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 전투기 제조 ‘엘리트 나라’ 됐다

2021.06.14 최신호 보기
▶한국형 전투기 시제 1호기 보라매 KF-21 출고식│청와대사진기자단

첫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를 말하다
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이 4월 9일 경상남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천공장에서 열렸다. 시제기 출고는 그동안 도면으로만 존재했던 전투기를 실체화하고 성능을 평가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뜻으로 의미 있는 성과다. 시제기는 앞으로 지상 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첫 비행을 실시하고 2026년까지 시험 평가를 진행해 체계 개발(양산 예정인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단계)을 완료할 예정이다. 2026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가 실전에 배치된다.
2015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주관하고 국내 방산업체가 협력해 개발 중인 국산 첨단 전투기는 그동안 한국형 전투기 KF-X로 불렸지만 시제기 출고를 기점으로 KF-21이라는 고유 명칭을 얻었다. ‘21세기 첨단 항공우주군으로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군은 공모를 통해 KF-21의 통상 명칭을 보라매로 정했다. 보라매는 우리 공군의 상징이다.

“초음속 전투기 제조 엘리트 그룹 합류”
KF-21은 길이 16.9m 높이 4.7m에 폭 11.2m로 현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보다 조금 크다. 성능은 최대 추력
4만 4000파운드, 최대 속도 마하 1.81(시속 2200km)로 항속거리는 2900km다. 최대 이륙 중량 2만 5600kg, 최대 탑재량은 7700kg에 달한다. KF-21은 우리 군이 운용하는 3대 기종(KF-16, F-15K, F-35A)을 가장 많이 참조했고 5세대 전투기인 F-22도 다각도로 검토했다. 이에 따라 KF-21은 4.5세대로 분류되지만 외형적으로 5세대 전투기를 지향한다. 추후 독자적으로 성능 개량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KF-21 시제기를 출고하면서 세계 열세 번째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됐으며 4.5세대(제한적 스텔스 성능) 이상 최첨단 전투기 개발은 여덟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일본·스웨덴이 4.5세대 이상 최첨단 전투기를 개발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은 공동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미국 방송 은 KF-21 시제기 출고와 관련해 “한국이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 KF-21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초음속 전투기 제조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KF-21에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심지어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까지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KF-21은 미국이 외국에 판매하는 F-35보다 가격이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수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KF-21은 2001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최신형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후 수차례 사업 타당성 평가와 사업 추진 기본 전략 승인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KF-X/IF-X(인도네시아 쪽 명명) 공동개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인도네시아는 한때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하며 기술진을 철수했으나 KF-21 시제기가 성공적으로 출고되자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출고식에 참석하는 등 공동개발 정상화로 급선회했다.



80개 주요 부품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
KF-21에 장착된 최첨단 장비 중 핵심은 4대 센서로 꼽힌다. 전투기의 눈이라고 불리는 에이사(AESA) 레이더는 다른 전투기보다 훨씬 멀리 볼 수 있다. 약 1000개의 송수신 모듈을 독립적으로 작동시켜 목표물을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이전을 꺼리는 기술로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전자광학표적추적장비(EOTGP)는 목표물을 계속해서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센서다. 적외선탐색추적장비(IRST)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가시거리 밖에 있는 목표물이나 물체들이 방출하는 적외선 에너지를 탐색하고 추적하는 장비다. 스텔스(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가 적용된 항공기는 레이더가 표적을 탐지하거나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 환경에서도 적외선 에너지를 탐색해 표적을 효율적으로 탐지하거나 추적할 수 있다. 전자파방해장비(RF Jammer)는 상대 레이더를 기만하는 장비로 상대 레이더가 우리 쪽을 못 보게 하거나 다른 위치에 있는 것으로 속인다.
초음속 전투기에는 국가의 과학 기술력이 모두 응집돼 있다. 전투기에는 무려 약 26만 개의 부품이 투입된다. 구조물 약 9000개, 튜브 약 1600개, 기계 장치·전자장비 약 550종이 들어가 전기 배선만 해도 약 30km에 달한다.
한국형 전투기는 개발 과정에서 약 80개 주요 부품을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 그중 일부는 부분 국산화하는 등 국내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했다. 대기업부터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 700개 이상의 국내 업체가 참여하면서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만 1만 200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예정이다. 2028년까지 취업 유발 효과 11만 명, 경제 효과 창출 2조 1000억 원, 생산 유발 효과 24조 원, 기술 파급 효과 49조 원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2030년 항공 분야 세계 7대 도약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국산 전투기의 장점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우리가 필요한 시점에 언제든 제작해서 실전에 투입할 수 있고 언제든지 부품을 교체하고 수리할 수 있다”며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에이사 레이더를 비롯한 최첨단 항전기술은 KF-16와 F-15K 같은 기존 전투기에 적용해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입 전투기는 고장이 나더라도 쉽게 기체를 뜯어 고칠 수 없다. 자칫 계약 관계 문제로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사업 참여 업체들이 축적한 기술력과 인력, 인프라는 항공산업을 대한민국의 확실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산업은 다양한 첨단기술이 집약되고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대표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한번 경쟁력을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드디어 우리도 따라잡았다”며 “2030년대 항공 분야 세계 7대 도약을 목표로 전투기 엔진 등 핵심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전기·수소항공기,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에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강한 군대, 책임 국방 구현을 위해 국방개혁2.0 뭘 담았나
국방부는 2018년 “평화롭고 강한 대한민국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군대, 책임 국방 구현”을 위해 국방개혁2.0을 수립했다. 전환기적 안보 상황과 인구 절벽, 4차 산업혁명, 높아진 국민 의식 등 사회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방개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방개혁의 3대 목표는 전방위 안보 위협 대응·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정예화·선진화된 국가에 걸맞은 군대 육성 등이다. 이를 위해 하드파워인 군 구조와 방위사업을 4차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정예화된 부대와 전력 구조로 개편하고 소프트파워인 국방 운영과 병영 문화 부문은 국민과 소통하는 개방형 국방 운영, 민·군 융합의 효율적 국방 인력 운영, 사회 발전에 부합하는 인권·복지 구현 등을 중점 추진한다.
2021년 4월 15일 열린 국방개혁2.0 추진점검회의에 따르면 군 구조 개혁과 관련해 육군은 출생률 저하에 따라 본격적으로 가용 병역자원이 급격히 감소하는 시점(2020∼2022년)을 고려해 전투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대 구조를 정예화하고 있다.
해군과 공군은 정원 범위 안에서 부대 개편을 추진 중이다. 해군은 수상·수중·항공 입체 전력의 효율적인 작전이 가능하도록 해상초계기대대, 해상작전헬기대대 창설을 준비 중이고 해병대 역시 항공단 등 부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군은 효율적인 방공 작전과 조기 경보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천궁포대, 탄도탄감시대대 등 부대 창설을 추진한다.
국방 운영 분야에서는 작전·전투 중심의 국방 인력 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숙련 간부를 증원하고 비전투 분야에 민간 인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간부 1605명과 민간 인력 6357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병영 문화와 관련해서는 영창제도를 군기 교육제도로 대체하고 장병들의 봉급 인상을 추진해 2020년 대비 12.5% 인상했다. 2021년 월급은 병장 기준 60만 8500원이다. 국방부는 2019년에 평일 일과 후 외출, 2020년에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시행해 자율과 책임의 병영문화 개선에 기여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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