해 1962년 정부가 독립유공자를 포상할 때 두 번째 등급인 건국훈장대통령장을 추서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이번 기회에 최고 등급인 건국훈장대한민국장으로 승격시한 것은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셋째 이번 봉환 과정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이들은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동포들이다. 홍범도 장군은 고려인의 상징이며 정체성의 실체로 모셔졌기에 그들의 허전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현지 동포들이 조성한 공원묘지를 초장지(初葬地)로 공원화해 고려인들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려인 3, 4세를 비롯한 재외동포들이 동질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모국과 유대와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

추모공원 조성과 기념관 건립을
넷째 홍범도 장군은 남과 북에서 모두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통일 시대에 대비해 남북한 국민이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을 공유함으로써 역사 동질성을 회복해 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홍범도 장군은 국제인이다. 의병투쟁과정에서부터 러시아와 협력했고 중국과 카자흐스탄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봉환을 계기로 우리 독립운동사를 항일 독립운동 차원을 넘어 세계사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인류의 역사 발전 과정에서 보면 제국주의 세력의 억압과 착취를 배격하고 인간의 자유와 평등, 인권을 회복하려는 운동이었다. 그럼으로 인류 역사 발전을 위한 혁명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독립운동을 조명해야 할 것이다.
홍범도 장군 참배는 현장은 물론 국가보훈처 온라인 추모공간에서도 업적을 기리고 명복을 빌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독립전쟁의 영웅으로서 그 위상에 걸맞게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기념관을 건립해 독립전쟁의 찬란한 역사를 계승해야 할 것이다.

황원섭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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