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지역 전체 초·중·고등학교가 전면 등교를 시작한 6월 7일 전남 여수시 여수웅천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연합
정부 대책 종합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완료자들은 ‘여행안전권역’ 합의를 맺은 싱가포르 등 국가를 대상으로 단체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방접종 완료자(1차만 접종한 경우는 제외)만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접종 계획이 없는 고등학교 3학년 미만 아동·청소년들은 단체 여행에 참여할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6월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한 ‘여행안전권역 추진방안’에서 “국내 예방접종률 제고와 연계해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 제한적인 교류 회복 방안으로 방역 신뢰 국가와 단체 여행에 대해 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행안전권역은 방역 관리에 대한 상호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에 격리를 면제해 일반 여행 목적의 국가 간 이동을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로 해외 이동 제한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국민 불편과 항공·관광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제항공 및 관광시장 회복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긴급한 공무상 이유나 중요 경제활동 목적의 방문만 제한적으로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는 방역 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한해서 이르면 7월부터 단체 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며 “접종을 마치고 출입국 시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별도의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은 많은 국민이 기대하는 일상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괌·사이판 등 방역 신뢰 국가 대상
문체부와 국토부는 우선 방역 신뢰 국가와 협의를 거쳐 여행안전권역을 합의한 후 방역 상황을 고려해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방역당국과 최종 협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에선 여행안전권역 시행 시기를 7월로 예상하고 있다.
철저한 방역 관리를 위해 여행안전권역 시행 초기에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 대상 단체 여행만 허용하고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운항 편수는 주 1∼2회 정도로 제한하고 방역 상황이 안정될 경우 방역 당국 협의를 거쳐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용이 가능한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상대국의 특정 공항으로 제한하고 향후 양국 간 협의에 따라 다른 공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행객은 우리나라 및 상대국 국적사의 직항 항공편을 이용하게 된다. 일단 인천국제공항과 상대 국가의 특정 공항부터 적용해 앞으로 다른 공항까지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에선 싱가포르·대만·태국·괌·사이판 등 주변 국가들과 여행안전권역 추진 의사를 타진해왔다. 이에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에서 여행안전권역 추진을 희망해 이들 국가와 합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실무 협의가 진행된 국가는 싱가포르 정도다. 김홍락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언급된 이들 국가 간에도 적극성에 차이가 있고 대만은 현재 유행 상황이 좋지 않아 논의를 활발하게 할 수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행안전권역으로 여행하기 위해선 출국 전에 우리나라 또는 상대국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받아 입국 때 제출해야 한다. 출발 3일 이내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도 제시해야 한다. 입국하면 다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해 음성 결과가 나온 뒤에야 격리 면제와 단체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방역지침 준수 상황을 관리하고 증상 여부를 확인할 방역전담관리사도 둬야 한다. 상대국으로 출발하기 전 적어도 14일 동안 두 나라 이외에 방문한 국가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여행안전권역 관련 방역 관리 및 안정적 운영을 위해 ‘안심 방한관광상품’으로 승인받은 상품에만 모객 및 운영 권한을 부여한다. 승인 신청은 관광진흥법상 관광사업(일반여행업) 등록 여행사, 신청 공고일 이전 2년간 행정 처분 이력이 없는 여행사면 가능하며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여행사만 승인할 방침이다.
승인 신청 시에는 방역전담관리사 지정 등을 포함한 방역 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방역전담관리사는 관광객의 방역지침 교육과 준수 여부, 체온 측정 및 증상 발생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보고해야 한다. 여행사의 방역수칙 미준수 등이 적발될 경우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여행안전권역 추진은 민관이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도출해낼 수 있었던 결과”라며 “향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여행안전권역으로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항공·관광산업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접종 목표 1400만 명으로 상향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 예약이 목표치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접종 목표치를 1400만 명으로 공식 상향 조정했다.
질병관리청은 6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상반기 접종 목표 1300만 명, 전 국민 25% 이상 접종을 조기에 달성할 계획이며 한미 정상회담 결과 확보한 얀센 백신을 포함할 경우 최대 1400만 명 접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월 3일 제2차 회의에서 상반기 접종 목표를 1200만 명에서 1300만 명으로 상향한 데 이어 다시 목표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6월 말까지 1차 접종 목표 1300만 명을 달성하고 방미 성과인 101만 명분의 얀센 접종까지 더하면 상반기 1400만 명 이상 접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3분기에는 50대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국민 70%인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부터 임상 3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선구매하는 등 국내 백신 개발에 대한 지원의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상반기 접종과 관련해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책도 보고됐다. 질병청과 국방부, 해군본부는 도서 지역 거주자를 위해 해군 함정으로 6월 14~30일 순회 접종을 하기로 했다. 6월 3~4일 수요 조사에서 27개 도서에서 1000명 이내의 사람들이 접종 희망 의사를 밝혔다. 이들에겐 1회 접종으로 완료되는 얀센 백신을 활용한다.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 낮아지는 추세”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6월 8일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은 접종 초기에 비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 나선 이 단장은 “화이자 백신은 1차보다 2차 접종 후에 신고율이 높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차보다 2차 접종 후 신고율이 낮았으며 두 백신 모두 연령이 낮을수록 2차 접종 후 신고율이 높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두 차례 코로나19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에서 예방접종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받은 170건에 대해 피해보상을 결정했다”면서 “6월부터 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월 2회 열어 인과성이 인정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더 신속하게 보상해드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단장은 “전체 예방접종 대비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율은 0.35%로 신고 사례 중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94.8%는 근육통, 두통과 같은 일반적인 이상반응 사례이고 나머지 5.2%는 사망 또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고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좀 높았고 75세 이상 연령대가 가장 낮았으며 백신 종류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0.46%였고 화이자 백신은 0.2%였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자의 경우 총 208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가 72명, 화이자 백신이 136명이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많은 것은 접종대상자가 75세 이상과 노인시설 입소자 같이 고령층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박순빈 기자